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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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신자들이 가톨릭 신자보다 더 잘사는 이유

[돈의 심리] 개신교 교리 만든 사도 바울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

  • 최성락 경영학 박사

    입력2026-05-23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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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경제연구소의 크리스토프 바스텐 연구팀은 2013년 스위스 국민투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종교적 성향에 따라 돈 관련 사고방식과 소득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GETTYIMAGES

    스위스 경제연구소의 크리스토프 바스텐 연구팀은 2013년 스위스 국민투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종교적 성향에 따라 돈 관련 사고방식과 소득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GETTYIMAGES

    종교는 사람들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종교는 사람들 부에도 영향을 미칠까. 이 문제와 관련해 유명한 이론으로는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 있다. 20세기 초 베버는 당시 유럽에서 잘사는 나라들은 프로테스탄트(개신교) 국가고, 상대적으로 남유럽 국가들은 주로 가톨릭을 믿는다는 데 주목했다. 그리고 이런 경제적 격차가 발생한 주된 원인이 바로 종교라고 봤다.

    자본주의 발전에 기여한 개신교 교리

    개신교와 가톨릭 모두 신으로부터 구원받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개신교에서는 내가 구원받을지 아닐지가 이미 정해져 있다고 본다. 이를 예정설이라고 한다. 구원받을 대상인지 아닌지를 추측할 수 있는 방법이 직업적 성공이다. 직업에서 소명을 다하고, 경제적으로 성공하면 구원받을 대상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개신교 신자들은 성실하게 살면서 직업적으로 성공하고 더 많은 돈을 벌려고 했다. 물론 돈을 벌었다고 해서 사치를 부리거나 낭비해선 안 되고, 계속해서 성실하게 열심히 일해야 한다. 베버는 개신교 신도의 이런 성향이 자본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개신교 국가들이 다른 종교 국가들보다 잘사는 이유는 성실하게 사는 것을 독려하는 개신교의 가치관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베버는 20세기 초 학자다.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한국이나 일본 같은 유교와 불교 정서가 지배적인 나라도 경제적인 부를 획득하고 있다. 개신교가 거의 발을 못 붙이는 중국도 고속 성장을 한다. 종교에 따라 국민 소득에 차이가 난다는 주장은 더는 틀린 것일까.

    21세기에도 여전히 종교 가치관은 사람들의 경제적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소득 차이로 연결되고 있다. 스위스 경제연구소의 크리스토프 바스텐 연구팀은 2013년 스위스 국민투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종교적 성향에 따라 돈 관련 사고방식과 소득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유럽에서는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을 통해 종교의 자유가 인정됐다. 그러나 국민 각자의 종교적 자유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 왕이 국교를 정하면 국민이 그 종교를 따르는 식이다. 이후 근대사회가 되면서 국민에게도 종교의 자유가 주어졌다. 현재 대다수 유럽 국가에는 종교가 혼재돼 있다. 프랑스는 가톨릭이 우세하지만 개신교도 역시 많고, 독일은 개신교가 우세하지만 가톨릭 신자도 어느 정도 있는 식이다. 



    그런데 스위스는 좀 다르다. 스위스는 여러 칸톤(주)의 연합국이었고, 베스트팔렌 조약을 통해 칸톤 단위로 종교의 자유가 주어졌다. 지금은 개별 국민에게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칸톤 단위로 종교적 통일성이 높다. 대부분 산악 지대라 다른 칸톤과 연결성이 부족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쓴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초판 표지. 위키피디아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쓴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초판 표지. 위키피디아

    스위스 칸톤별 주민 성향 연구

    또 스위스는 직접투표제로 유명하다. 사회적 안건을 국민투표에 부쳐 정책을 결정한다. 10만 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하면 국민투표에 회부된다. 보통 1년에 3~4차례 국민투표가 이뤄지는데, 이를 통해 국민들 성향에 따른 투표 결과 차이를 파악하기도 쉽다. 일반 설문조사보다 훨씬 더 직접적으로 국민들 선호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투표에 회부되는 정책안 중에는 경제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들이 있다. 연구팀은 돈에 대한 주요 정책들을 레저, 재분배, 정부 개입 등 3개로 범주화했다. 레저에 속하는 정책에는 법적 휴가일수, 은퇴 연령, 일주일간 노동시간 등이 있다. 재분배는 증세나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사회보험 등과 관련된 정책이 있다. 정부 개입과 관련해서는 상품 가격 규제, 임대료 시장 규제, 농업 부문 가격 규제 등이 포함된다.

