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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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운동가’ 이케다 창가학회 명예회장, 국내에서도 조문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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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3-11-24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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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창가학회 명예회장이 11월 15일 9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한국SGI는 11월 1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케다 명예회장이 노환으로 도쿄 신주쿠 자택에서 생을 마무리했으며 장례는 가족장으로 거행됐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구로구 한국SGI에 마련된 빈소에는 윤석열 대통령, 김진표 국회의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조화를 보냈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 박정운 한국외대 총장 등이 조문했다. 한국SGI의 추모기간은 26일까지 5일 간이다.

    창가학회(創価学会)는 일본에 뿌리를 둔 신흥 불교 단체로, 192개국에 회원 1200만여 명을 보유하고 있다. 창가학회라는 이름에서 ‘창가’는 ‘가치를 창조한다’는 뜻으로 생명의 가치와 평화의 가치를 일컫는다. 창립자인 마키구치 쓰네사부로 초대회장은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신사 참배를 거부하다 체포된 뒤 옥사했다. 2대 회장인 도다 조세이 역시 군국주의에 저항하다 2년간 투옥 생활을 했다.

    고(故) 이케다 다이사쿠 창가학회 명예회장. [한국SGI 제공]

    고(故) 이케다 다이사쿠 창가학회 명예회장. [한국SGI 제공]

    1928년 도쿄의 해조류 제조업자 집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19세 때인 1947년 창가학회에 입회했다. 32세 때인 1960년 3대 회장에 취임했는데, 이후 창가학회 일본 회원 수가 140만 여 가구에서 800만 가구로 늘어나는 등 교세가 급속히 확장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일본 민중에게 “현재의 행복을 추구해야 구원받을 수 있다”는 평화주의를 설파했다.

    소년 시절 태평양전쟁을 경험하며 강한 반전의식을 가졌던 그는 1961년 현 자민당과 함께 정권을 운영하는 연립 여당 공명당의 전신인 공명정치연맹을 창설하는 등 ‘평화 사회 건설’이라는 이념을 위해 종교뿐 아니라 정치에도 관여했다. 하지만 1979년 정교 분리 여론에 따라 창가학회 명예회장으로 물러났고, 이후 1975년 해외 포교를 위해 설립한 국제창가학회(SGI)를 기반으로 평화운동과 국제교류 활동에 주력했다.



    반전의식 강한 평화주의자

    그는 일본 우익으로부터 종종 공격을 받았다. 일본 군국주의화에 초지일관 반대하고, 한국에 대한 우호 발언을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생전에 “한국은 일본에 문화대은(文化大恩)의 나라”라고 강조하면서 “일본의 조선 침략을 사죄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본 학생들에게 세종대왕, 이순신, 유관순, 안창호 등 한국 위인들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재일한국인의 참정권을 요구하는 등 왕성한 한일 우호 활동을 펼쳤다. 고인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한국에서 국가훈장(화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한국외대와 충북대, 경희대, 홍익대 등 여러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그는 영국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 등 글로벌 지성들과 대담으로도 유명하다. 1970년대 토인비 박사와 대담집 ‘21세기를 여는 대화’를 냈고, 냉전이 극에 달한 1970년대 중반에는 저우언라이 전 중국 총리, 니키타 흐루쇼프 전 소련 서기장과도 대담을 나눴다. 이후에도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서기장,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등 각국 지도자와 ‘평화’를 주제로 대화했으며 출간한 책만 70여 권에 이른다.

    고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X(옛 트위터)에 “국내외에서 평화, 문화, 교육에 힘쓰고 중요한 역할을 다해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며 애도를 표했다.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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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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