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의 지주회사 구실을 하는 동양레저가 2004, 2005년 회원제 골프장 2곳의 건물과 토지를 매각하면서 회원들에게 이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아 기업어음(CP)에 이어 골프장 회원권 또한 ‘불완전판매’를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동양그룹은 골프장을 매각한 돈으로 ㈜동양(옛 동양메이저)과 동양증권(옛 동양종합금융증권) 지분을 집중 매입해 현재현 회장이 동양레저를 통해 동양그룹 지배권을 강화하고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동양레저는 현재 껍데기 회사에 불과하다. 회원제 골프장 2곳의 실제 주인은 동양생명이고, 동양레저는 동양생명으로부터 골프장을 임대해 운영만 하기 때문이다. 10월 17일 개시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결과가 기업청산 쪽으로 방향을 잡거나 골프장의 실질적 소유주인 동양생명이 임대료 미납으로 동양레저와의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경우, 수억 원씩 주고 회원권을 산 법인과 개인(1000개 구좌)의 피해가 우려된다.
골프장 판 돈으로 계열사 지분 매입
동양레저는 2000년 개장한 경기 안성시 파인크리크CC(27홀)를 2004년 1533억 원에 당시 같은 동양그룹 계열사였던 동양생명(현재 보고펀드가 대주주)에 매각하고, 이듬해인 2005년에는 강원 삼척의 파인밸리CC(18홀) 또한 600여억 원에 동양생명에 매각했다. 동양레저는 이렇게 확보한 자금 총 2133억 원 가운데 1167억 원으로 주요 계열사인 동양메이저와 동양종합금융증권, 동양매직의 주식을 집중 매입했다. 이들 세 회사가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어 동양레저가 동양그룹 순환출자구조의 정점에 서게 돼 실질적인 지주회사가 됐다.
동양레저의 외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말 이후 동양레저는 동양종합금융증권 지분을 15%, 동양매직의 11%, 동양메이저의 24%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금 10억 원에 그마저도 자본 잠식 상태(총자산 2000억 원, 총부채 2700억 원)인 골프장 운용회사가 당시 5조 원의 자산가치를 가진 동양그룹 계열사를 지배하게 된 것이다.
이어 현재현 회장은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던 동양레저의 주식을 전량 매입함으로써 동양레저를 통한 오너 1인 지배 구조를 완성했다. 2004년 말까지 동양레저의 주식(20만 주, 발행가 5000원)은 현 회장이 30%, 장남인 현승담 동양네트워크 대표가 20%, 동양캐피털이 35%, 동양메이저가 15%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현 회장은 2005년 말 동양캐피털과 동양메이저의 동양레저 보유 주식 지분 50%(10만 주)를 주당 6020원에 모두 매입했다.
결국 현 회장은 단돈 6억여 원을 들여 당시 5조 원 자산 규모의 동양그룹 전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결국 현 회장이 자신이 가진 동양레저 주식의 31%, 즉 3억1000만 원만 증여하면 동양그룹 전체 지배권이 장남인 현 대표에게 넘어가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현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초석을 닦은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동양레저가 골프장을 판 금액으로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지분을 매입하는 한편, 각 계열사가 발행한 기업어음을 매입했다는 점이다. 외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동양레저는 파인크리크CC 매각이 잠정 결정된 2003년 말 607억 원의 기업어음을 매입한 후 2004년과 2005년 2년간 643억 원의 기업어음을 추가로 매입했다. 자본 잠식 상태에 부채가 3000억 원대에 이르는 회사가 약 2년 6개월 동안 1250억 원에 달하는 기업어음을 매입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태다.
이 기업어음은 동양증권이 투자 위험을 고객에게 고지하지 않고 판매하거나 투자 수익을 부풀려 판매한 것으로, 현재 기업어음의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과 검찰의 조사 및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현재 동양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기업어음과 회사채 ‘불완전판매’ 피해자는 약 4만1000명이고 피해액만 1조 원이 훌쩍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특히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옛 동양시멘트)의 기업어음을 샀던 투자자의 피해가 가장 극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건섭 금감원 부원장은 10월 8일 긴급 브리핑에서 “동양증권의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를 진행하던 중 계열사 간 자금거래와 관련해 대주주에 대한 수사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양생명의 한 관계자는 “골프장 매입과 관련해 금감원의 조사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지적사항이 없었다. 법적 절차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정작 검찰 수사가 빠른 시간 내에 진행돼야 할 사안은 따로 있다. 문제는 동양레저가 골프장 파인크리크CC와 파인밸리CC를 매각하면서 보증금 103억 원에 연 임대료 158억 원을 내고 2025년까지 골프장을 임차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불거졌다. 동양생명은 이들 부동산을 인수하면서 1870억 원에 달하는 회원권에 대한 채무는 인수하지 않았다. 일종의 ‘세일 앤드 리스백(Sale · Lease Back·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으로 거래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이란 기업이 소유하던 자산을 리스 회사에 매각하고 다시 리스 계약을 맺어 이를 사용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들 골프장 부동산거래의 경우 사업권은 동양레저가, 부동산 소유권은 동양생명이 각각 나눠 가지는 형태인데, 일반 부동산거래와 차이점은 부동산 매도자의 채무를 매수자가 인수하지 않은 것. 회원권이 없는 퍼블릭 골프장에선 흔히 있는 일이지만 회원제 골프장에선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보험업법상 골프장 운영이 금지됐기 때문에 우리는 부동산만 산 것이다. 좋은 조건에 임대했기 때문에 주주들에겐 이익”이라고 밝혔다. 실제 동양레저는 골프장을 임대하면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임대료를 제시해 두고두고 화근이 됐다. 이들 골프장을 매각할 당시인 2004년 동양레저의 총매출액은 160억 원으로 골프장 임대료를 내고 나면 다른 비용은 모두 빌려 써야 하는 형편이었다. 이는 동양레저의 2012년 말 총부채가 8030억 원(총자산 4800억 원)에 이르는 한 원인이 됐다.
