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 해외건설팀 소속 이경준 변호사(가운데)와, 박기정 영국변호사(왼쪽), 김효원 고문. [지호영 기자]
‘주간동아’는 10월 18일 율촌 해외건설팀 전문가들을 만나 최근 해외건설 시장의 법률 리스크와 이에 대한 대응책을 물었다. 해외건설팀장인 이경준 변호사는 ‘해외건설전문가 포럼’ 회원으로 건설산업에 대한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건설사의 베트남 고급 주상복합 단지,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건설 등 해외 대규모 사업에 자문한 바 있다. 박기정 영국변호사는 런던의 국제 건설 분쟁 전문 로펌에서 근무하다 2017년 율촌에 합류했다. 국내 대형 건설사의 베트남 지사장을 지낸 경험도 있어 현장과 법률에 두루 능통한 전문가로 평가된다. 김효원 고문은 30년간 해외건설협회 지역정보실장, 정보기획본부장, 전무이사 등을 지내며 건설 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 및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다. 외교통상부(현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및 한국수출입은행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유가 상승으로 산유국 건설 발주 늘어날 가능성”
이경준 변호사. 박기정 영국변호사. 김효원 고문(왼쪽부터). [지호영 기자]
이경준 변호사(이하 이): “그간 코로나19 사태로 상당 기간 공사에 지장이 있었으나 최근 문제가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다만 최근 국내 건설현장에 큰 타격을 입힌 글로벌 공급망 교란은 해외건설 사업에도 큰 변수로 작용한다. 수주산업인 건설업의 특성상 발주자로부터 받을 돈의 규모가 미리 정해지고, 건설사는 그 범위에서 사업을 영위해야 한다. 최근 원자재 값이 오르면서 실행률(건설업체의 계약금액 대비 투입 원가 비율)도 덩달아 높아져 기업의 시름이 깊다.”
김효원 고문(이하 김): “최근 유가가 상승했다. 경제 전반엔 마이너스 요인이지만 해외 산유국의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건설업엔 호재일 수 있다. 국내 주택경기가 나빠지면서 해외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기업도 적잖다. 아마 이르면 내년부터 발주 규모 증대가 가시화되지 않을까 싶은데, 로펌의 법률 지원도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설업체가 유의해야 할 법률 리스크는 무엇인가.
이: “해외건설에선 발주자가 대부분 해당 국가의 공기업이거나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관이다. 그 탓에 한국 기업이 요구사항을 계약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수주를 위해 일정 정도 리스크를 안고 가기 십상인 구조다. 대형 건설사엔 자체 인력이 있지만 다양한 국제분쟁에 대응한 경험은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전문성 있는 로펌을 통한 법률 지원이 필수적이다.”
김: “국내 건설업체는 수주 후 금액 관련 문제는 면밀히 검토하는 반면, 계약 조건에 대해선 리스크 관리가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공사를 수행하다 문제가 생기면 그제야 계약 조건을 다시 살피고 대응에 고심하는 식이다. 최근 한국 기업이 수주하는 해외건설 사업은 예전처럼 발주자 측 설계에 따라 시공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전체 기획부터 금융 조달까지 검토할 점이 많다. 따라서 기업은 사후적인 법률 지원뿐 아니라, 계약 초기 단계부터 리스크 관리에 대해 로펌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해외건설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체적 리스크에 대해 묻자 율촌 해외건설팀 측은 “공사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면서 토목 사업을 일례로 들었다. 토목 사업엔 대개 지하 구조물 건설이 많다. 공사를 수행할 때 지장물(支障物)을 확인해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가령 지하 하수관로를 뚫는 공사를 한다면 그 과정에서 방해가 되는 시설물이 있는지 없는지, 현장 지반이 바위인지 흙인지에 따라서도 공사 난이도와 위험성이 제각각이다. 이에 대해 김 고문은 “발주자는 입찰 시 계약자 측에 보링 데이터(boring data: 지하 구조물 정보)를 제공하는데, 대개 입찰도서(tender documents: 발주자 요구를 담은 문서)에 ‘보링 데이터를 참조해 공사비를 산정하고 현장을 실제 확인한 걸로 간주한다’는 조항이 있다”면서 “건설업체로선 입찰을 준비하는 1~2개월 시간으론 지하 지장물을 꼼꼼히 확인하기 어렵기에 상당한 리스크가 뒤따른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해외건설 사업에서 리스크 관리가 까다로운 이유는 또 있다. 관련 법률 시스템이 영국법을 기준으로 삼은 데다, 나라마나 규제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박기정 영국변호사(이하 박)의 설명이다.
