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갓 서른’인 동안(童顔)의 이행숙씨가 ‘손아귀에 쥐고 있는’ 기업은 모두 20개. 식음료, 화학, 제약업체 등이 대부분이지만 남성들에게나 어울릴 법한 건설업체도 여럿 있다. 현재 투신사들이 대부분 신용평가 업체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그대로 받아 쓰는 데 비해 이 신용등급을 자체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좀더 고급스런 투자정보를 내놓는 것이 이대리의 임무다.
게다가 이대리가 운용하는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금액만 해도 5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이 금액이 1조원까지 치솟은 적도 있다고.
이렇게 ‘큰손’으로 떠오르다 보니 채권 신용등급 심사를 위해 기업체를 방문할 때면 처음에는 ‘외판원’ 수준으로 낮춰 보던 기업측의 시각도 이제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해 극진한 ‘접대(?)’로 바뀌었다고. “여성 심사역이라고 가볍게 생각했다가 결국 투자자들의 쓴맛을 본 게 원인이 아니겠느냐”는 게 이대리의 분석.
채권심사 부문에서 이미 ‘탄탄대로’를 닦아놓은 이대리는 “앞으로 기업분석 능력을 가진 채권 펀드매니저가 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