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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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빙판 녹인 ‘피겨 커플’

  • 김성규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kimsk@donga.com

    입력2007-10-04 1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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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빙판 녹인 ‘피겨 커플’
    “니하오.”

    기자의 중국어 인사를 두 사람이 반갑게 받는다. 중국의 자오훙보(34·오른쪽)와 선쉐(29) 커플.

    2월 초 중국 창춘에서 열린 동계아시아경기와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자는 이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무던히 애썼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뷰 기회는 의외로 불쑥, 그리고 쉽게 찾아왔다. ‘슈퍼매치 아이스쇼’에 참가하기 위해 9월13일 한국에 온 것. 국내 언론이 온통 김연아(17·군포 수리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인터뷰 섭외는 어렵지 않았다.

    중국인 최초로 피겨스케이팅 정상에 오른 이들의 스토리에는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자오훙보와 선쉐는 어릴 때부터 서로 알고 지냈고, 1992년부터 커플로 호흡을 맞췄다. 세계선수권대회에는 98년부터 출전해 2002년 처음 정상을 밟았고, 2004~05시즌엔 더 이상 라이벌을 찾기 어려웠다. 그때 두 사람이 잇따라 크게 다쳤다. 재기가 힘들어 보였지만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3개월 앞두고 훈련을 시작했고, 동메달을 따냈다. 2006~07시즌은 다시 이들의 시대였다.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2위를 큰 점수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두 사람은 올 5월에 결혼했다. 바빠서 결혼식은 생략하고 혼인신고만 했다고. 올 도쿄 대회가 끝난 뒤 ‘은퇴 의사’를 밝혀 세계 피겨스케이팅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이들은 마음을 바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는 선수 생활을 계속하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김연아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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