“세계 건설 시장에서 법률서비스, 컨설팅 분야 강자는 영국 업체다. 근대적 건설 기술과 관련 법제를 체계화한 나라가 영국이기 때문이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대다수 국가의 건설업체가 법적 리스크가 발생하면 영국 로펌을 찾는 이유다.”
외국 로펌과 협업은 언어·문화적 장벽 탓에 쉽지 않을 듯한데.
박: “그렇다. 기존엔 한국 건설사들도 국제 분쟁에 대응할 때 무조건 영국 로펌을 선정했다. 최근 들어 이런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 건설 사건에선 명확한 사실 규명이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사실’을 파악하려면 건설업계와 현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수다. 아무래도 영국 로펌은 국내 기업과 원활한 소통이 어렵지 않겠나.”
이: “그런 점에서 영국과 한국의 로펌을 함께 선임해 분쟁에 대응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다. 외부 법률 전문가 선임을 단순히 비용으로 인식하고 주저해선 안 된다. 한국 건설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시공 능력 같은 기본기는 물론, 국제 분쟁 대비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협상 및 중재에 대비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한데, 여기에 율촌이 확실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계약 준비 단계부터 로펌과 함께 리스크 확인해야”
율촌은 해외건설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법익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최근 해외 한 원자력발전소 건설 입찰에 대비해 꾸려진 국내 업계 ‘코리아팀’의 일원을 위한 법률 자문을 맡았다. 율촌의 법률 자문 및 지원은 해외건설에 관련된 모든 분야와 단계에 걸쳐 있다. 우선 계약서 검토부터 공사 수행, 분쟁이 생길 경우 중재에 대한 자문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지향한다. 박 변호사는 “과거 주로 중동에 국한됐던 한국 건설업체의 해외 진출이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는 물론, 유럽과 북미 등 선진국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라면서 “그만큼 진출해보지 않은 시장에 대한 꼼꼼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전세계에 걸친 율촌의 글로벌 로펌 네트워크가 국내 기업에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율촌 해외건설팀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이: “법률가라면 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건설 현장의 문법을 이해하려면 오랜 시간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나를 비롯한 율촌 해외건설팀 구성원들은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건설업계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최고 전문성을 키웠다. 현장 건설 엔지니어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이들은 건설 기술에는 누구보다 밝지만 계약 자체나 법적 분쟁에 대해선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법적 분쟁에서 억울한 상황에 처한 국내 건설사나 엔지니어를 대신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찾아 재판부에 전달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다. 나는 이런 작업을 일종의 통역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 율촌 해외건설팀은 건설산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 어느 로펌보다 뛰어난 통역 능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박: “율촌 최고 전문가들은 최상의 법률서비스를 경쟁력 있는 비용에 제공한다. 특히 해외건설팀 소속 변호사와 전문가는 사업 입찰과 계약은 물론, 수행 현장의 문제를 빠르게 파악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 가령 계약서 검토만 해도 건설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변호사는 어떤 포인트에서 분쟁 가능성이 높은지 파악하기조차 어렵다. 반면 우리 팀은 다른 로펌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리스크 확인, 클라이언트와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제시를 할 수 있다. 법률서비스 속도가 빠르니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크고, 또한 그 과정에서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김: “건설업에 남다른 애정이 있다 말하고 싶다. 우리 팀은 사건 수임 전부터 해외건설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직면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점검한다. 기업이 자문을 구하기 전 이런 리스크를 알리고 적절한 솔루션을 제시하기도 한다. 업(業)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율촌 해외건설팀의 최대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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