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의 털 모양은 사람의 헤어스타일과 비슷하다. 복슬복슬한 털을 어떻게 자르고 다듬느냐에 따라 반려견의 인상과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이 때문에 자신의 강아지를 더 예쁘게 꾸며주려는 반려인 사이에선 반려견 미용법이 언제나 화제다. 인스타그램에 ‘애견미용’ ‘강아지미용’을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이 228만 건, 77만 건씩 쏟아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수많은 미용법 중 소위 ‘요즘 스타일’로 불리는 반려견 미용 트렌드를 정리해봤다.
테디베어컷
테디베어컷. [GROOMER_BOY 인스타그램]
트렌디한 미용법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스타일이다. 이름 그대로 반려견 얼굴이 곰돌이처럼 보이도록 입 주변에 둥그렇게 털을 남겨놓는 것이 특징이다. 털에 의한 착시 효과로 주둥이가 짧아 보여 전체적으로 납작하면서 귀여운 느낌을 준다. 털이 풍성한 견종에게 어울리는 미용법으로, 비숑프리제(비숑)가 주로 하는 스타일이었지만 최근에는 푸들, 포메라니안 등 모질이 비슷한 강아지도 많이 시도한다.
하이바컷(Feat. 귀툭튀컷)
하이바컷(왼쪽). 귀툭튀컷. [MIRACLE_DOG_ 인스타그램 캡처, GROOMER_EUNZZANG 인스타그램 캡처]
반려견 얼굴 전체가 하나의 헬멧처럼 보이게 하는 미용법이다. ‘폭탄 머리’의 강아지 버전으로 이해하면 쉽다. 다만 털이 반려견의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면 안 되기에 눈과 입 주변은 다른 곳보다 살짝 더 다듬는다. 이 스타일 또한 털이 처지거나 가라앉지 않는 모질의 견종에게 적합하다. 하이바컷의 변형으로는 귀툭튀컷이 있는데, 동그란 헬멧에서 양쪽 귀만 도드라지도록 모양을 잡은 것이다.
베들컷
베들컷. [GA_GROOMER 인스타그램 캡처]
반려견 생김새가 베들링턴테리어와 유사해 보이도록 미용하는 방법이다. 베들링턴테리어는 눈과 눈 사이가 멀어 주둥이에서 머리로 이어지는 부분에도 털을 남겨놓는다. 이 스타일을 다른 견종에 적용한 것이 바로 베들컷이다. 베들컷을 할 때는 얼굴에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르는 털을 강조하기 위해 귀는 아래쪽만 털을 남겨 축 늘어지게 한다.
기저귀컷(a.k.a 엉뽕컷)
아기의 기저귀 찬 모습을 연상케 하는 스타일이다. 가슴, 허리 등 몸통 쪽 털은 짧게 밀되 엉덩이 부근에는 털을 남겨 뒤에서 보면 반려견이 봉긋한 엉덩이를 씰룩거리면서 걷는 듯 한 인상을 준다. 실용적인 이유로 이 미용법을 택하는 반려인도 많다. 가을, 겨울철에는 반려견의 보온에 특히 신경 써야 하는데, 옷이 미처 덮지 못하는 엉덩이 쪽 체온을 남아 있는 털로 따뜻하게 유지한다.
스포팅컷
스포팅컷. [GYEON_BAL_SO 인스타그램 캡처]
다리에만 볼륨감을 주는 미용법이다. 털이 엉키거나 이물질이 묻기 쉬운 몸통은 상대적으로 짧게 자르고 다리털은 둥글게 다듬어 실용성과 심미성을 모두 잡는다. 스포팅컷은 반려견의 체형을 보정하기에도 좋은 스타일이다. 오랜 기간 깁스를 해 한쪽 다리가 왜소해진 강아지라면 이 미용법을 통해 양쪽 다리 균형감을 맞출 수 있다.
김수경 오드리펫 원장
반려견 미용 시 주의해야 할 점
기사에서 소개한 5가지 미용법은 모두 세밀하게 털 모양을 잡아야 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미용사뿐 아니라 미용 내내 꼼짝없이 서 있어야 하는 반려견도 체력과 에너지가 크게 소모된다. 특히 건강에 문제가 있는 반려견이라면 미용 과정에 더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애견연맹(KKF) 애견미용 사범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김수경 오드리펫 원장에게 반려견 미용 시 주의해야 할 점을 물었다.
1 다리(관절)가 안 좋은 강아지는 가슴 밑에 몸을 받치는 보조기를 대주세요.
2 허리가 아픈 강아지는 미용이 깔끔하게 되지 않더라도 완전히 눕혀서 미용을 진행하는 게 좋아요.
3 기관지가 안 좋다면 얼굴 미용을 할 때 목이나 턱 밑보다 뒷덜미를 잡는 게 나아요.
4 눈에 문제가 있는 경우 드라이는 찬바람으로 하고, 눈 부근 털은 자극이 되지 않게 일부러라도 남기는 게 좋아요.
5 심장이 약한 강아지는 목욕 시 샤워기보다 욕조를 써야 해요. 위급 상황에 대비해 동물병원 안에 있는 미용실을 추천해요.
6 피부가 안 좋은 강아지는 털을 바짝 말리고, 빗질을 할 때는 빗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