주간동아 1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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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회’ 주도 인물들, 노소영 이혼소송 관여 논란

악성댓글로 여론조작해 유죄 확정된 인사가 미래회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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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5-02-28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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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SK 제공,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SK 제공,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이 여전히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노 관장이 이끄는 봉사단체 ‘미래회’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노 관장이 지난해 5월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재산분할 1조3803억 원이라는 초유의 판결을 이끌어낸 배경에 미래회와 관련된 인물들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미래회는 1990년대 후반 서울 한 미술관에서 미술 공부를 함께하다가 만난 노소영 관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의 부인 안영주 씨가 주축이 돼 기업인의 아내, 딸, 며느리 등 재계 여성들의 봉사활동 모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01년 비영리단체로 출범했고 2015년 사단법인으로 재탄생해 소외 아동을 돕는 데서 더 나아가 미래 세대에게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그것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게 할 것임을 표방했다. 하지만 2005년 회장직을 역임한 노 관장이 이사장을 맡으면서 사조직 성격을 갖게 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재계에서 나왔다.

    재계 여성들 봉사활동 모임으로 시작

    이런 의혹의 근거로 먼저 거론되는 인물이 노 관장의 이혼소송을 맡고 있는 이상원 변호사다. 이 변호사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고종사촌 처남인 박철언 한반도복지통일재단 이사장의 사위다. 박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대통령 정책보좌관, 정무1장관, 체육부 장관 등을 거치며 ‘6공 황태자’로 불린 인물이다. 박 이사장의 딸이자 이 변호사의 아내인 박지영 씨는 현재 미래회 대표이사로 법인 등기에 올라 있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5월 항소심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약 300억 원이 SK그룹으로 흘러들어간 증거를 제시해 재산분할 1조3803억 원, 위자료 20억 원이라는 사실상의 승소 판결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논란을 낳았다. 이유는 이 변호사가 2023년 10월 손해배상소송 관련 변론 준비기일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 회장이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에게 쓴 돈이 10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한 것이 사실과 배치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도 지원 금액이 219억 원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 변호사가 과거 최태원 회장과 김희영 이사장에 대한 악성댓글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김흥남 전 미래회 회장을 변호한 사실도 사조직 논란이 나오는 이유가 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노 관장이 최 회장과 이혼소송을 할 당시 최 회장과 김희영 이사장에 대한 악성댓글을 지속적으로 달았다. 이에 김 전 회장은 악성댓글을 다는 등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에 대한 심리를 속행하기로 판단했는데, 그즈음 미래회 회원들이 서울 중구 장충동 SK텔레콤(SKT) 연구소에서 만찬 회동을 가진 것도 미래회가 단순 모임이 아니라는 의혹을 더하고 있다. 이날 모임에는 노 관장을 비롯해 김흥남 전 회장과 박지영 대표이사 등 미래회 주요 인물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회 측은 이에 대해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반 인공지능(AGI) 관련 강의가 마련됐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재계 관계자는 “미래회 이사장의 이혼소송이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단순히 강의를 듣는 자리만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2016년 5월 미래회 바자회에서 포착된 노소영 관장. [동아DB]

    2016년 5월 미래회 바자회에서 포착된 노소영 관장. [동아DB]

    아트센터 나비 직원, 미래회 인건비 수령 논란도

    아트센터 나비 직원이던 K 씨가 미래회로부터 2016~2017년 ‘인건비’를, 2018년에는 ‘그룹홈 주거비’를 받은 것도 미래회가 노 관장의 개인 조직이라는 의혹을 더하고 있다. 실제 미래회 홈페이지에 공시된 기부금 사용 내역을 보면 2016년과 2017년에는 인건비로 K 씨 외 4명과 2명에게 각각 3011만4198원, 4939만3425원, 2018년에는 그룹홈 주거 지원 명목으로 K 씨 외 14명에게 1억3420만 원이 지급된 사실이 확인된다.

    미래회 법인 등기에 따르면 노소영, 김흥남, 박지영 씨 등 15명이 이사에 이름을 올렸다가 2018년 4월 6일 일제히 퇴임했다. 이후 노 관장은 지난해 3월 5일 이사로 재등기했다. 같은 날 미래회도 대표이사에 박지영 씨를 올렸다.

    이한경 기자

    이한경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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