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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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나라 외계인 인간 닮았네?

‘우주의 동료들’ 저술 두 과학자 추론 … 두 눈·한 쌍 이상 팔다리·잿빛 피부 지녀

  • 허두영/ 과학칼럼니스트 huhh20@naver.com

    입력2003-12-04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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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나라 외계인 인간 닮았네?
    외계인은 과연 존재할까. 존재한다면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각종 영화나 TV물에 등장하는 외계인의 모습은 인간을 닮거나, 아니면 여러 동물의 형태를 뒤섞은 괴물의 모습이었다. 정답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마음껏 상상해서 그려왔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추정한 것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근거를 대기 어렵다. 예를 들면 영화 ‘ET’에서 ET는 푸른빛을 방출하는 구릿빛 피부를 가진 대머리 난쟁이로 묘사됐다. 하지만 시나리오 작가는 어째서 ET를 대머리 난쟁이로 묘사했는지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연구소)의 세스 쇼스탁 박사와 샤봇 우주센터(Chabot Space Centre)의 알렉스 바넷 소장은 최근 공동 저술한 ‘우주의 동료들’(Cosmic Company)이라는 책에서 외계인의 모습을 그럴듯하게 추론해냈다.

    만화 주인공처럼 생긴 ‘외계인 조’

    별나라 외계인 인간 닮았네?

    만화 주인공처럼 생긴 '외계인 조(Jo Alien)'의 모습. 신체구조가 인간과 흡사한 것이 특징이다.

    이 책은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근거, 외계인을 찾는 방법, 외계인의 모습, 외계 생명체의 의미 등에 대한 저자들의 주장을 담고 있다. 이들은 “외계인이 ET같이 친근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지구를 방문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우주 저편에서 계속 전파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두 저자는 외계인의 모습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영국국립우주센터와 공동으로 외계인의 모습을 추정해냈다. 여기에는 생물학 물리학 생체공학 등 각종 첨단 학문이 총동원됐다. 그 결과 만들어진 ‘외계인 조’(Jo Alien)는 만화 주인공처럼 생겼는데, 잿빛이 도는 매끈한 피부를 가졌다.

    ‘외계인 조’의 몸집은 고양이보다는 크고 코끼리보다는 작다. 이 같은 추정의 근거는 지적인 능력을 갖추려면 적어도 고양이보다는 큰 뇌를 가져야 하며, 몸을 스스로 지탱하고 움직일 수 있으려면 코끼리보다는 작아야 한다는 논리다.

    외계인 조는 두 개의 눈을 갖고 있다. 지구와 태양의 관계에서 보듯, 생물이 살 수 있는 행성은 엄청난 에너지원을 가진 항성을 필요로 한다. 그 행성에 사는 동물은 항성이 쏟아내는 빛 속에서 생활하기 위해 눈을 갖게 되는데 눈이 둘인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

    눈이 두 개인 것이 한 개일 때보다 먹이를 먹거나 잡는 데 훨씬 유리하다. 그렇다고 단순히 눈이 여러 개라서 좋은 것도 아니다. 시각정보를 처리하려면 두뇌의 용량이 대폭 늘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두뇌가 커지면 머리 역시 커져야 하고 큰 머리를 지탱하려면 목이 굵어져야 한다. 목이 굵어지면 거대한 몸통이 필수적이다. 이 같은 거대한 생물은 적자생존의 법칙이 지배하는 자연계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즉 자연계에는 눈이 두 개인 형태가 가장 적합한 것이다.

    별나라 외계인 인간 닮았네?

    외계인을 상징해온 영화 'ET'의 주인공. 확률적인 관점에서 외계생물체와 지구인이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게 정설이다.

    외계인 조는 팔과 다리를 한 쌍 이상 갖고 있다. 지구인과 만나려면 적어도 우주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하고, 이리저리 옮겨다닐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 전파망원경을 만들어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려면, 적어도 두 팔과 두 다리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한다. 팔다리가 더 많으면 어떨까. 이 역시 이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두뇌의 용량이 문제가 된다.

    “2025년까지는 만날 수 있을 것”

    모든 조건을 지구환경에 억지로 꿰 맞춘 듯한 느낌이 들지만, 외계인 조의 모습은 이런 식으로 추정됐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를 확인할 수 있을까. 쇼스탁 박사와 바넷 소장은 외계인과의 접촉은 시간문제로, 2025년까지는 인간과 외계인의 조우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항성 간의 거리는 수만 광년(光年·빛이 1년 동안에 나아가는 거리) 단위로 계산해야 하는 만큼 서로 방문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한 적이 없을지라도 외계인이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하며, 차라리 우리가 그들을 찾아나서는 것이 낫다.”

    외계인과 교신할 수 있는 확률적인 시한인 2025년은 통계로 얻은 것이다. 그들의 계산은 컴퓨터의 능력은 매 18개월마다 배가된다는 무어의 법칙과 은하계에서 우리가 교신할 수 있는 문명의 숫자를 예측해 논란이 되고 있는 드레이크 방정식으로 이루어졌다.

    ‘2025’라는 숫자를 얻기 위해 두 사람은 두 가지 종류의 수치를 통계적으로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먼저 우주공간에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문명이 우주에 어느 정도 존재하는가를 측정하는 것.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지나야 외계인이 존재하여 우리에게 신호를 보낼 가능성 있는 별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 같은 근거로 계산해보면 적어도 2025년까지는 외계 생명체와 접촉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우주의 역사는 대략 150~200억년. 이에 비해 인류의 역사는 4만년 정도. 그렇다면 우주의 역사에서 인간은 그야말로 ‘풋내기’에 불과하다. 이렇게 광활한 시공간에서 인류와 유사한 다른 생명체가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능한 일일 수 있다.

    이미 이들이 주장하는 외계인의 모습을 둘러싼 이견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외계인의 모습을 상상하는 일은 영화제작자들 못지않게 과학자들에게도 흥미진진한 분야로 부각됐음을 말해주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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