골프장 매각의 법적 논란은 동양레저가 골프장 코스와 그늘집 등 각종 건물과 토지를 동양생명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회원권을 산 법인 및 개인에게 동의를 구하기는커녕 통보도 하지 않은 점에서 비롯됐다. 현재 골프장 2곳은 법인과 개인회원 1000여 명이 1300개 구좌를 갖고 있으며, 최초 분양가로만 따져도 그 가치가 1870억 원에 달한다. 한때 회원권 가격이 7억1000만 원까지 뛰었던 명문 클럽 파인크리크CC는 법인 회원이 많고, 파인밸리CC는 개인 회원이 많다. 만약 동양레저의 법정관리가 청산 쪽으로 결론이 나면 이들 회원들은 최악의 경우 한 푼도 건지지 못할 위험도 있다.
10억 원 상당의 회원권을 매입한 한 법인회원은 “골프장 회원권은 회원 처지에선 동양레저에 대한 채권을 확보하는 것이고 동양레저는 채무를 지는 것이다. 회원들에겐 골프장 코스와 건물, 토지가 회원권이라는 채권에 대한 담보 구실을 하는데 이를 채권자 동의도 없이 매각한 것은 일종의 사기행위”라고 주장했다. 파인크리크CC의 사업 승인을 담당하는 경기도청 체육시설과 관계자도 “회원권 보상에 관한 민사적 문제는 모르겠지만 형사적으로는 동양레저가 골프장 회원의 권리를 보호했다고 볼 수 없다. 수사의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파인크리크CC 대책위원회 한 관계자는 “회원들도 모르는 사이 회원권 주요 상환 재원이 사라졌다. 회원 동의를 얻지 않고 이뤄진 불완전거래이므로 이해 당사자인 동양레저와 동양생명이 연대해 입회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원들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체육시설법) 제27조에 규정된 ‘체육시설 업자가 경매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의한 환가(換價), 압류재산의 매각에 따라 필수시설을 인수한 경우에는 체육시설업 등록 또는 신고에 따른 권리와 의무를 져야 한다’는 조항을 들어 동양생명 측에 연대책임을 묻고 있다.
회원들 “입회금 반환해라”
하지만 동양생명 측은 “경매와 환가, 압류재산 매각에 따라 핵심 시설을 인수한 것이 아니고 기업 간 계약에 의해 인수한 것이기 때문에 체육시설법과는 관련 없다. 따라서 회원권에 대한 연대책임도 없다. 회원권 보상문제는 법정관리 재판부의 최종 결정에 달린 것이지 우리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다. 익명의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핵심 자산의 소유권이 임의로 처분됐다면 일단 회원 보호를 소홀히 한 형사적 책임을 동양레저와 감독관청에 물을 수 있다. 민사적으로는 법정관리 재판부 판단을 지켜봐야겠지만 회원의 권리 보호라는 입법 취지를 생각하면 일부 구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기도청 체육시설과 관계자는 “동양레저가 결국 청산절차를 밟으면 법인격이 사라지므로 골프장 사업권도 없어진다. 그러면 회원권도 종잇조각이 된다. 골프장 임대료 연체문제로 동양생명이 임대차 계약을 해지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동양생명은 새로운 임대 사업자를 찾아야 하는데 그건 현실적으로나 법적으로 극히 어렵다. 그러면 골프장을 나대지로 놀려야 하고 세금도 많이 나온다. 동양생명 측이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가능성은 없다. 뭔가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양생명은 최근 동양레저 측에 임대차 계약 이행 여부 최고 통지서를 발부했다. 동양레저가 골프장 임대료를 연체하자 임대 계약의 지속 여부를 묻는 최후 통첩을 보낸 것이다. 동양생명과 동양레저 측이 맺은 임대차 계약서에는 일정 기간 이상 임대료를 내지 않으면 계약이 자동 파기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레저는 현재 껍데기 회사에 불과하다. 회원제 골프장 2곳의 실제 주인은 동양생명이고, 동양레저는 동양생명으로부터 골프장을 임대해 운영만 하기 때문이다. 10월 17일 개시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결과가 기업청산 쪽으로 방향을 잡거나 골프장의 실질적 소유주인 동양생명이 임대료 미납으로 동양레저와의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경우, 수억 원씩 주고 회원권을 산 법인과 개인(1000개 구좌)의 피해가 우려된다.
