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뉴스1]
20대 尹 지지, 40대보다 낮아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가 3월 22일 ‘주간동아’와 통화에서 “여권은 대선 기간 퍼졌던 반(反)민주당 정서의 본질에 대해 고찰해야 한다”면서 지적한 말이다. 이동수 대표의 경고처럼 대선 기간 보수 정당에서 관찰됐던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2030세대가 윤석열 대통령 지지를 철회하면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3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자료 | 한국갤럽]
20대, 특히 이대남(20대 남성)은 당초 윤 대통령 핵심 지지층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보수 정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60대 이상 세대의 지지에 2030세대의 지지를 더하는 데 성공하면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지상파 3사가 실시한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대남(18~29세)의 58.7%가 대선에서 윤 후보를 뽑았다. 60대 이상(남성 67.4%, 여성 66.8%)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 성향이 강했던 20대 여성조차 대선 출구조사에서 33.8% 지지를 보냈다. 여권이 최근 10%대 지지율에 긴장하는 이유다.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는 20대의 마음을 끌 의제 설정에 실패한 것이 꼽힌다. ‘김기현 체제’가 들어선 후에도 이 같은 양상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3월 14일 “종북 간첩단과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반대 여론에 직면했다. 이동수 대표는 “당장 청년세대 앞에 놓인 전세 사기와 노동 양극화 문제 등에 집중해야 했는데 관성적으로 대북 문제를 끌고 왔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고용부)를 중심으로 불거진 ‘근로시간 69시간 논란’ 역시 20대의 지지 철회에 불을 붙였다. 고용부는 3월 8일 노사가 합의할 경우 주6일 최대 69시간까지 탄력적으로 근로할 수 있는 ‘근로시간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한 후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정부가 과로를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실은 3월 16일 “윤 대통령은 연장 근로를 하더라도 주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진화에 나셨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근로시간제 개편 부정 평가↑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는 현행 주52시간제에 대체로 만족했다. 앞선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현행 주52시간 근무제’에 대해 근로시간이 ‘적다’고 응답한 비율은 16%였는데, 18~29세 응답자가 7%로 가장 낮었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적정하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18~29세와 40대에서 63%로 가장 높았다. MZ세대 중심의 노동조합인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는 이에 대해 “공짜 야근을 시키는 기업이 문제지 주52시간 근무제가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국민의힘은 지도부 내 ‘젊은 피’인 장예찬 청년최고위원(35)과 김병민 최고위원(41)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3월 24일 MZ세대 노조와 ‘치맥’ 회동을 가진다. 청년의 목소리를 청취해 근로시간 개편안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이 자리에는 대통령실과 고용부 내 20, 30대 청년 담당자도 동석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2030세대의 지지 이탈을 초래한 가장 큰 사건은 근로시간제도 개편 문제”라며 “정부 여당은 근로 환경이 좀 더 개선되길 바라는 청년층의 멘털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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