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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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4차 ‘골육상쟁’… 구본성-구미현 연합에 구지은 퇴출 위기

배당금 줄어든 게 분쟁 원인… 노조 “대주주 오너 사익 도모”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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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4-04-2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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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시작이 반.”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4월 24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글의 일부다. 구 부회장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이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고 “아워홈과 카카오헬스케어의 결합은 헬스케어 시장에 큰 도약과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며 “아직 갈 길은 멀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 썼다. 아워홈은 전날 카카오헬스케어와 인공지능(AI) 기반의 ‘초개인화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 들어간 구 부회장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경영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구 부회장은 고(故) 구자학 아워홈 창업주의 1남 3녀 중 막내로, 현재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씨 연합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아워홈에 따르면 4월 17일 열린 주주정기총회에서 구 부회장과 차녀 구명진 전 캘리스코 대표를 비롯한 10여 명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모두 부결됐다. 반면 구미현 씨와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는 구미현 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과 손잡고 주총에 스스로 올린 안건이다. 구미현 씨는 가정주부로 아워홈 경영에 관여한 바 없으며, 이 전 교수 역시 기업 경영 경험이 전무하다.

    4월 22일 경기 성남 판교 카카오헬스케어 본사에서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왼쪽)과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이사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카카오헬스케어 제공]

    4월 22일 경기 성남 판교 카카오헬스케어 본사에서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왼쪽)과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이사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카카오헬스케어 제공]

    구 부회장 선임안 부결

    아워홈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구미현 씨 19.28%, 구명진 전 대표 19.6%, 구 부회장 20.67%로 오너 일가 지분율이 98%에 달한다(그래프 참조). 하지만 그 누구도 주도권을 갖지 못하는 구조다. 구 부회장과 구명진 전 대표의 지분을 합치면 40.27%로 구 전 부회장과 비슷한 규모다. 캐스팅보드를 쥔 구미현 씨가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배가 결정되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구미현 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과 뜻을 함께하면서 구 부회장은 퇴출 위기에 몰렸다. 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6월까지다. 임기가 종료되면 구미현 씨와 이 전 교수가 사내이사로 오를 예정이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는 경영권 매각을 위해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 기업가치는 2조 원으로 매각이 이뤄질 경우 구미현 씨는 지분가치 4000억 원가량을 받게 된다.

    아워홈은 고 구인회 LG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회장이 2000년 LG유통에서 분리 독립하면서 설립한 범LG가(家) 식자재 유통업체다. 구 부회장은 네 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권 승계를 위해 2004년 입사한 후 경영 수업을 받았다. 그러다 2016년 구 전 부회장이 LG가의 장자 승계 원칙을 주장하며 입사해 경영에 참여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다. 이때 구미현 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 편에 서면서 구 부회장은 경영권에서 밀려나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2차 경영권 분쟁은 2021년 일어났다. 당시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 논란을 일으키자 구미현 씨는 구 부회장 손을 들어줬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2021년 6월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차에서 내린 운전자를 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22년에는 아워홈이 2021년 실적에 대한 결산 배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자 구미현 씨는 다시 구본성 전 부회장 편을 들었다.



    장녀-장남 연합 배당금 줄자 반발

    이번 4차 경영권 분쟁도 줄어든 배당금이 문제였다. 매년 수십억 원 이상 배당금을 받던 구미현 씨는 구 부회장이 2021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경영 정상화 차원에서 배당금을 대폭 줄이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현 씨는 지난 10년간 약 260억 원을 배당받았으며, 구본성 전 부회장은 같은 기간 520억 원 이상을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이던 2020년 아워홈은 영업손실 93억 원을 내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는 각각 299억 원, 149억 원 배당금을 챙겼다.

    아워홈 노동조합은 4월 23일 성명을 내고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를 비판하고 나섰다. “회사 성장을 위해 두 발로 뛰어야 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대주주 오너들이 사익을 도모하고자 지분 매각을 매개로 손잡고 아워홈 경영과 고용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이영열 부부는 이사직 수용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에 대해서는 “4월 17일 주총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은 200억 원이라는 터무니없는 배당을 요구하고 자식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려고 시도했다”며 “형사재판 중인 본인 혐의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는 이유로 감사 자격을 운운하고 사내이사들의 재선임을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업무상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5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과 관련해 공판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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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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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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