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6

2023.11.24

올해 집값, 지난해 하락폭 축소하는 수준에 머물듯

거래량, 매직넘버 60만 건 못 넘겨… 이공계 청년 인재 모여드는 대전 부동산 미래 밝아

  • 조영광 하우스노미스트

    입력2023-11-2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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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시장에서는 거래량, 입주 물량, 인구통계를 잘 살펴봐야 한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뉴스1]

    부동산시장에서는 거래량, 입주 물량, 인구통계를 잘 살펴봐야 한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뉴스1]

    상승, 하락만 외치는 부동산 뉴스 헤드라인은 대중의 시선을 한 방향으로만 쏠리게 한다. 이렇게 시선이 한 방향으로 쏠리면 부를 얻을 기회의 폭은 더욱 넓어진다. 이때 시군구별 차별화된 흐름을 정확히 알려주는 데이터가 있다면 대중의 편향을 레버리지 삼아 미래의 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시장 성적표인 집값 다음으로 많이 다뤄지는 통계가 거래량이다. 거래량 증감에 따라 집값이 출렁일 것이라는 내러티브가 강한 거래량 증감은 주의해서 봐야 한다. 특히 거래량이 극단적으로 적었던 지난해와 비교해서 나오는 전년 동기 대비 통계는 ‘기저효과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 거래량은 계절적 성격을 띠고 있어 흔히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을 따지는데, 전국적인 거래 가뭄으로 거래가 29만 건에 그쳤던 지난해와 비교하는 올해 통계는 웬만해서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1~9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고 흥분할 수 있지만 역대급 가뭄이던 지난해 거래 수준을 감안한다면 그렇게 흥분할 소식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역대 가장 많은 거래량인 93만 건이 터졌던 2020년 수준을 감안한다면 그다음 해인 2021년 거래량이 감소했다고 막연히 절망할 이유도 없다.

    그렇다면 거래량 통계는 어떻게 봐야 미래 집값의 길잡이가 될까. 기저효과의 함정에서 빠져나오려면 증감률 통계가 아닌, 절대적 거래 건수를 확인하면 된다. 즉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거래량을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전국 집값 상승 신호탄이 되는 거래량 매직넘버는 얼마일까. 거래량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6년부터 2022년까지 거래량과 집값의 상관성을 따져본 결과 전국적으로 60만 건 이상 거래가 터진 경우 집값이 연 3% 넘게 상승할 확률이 70%나 됐다. 따라서 연간 거래량이 90만 건에서 70만 건으로 감소했다고 우울해할 필요가 없으며, 연간 거래량이 30만 건에서 50만 건으로 증가했다고 환호할 필요도 없다. 결국 집값 향방은 절대 매직넘버인 60만 건을 넘기느냐 못 넘기느냐에 달렸다. 전국뿐 아니라 시도 단위 역시 거래량의 절대 매직넘버가 있다. 서울은 7만 건, 경기는 15만 건 상회 여부가 그 기준이 된다. 두 지역은 시장 사이클이 새벽을 맞이했던 2013년 거래량이 각각 매직넘버에 도달하며 장기 상승 궤도에 올라탔다. 시군구 단위 역시 한국부동산원이 제공하는 아파트 매매 거래 통계의 역사적 패턴을 통해 매직넘버를 찾을 수 있다.

    7% 이상 거래 돼야 상승 전환

    시군구를 넘어 개별 단지 거래량과 집값의 상관성은 어떻게 따져봐야 할까. 그 힌트는 ‘거래 회전율’에 있다. 10년 넘게 주택시장을 분석해온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아파트 단지 총가구수 대비 7%에 해당하는 거래량이 터졌을 경우 상승 흐름을 예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00가구 단지에서 연간 70건 거래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단지 집값은 상승을 가리키는 것이다.

    9월까지 거래량 추이를 바탕으로 추정한 올해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약 40만 건으로 전년 대비 증가는 하겠지만 매직넘버인 60만 건의 약 70%에 불과한 수준이다. 즉 올해 집값은 지난해의 하락폭을 축소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를 전망할 때 가장 확실한 근거는 미래의 확정된 통계다. 부동산에서 미래의 확정된 통계는 입주 물량이다. 입주 물량은 공급량 통계의 한 종류로, 인허가 물량과 함께 미래 공급 흐름을 알 수 있는 통계로 꼽힌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건축허가를 내주더라도 주택경기가 둔화되거나, 시행사와 시공사의 자금 상황이 악화돼 착공을 미루거나, 심지어 사업이 불발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인허가 물량의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보자면 착공과 분양승인을 바탕으로 공급 세대수가 확정된 입주 물량은 통계 신뢰성이 높다.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 공급량이 증가해 집값이 떨어진다는 내러티브가 강력하게 형성돼 있다.

    그러나 ‘입주 증가, 집값 하락’ 내러티브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전국에서 ‘입주폭탄’ 단골 이슈로 등장하는 인천은 검단신도시에 집중된 입주 물량으로 집값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인천의 준공 후 미분양은 9월 600여 채뿐이다. 이는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의 6%에 불과한 수치다. 건설사 부도와 주택시장 파국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준공 후 미분양이 안정적이었던 것은 검단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기 전 인천의 높은 주택 고령화 수준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부터 인천 재개발·재건축 사업 대부분이 무산되면서 인천은 ‘잃어버린 10년’을 보냈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입주량이 2만 채가 되지 못해 2020년 인천의 20년 초과 아파트 비중은 48%까지 치솟았다. 이는 경기도의 고령 아파트 비중인 35%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비록 검단신도시 입주 집중으로 인천 부동산시장은 ‘급체’를 했지만, 높은 고령화가 입주 충격을 희석해줌으로써 파국을 면했다. 이에 현재 인천 집값은 안정세가 됐다.