    국민투표는 대부분 레저, 재분배, 정부 개입을 늘리자는 안건이었다. 해당 연구에서는 레저에 관한 8개 투표, 재분배에 관한 24개 투표, 정부 개입에 관한 12개 투표로 범주화했다. 

    국민투표 결과를 분석했을 때 가톨릭과 개신교 집단 간에는 돈에 대한 사고방식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존재했다. 레저 시간을 늘리자는 안건에서는 개신교 칸톤이 39.51% 찬성했지만, 가톨릭 칸톤은 48.24%가 찬성을 나타냈다. 재분배 정책을 늘리자는 안건에 대해서는 개신교 칸톤이 39.19%, 가톨릭 칸톤이 43.05%가 찬성했다. 정부 개입과 관련해서는 개신교 칸톤이 47.09%, 가톨릭 칸톤이 52.64% 찬성표를 던졌다. 개신교 칸톤에는 가톨릭 칸톤에 비해 레저 시간을 늘리고, 부를 재분배하며, 정부의 개입에 찬성하는 주민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사고방식 차이는 실제 소득 차이와 상관관계가 있었다. 해당 연구 기간 스위스 개신교 칸톤의 평균 소득은 인당 4만7253스위스프랑(약 9000만 원)이었고, 가톨릭 칸톤의 평균 소득은 4만3692스위스프랑(약 8400만 원)이었다. 개신교도들의 평균 소득이 가톨릭교도들의 평균 소득보다 8.15% 많았다. 또 소득불평등도를 측정하는 지니계수를 보면 개신교 칸톤의 지니계수는 0.37, 가톨릭 칸톤의 지니계수는 0.3이었다. 지니계수는 클수록 불평등도가 높다. 스위스의 개신교 주는 가톨릭주보다 소득이 높으면서도 불평등도 또한 높았던 것이다.

    2021년 스위스 취리히 뮌스터다리에 국민투표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스위스는 국민투표를 통해 정책을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가 가장 발전한 나라로 꼽힌다. 뉴시스

    2021년 스위스 취리히 뮌스터다리에 국민투표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스위스는 국민투표를 통해 정책을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가 가장 발전한 나라로 꼽힌다. 뉴시스

    정부 개입에 부정적인 개신교도들

    스위스는 인당 국민소득이 항상 세계 10위권에 드는 고소득 국가이자 소득 불평등이 상당히 낮은 국가에 속한다. 그럼에도 스위스 국민 사이에서는 종교에 따라 소득 수준에 차이가 났다. 또 스위스는 국토가 작고 지리적 조건도 유사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통일성이 높다. 그런데도 소득 수준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은 종교적 배경에 따른 사고방식 차이로 이해할 수 있다.

    개신교도들은 자신의 경제적 성공과 구원을 연결 짓는다. 다른 사람이나 교회 조직이 자기를 천국에 데려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신교들은 자기 자신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개신교 교리의 핵심을 만든 사도 바울은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했다. 그러다 보니 개신교도들은 개인의 성실함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재분배 정책이나 정부 개입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부정적이다. 이런 사고방식 차이로 더 많은 경제적 성과를 냈다. 21세기에도 종교가 형성하는 문화가 개인의 행동뿐 아니라, 경제적 성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성락 박사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양미래대에서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1년 투자로 50억 원 자산을 만든 뒤 퇴직해 파이어족으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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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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