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월 1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6’에서 최신 인공지능(AI) 가속기 베라 루빈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전년 대비 매출 79% 상승 가능성
엔비디아 주가는 3월 30일 연중 최저가인 165.17달러로 마감한 뒤 미국-이란 긴장 완화로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5월 14일에는 시가총액이 5조7290억 달러(약 8650조 원)까지 불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39% 오른 235.74달러(약 35만 원)에 마감했는데, 이는 달 전과 비교해 약 20% 상승한 수치다.여기엔 4월 말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아마존 등 빅테크 4사가 실적 발표와 함께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자본적 지출(CAPEX) 확대를 발표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발표되며 더욱 탄력을 받았다.
이번 5월 20일 2027 회계연도 1분기(2~4월)에도 엔비디아는 호실적을 내놓을 것이 확실시된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올해 1분기 매출을 789억 달러(약 119조 원), 주당순이익(EPS)을 1.77달러(약 2670원) 수준으로 전망하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약 79%, EPS는 118.5% 급증한 수치다. 엔비디아 매출과 EPS는 각각 14분기, 13분기 연속 월가 예상치를 상회해왔다.
실적 발표 내용 중에서는 AI 가속기 블랙웰의 출하 확대량에 관심이 쏠린다. 황 CEO는 3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6’에서 2027년까지 블랙웰과 베라 루빈의 주문만으로 최소 1조 달러(약 1509조 원)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실적 발표는 1조 달러 수요 전망이 실제 출하와 매출로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첫 시험대다.
최근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이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엔비디아가 하반기 중 루빈 아키텍처의 양산 가속화 타임라인을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빅테크들의 선제적 주문 모멘텀이 다시 한 번 폭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출 전망치도 향후 주가를 비롯한 AI 데이터센터 투자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2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870억 달러(약 131조2800억 원) 이상으로 제시될 경우 AI 성장세가 지속되리라 보고 있다. 황 CEO가 콘퍼런스 콜에서 중국 관련 이슈를 언급할지도 주요 관심사다. 그는 5월 18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결국 미국산 AI 칩의 수입을 허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美·中 정상회담에서 H200을 비롯한 AI 칩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지만 이번 방중이 중국 AI칩 시장 개방 논의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은 황 CEO가 중국시장 공급 전망에 대해 추가로 언급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목표주가 상향하는 월가

장기적으로 주가가 우상향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고물가 우려로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5월 19일 3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연 5.18%를 기록해 심리적 저항선인 5% 선을 돌파했다.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이와 같은 수준을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처음이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3일 연속 상승해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4.67%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자지수가 각각 인플레이션 재가속을 나타내면서 채권시장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전문가인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엔비디아가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현재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투자 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좌우하고 있다”며 “엔비디아가 2분기 가이던스를 얼마나 공격적으로 제시하느냐가 앞으로 주가 향방에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을 통한 매크로 불안 상쇄 여부와 미국 10년물 금리 급등 진정 여부가 이번 주 남은 기간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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