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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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14만 원… 1년 만에 7배 오른 ‘진격의 한미반도체’

HBM 필수 장비 TC 본더 납품 순항으로 실적·주가 고공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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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4-04-0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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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고성능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필수 장비인 TC 본더를 독점 생산하는 한미반도체도 대표적인 AI 반도체 수혜 기업이다. TC 본더는 열·압착을 통해 칩과 웨이퍼를 붙이는 반도체 후공정 장비다.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TSV(실리콘관통전극)로 연결하는 HBM 제조에서 TC 본더는 필수로 사용된다. 한미반도체는 TC 본더를 앞세워 엔비디아, SK하이닉스와 함께 일명 AI연합(TSMC-엔비디아-SK하이닉스-한미반도체) 전선을 구축했다.

    새로 개발한 ‘듀얼 TC 본더 타이거’를 설명하고 있는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 [한미반도체 제공]

    새로 개발한 ‘듀얼 TC 본더 타이거’를 설명하고 있는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 [한미반도체 제공]

    한미반도체, AI연합 구축

    AI 훈풍에 HBM 수요가 커지면서 한미반도체 주가도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3월 27일 한미반도체가 미국 마이크론과 HBM 필수 장비인 TC 본더 장비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음 날 한미반도체 주가는 21% 올랐다.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 4월 2일 한미반도체 주가는 1월 2일 대비 142% 급등한 14만5500원을 기록했다(그래프 참조). 1년 전인 지난해 4월 3일 종가 2만700원과 비교하면 602% 오른 가격이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100위권 밖이었던 한미반도체 시가총액은 올해 LG, SK, 삼성SDS 등을 제치고 24위로 올라섰다.

    시장에서는 한미반도체의 독보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목표주가를 20만 원까지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2월 27일 목표주가를 13만 원으로 설정한 뒤 한 달 만인 3월 25일 목표주가를 20만 원으로 상향 제시했다. 새로운 목표주가 20만 원은 4월 2일 종가 14만5500원 대비 37%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B100, B200, GB200의 성능 개선과 제조 방식 변화에 따라 공급 계약이 지속되고 있다”며 “한미반도체의 TC 본더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곽 연구원은 또한 “SK하이닉스가 HBM4에도 어드밴스드 MR-MUF(칩과 칩 사이 공간을 액체 형태 보호제를 주입해 굳히는 공정)를 적용함에 따라 한미반도체 장비를 지속해서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미반도체 주가가 엔비디아 주가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한미반도체 주가는 AI연합 대장인 엔비디아 주가 흐름과 유사한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HBM용 TC 본더 시장에서 독점 유지 여부가 한미반도체 밸류 프리미엄에서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한파 직격탄을 맞으며 매출액 1590억 원, 영업이익 346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4월쯤 증권가에서 제시한 한미반도체 목표주가는 2만 원대였다. 지난해 8월 한미반도체 주가가 5만 원을 넘어서자 거품주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한미반도체의 TC 본더 수주 소식이 이어지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최근 한미반도체의 SK하이닉스 수주 금액만 2000억 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컨센서스는 매출액 4516억 원, 영업이익 1596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184%, 36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사 맞춤형, 듀얼 TC 본더 타이거 출시

    4월 1일 한미반도체는 ‘듀얼 TC 본더 타이거’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은 “듀얼 TC 본더 타이거는 글로벌 반도체 고객 사양에 맞춰 최신 기술이 적용된 모델”이라며 “TSV 공법으로 제작된 반도체 칩을 웨이퍼에 적층하는 본딩 장비”라고 말했다. TC 본더 장비는 메모리 제조사별로 요구 사양이 달라 고객사 맞춤형으로 개발되는데, 이번에 출시한 TC 본더 타이거는 마이크론 맞춤으로 제작된 제품일 가능성이 크다. 기존 ‘그리핀’ ‘드래곤’ TC 본더는 SK하이닉스에 맞춰 개발된 제품들이었다. 한미반도체가 만약 삼성전자와도 HBM 장비 관련 거래를 시작한다면 글로벌 3대 HBM 제조사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다만 두 기업 사이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2012년 한미반도체는 삼성전자 자회사 세크론(현 세메스)이 한미반도체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한미반도체 손을 들어줬다. 이후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 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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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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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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