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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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예방 출발점은 일터… 산업현장 발암물질 노출 최소화해야

[이윤현의 보건과 건강]

  • 이윤현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대한검역학회 회장)

    입력2026-05-19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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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 발병 위험을 낮추려면 작업 환경에서 유해물질에 장기적·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GETTYIMAGES

    암 발병 위험을 낮추려면 작업 환경에서 유해물질에 장기적·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GETTYIMAGES

    암 발병 원인은 생활습관, 유전, 환경 등 복합적이다. 그중 산업현장에서의 발암물질 노출은 과소평가돼왔다. 2021년 한국안전보건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업종별 발암위험도 평가결과’는 특정 업종에서 일하는 것이 특정 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타이어 제조업에 종사하는 남성 노동자는 위암 발생률이 약 1.4배 높았다. 석유화학산업 여성 노동자는 폐암(3.3배)과 백혈병(5배) 발병 위험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반도체 제조업 분야 여성도 백혈병 위험 증가가 관찰됐다. 이 조사 결과가 단정적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리가 필요한 고위험군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종별 암 위험지도가 필요한 이유 

    업종별로 보면 식품가공업에서는 췌장암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금속가공업은 구강암, 석유정제업과 도자기·시멘트업은 폐암과의 연관성이 제시됐다. 또 고무제품 제조업과 백혈병, 펄프·제지업과 위식도암, 농업과 위식도암 등 다양한 업종과 질환의 연결고리가 확인됐다. 이는 암 예방 정책이 업종별로 다르게 설계돼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근거 자료다.

    특히 주목할 점은 유해물질 노출이다. 납 같은 중금속의 경우 누적 노출 수준이 높을수록 전체 암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는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노출을 관리해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 다시 말해 작업환경은 안전 기준 충족 여부가 아니라, 누적 노출 최소화 관점에서 관리돼야 한다.

    그렇다면 정책 방향은 어떻게 돼야 할까. 첫째, 업종별 위험발암군을 기반으로 한 정밀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동일 업종이라도 공정과 직무에 따라 노출 수준이 다른 만큼 세분화된 관리가 필수다. 둘째, 빅데이터 기반 직업코호트를 활용해 고위험 업종을 상시 모니터링해야 한다. 셋째, 고위험 신호가 확인된 업종에는 선제적 개입이 필요하다. 환기 개선, 보호구 강화, 공정 변경 등이 뒤따라야 한다.

    물론 산업 활동을 위축되게 해서는 안 된다. 동시에 발암 위험을 개인 책임으로 돌리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산업현장은 관리 가능한 위험이 존재하는 공간이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개입을 통해 충분히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암 예방의 출발점은 일터다. 이제는 무엇을 먹느냐 만큼 어떤 환경에서 일하느냐를 관리해야 할 때다. 업종별 위험지도를 읽는 것이 국가의 암 부담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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