    헬리오시티 전세 10억 원까지 상승

    서울 강남 개포지구는 올해만 1만 채가 입주해 전세가를 끌어내렸지만, 역시 높은 주택 고령화가 입주 충격을 희석해줌으로써 입주 초기 10억 원 수준이던 국민평형 전세가가 현재 13억 원까지 상승했다. 시간을 좀 더 돌려 2018년 말 9000여 가구 입주 물량을 터뜨린 ‘헬리오시티’도 입주 초기 6억 원 전세가가 현재 10억 원까지 올랐다. 이 역시 서울의 높은 주택 고령화에 따른 신축 희소성이 입주 시차를 두고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인천과 서울의 입주 사이클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입주 충격을 따져볼 때 단지 양적 수준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주택 고령화 수준’을 따져봄으로써 재고 주택의 질적 토대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택 고령화가 심각한 곳에 입주 물량이 대거 쏟아진다면 입주 초기 발생하는 우량 동호수 급매물을 노리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부동산 통계 중 미신이 가장 팽배한 분야가 바로 인구통계다. 인구는 주택 수요의 기본이기에 인구통계에 대한 미신을 타파한다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숨겨진 기회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심리를 경제학에 적용한 행동경제학에는 ‘기준점 효과’라는 것이 있다. 기준점 효과란 사람 마음속에 ‘강력한 기준’이 심기게 되면 그 기준을 벗어나는 정도에 따라 상황 판단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인구 관련 내러티브는 “인구 감소로 결국 부동산은 망한다”일 테다. 한국은 2006년부터 출산장려정책을 펼치고 있다. 부동산시장에서 인구 감소는 약 20년이나 된 오래된 악재로, 인구 감소라는 ‘방향’은 이미 시장에서 익숙한 기준이다. 여기에 기준점 효과를 적용하자면 앞으로 인구 감소는 당연하니, 지역별 감소폭이 기준점보다 작으냐 크냐에 따라 부동산시장은 각기 다른 미래를 맞이한다는 것이다. 인구 감소폭에 대한 기준점은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로, 언론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베스트셀러 통계 중 하나다. 관심 도시의 미래 부동산 수요가 궁금하다면 최근 발표된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만약 관심 도시의 인구 감소폭이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보다 덜하다면 해당 도시 부동산은 건재할 가능성이 크고, 반대라면 부동산은 더 빠르게 침몰할 것이다.

    정보의 시장 영향력 관점에서 기준점 효과도 중요하지만, 정보의 신선함이 주는 반전 효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제도 비가 왔고, 오늘도 비가 오고 있고, 내일도 비가 올 겁니다”라는 기상예보보다 “일주일 내내 비가 오다가 내일 드디어 해가 뜹니다”라는 기상예보에 사람들은 더 크게 반응하고 오랜만에 나들이 채비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구는 감소할 겁니다. 지난해에도, 올해도, 내년에도, 그리고 그 후로도 쭉…”이라는 지루한 정보는 부동산시장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못한다. 그러나 “인구가 감소하다가 몇 년 전부터 증가세로 반전한 도시가 있습니다. 심지어 지방에”라는 신선한 정보는 시장에 반전 효과를 가져오며 해당 지역 집값 반등에 일등공신이 될 것이다.

    통계에 숨은 정보 확인해야

    최근 인구통계와 관련해 다각적 분석이 이뤄지면서 ‘출생/사망’의 자연 증감보다 ‘전입/전출’의 사회적 증감이 신선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시장 역시 사회적 증감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넘게 청년들이 순유입되는 지방 도시가 있다. 바로 대전이다. 대전은 동일 권역인 충청권을 제외하고도 지난 12년간 1만여 명의 청년인구(15~34세)가 순유입됐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대전의 청년인구 반전은 ‘학군’ 때문으로 대전 KAIST는 포스텍(포항공과대), UNIST(울산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등 지방광역시의 톱 이공과대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이과 선호’ 심화로 대전과학고 등 대전 이공계학군이 인기를 끌면서 부동산 가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미래 주택 수요라 할 수 있는 이공계 청년 인재들이 대전에 꾸준히 모여든다는 통계는 ‘지방 소멸’ 뉴스에 가려져 있어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반전 통계다. 인구이동은 관성이 강력하기에 대전 부동산 미래는 밝다.

    “남들이 보는 뉴스를 보면서 남들과 똑같이 해석한다면 남들이 놓치는 요소들을 똑같이 놓치게 된다.” 세계적 투자전략가 켄 피셔의 조언이다. 부동산 뉴스 역시 ‘거래량, 입주 물량, 인구통계’에 대한 편향된 정보가 차고 넘친다. 대중의 편향을 레버리지할 수 있는 데이터에 대한 식견을 키운다면 부(富)는 어느새 당신 곁에 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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