골프장 판 돈으로 계열사 지분 매입
동양레저는 2000년 개장한 경기 안성시 파인크리크CC(27홀)를 2004년 1533억 원에 당시 같은 동양그룹 계열사였던 동양생명(현재 보고펀드가 대주주)에 매각하고, 이듬해인 2005년에는 강원 삼척의 파인밸리CC(18홀) 또한 600여억 원에 동양생명에 매각했다. 동양레저는 이렇게 확보한 자금 총 2133억 원 가운데 1167억 원으로 주요 계열사인 동양메이저와 동양종합금융증권, 동양매직의 주식을 집중 매입했다. 이들 세 회사가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어 동양레저가 동양그룹 순환출자구조의 정점에 서게 돼 실질적인 지주회사가 됐다.
동양레저의 외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말 이후 동양레저는 동양종합금융증권 지분을 15%, 동양매직의 11%, 동양메이저의 24%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금 10억 원에 그마저도 자본 잠식 상태(총자산 2000억 원, 총부채 2700억 원)인 골프장 운용회사가 당시 5조 원의 자산가치를 가진 동양그룹 계열사를 지배하게 된 것이다.
이어 현재현 회장은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던 동양레저의 주식을 전량 매입함으로써 동양레저를 통한 오너 1인 지배 구조를 완성했다. 2004년 말까지 동양레저의 주식(20만 주, 발행가 5000원)은 현 회장이 30%, 장남인 현승담 동양네트워크 대표가 20%, 동양캐피털이 35%, 동양메이저가 15%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현 회장은 2005년 말 동양캐피털과 동양메이저의 동양레저 보유 주식 지분 50%(10만 주)를 주당 6020원에 모두 매입했다.
결국 현 회장은 단돈 6억여 원을 들여 당시 5조 원 자산 규모의 동양그룹 전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결국 현 회장이 자신이 가진 동양레저 주식의 31%, 즉 3억1000만 원만 증여하면 동양그룹 전체 지배권이 장남인 현 대표에게 넘어가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현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초석을 닦은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동양레저가 골프장을 판 금액으로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지분을 매입하는 한편, 각 계열사가 발행한 기업어음을 매입했다는 점이다. 외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동양레저는 파인크리크CC 매각이 잠정 결정된 2003년 말 607억 원의 기업어음을 매입한 후 2004년과 2005년 2년간 643억 원의 기업어음을 추가로 매입했다. 자본 잠식 상태에 부채가 3000억 원대에 이르는 회사가 약 2년 6개월 동안 1250억 원에 달하는 기업어음을 매입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태다.
이 기업어음은 동양증권이 투자 위험을 고객에게 고지하지 않고 판매하거나 투자 수익을 부풀려 판매한 것으로, 현재 기업어음의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과 검찰의 조사 및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현재 동양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기업어음과 회사채 ‘불완전판매’ 피해자는 약 4만1000명이고 피해액만 1조 원이 훌쩍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특히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옛 동양시멘트)의 기업어음을 샀던 투자자의 피해가 가장 극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건섭 금감원 부원장은 10월 8일 긴급 브리핑에서 “동양증권의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를 진행하던 중 계열사 간 자금거래와 관련해 대주주에 대한 수사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양생명의 한 관계자는 “골프장 매입과 관련해 금감원의 조사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지적사항이 없었다. 법적 절차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정작 검찰 수사가 빠른 시간 내에 진행돼야 할 사안은 따로 있다. 문제는 동양레저가 골프장 파인크리크CC와 파인밸리CC를 매각하면서 보증금 103억 원에 연 임대료 158억 원을 내고 2025년까지 골프장을 임차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불거졌다. 동양생명은 이들 부동산을 인수하면서 1870억 원에 달하는 회원권에 대한 채무는 인수하지 않았다. 일종의 ‘세일 앤드 리스백(Sale · Lease Back·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으로 거래
동양레저가 사업운영권을 가진 파인밸리CC(위)와 파인크리크CC(아래).
동양생명 관계자는 “보험업법상 골프장 운영이 금지됐기 때문에 우리는 부동산만 산 것이다. 좋은 조건에 임대했기 때문에 주주들에겐 이익”이라고 밝혔다. 실제 동양레저는 골프장을 임대하면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임대료를 제시해 두고두고 화근이 됐다. 이들 골프장을 매각할 당시인 2004년 동양레저의 총매출액은 160억 원으로 골프장 임대료를 내고 나면 다른 비용은 모두 빌려 써야 하는 형편이었다. 이는 동양레저의 2012년 말 총부채가 8030억 원(총자산 4800억 원)에 이르는 한 원인이 됐다.
골프장 매각의 법적 논란은 동양레저가 골프장 코스와 그늘집 등 각종 건물과 토지를 동양생명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회원권을 산 법인 및 개인에게 동의를 구하기는커녕 통보도 하지 않은 점에서 비롯됐다. 현재 골프장 2곳은 법인과 개인회원 1000여 명이 1300개 구좌를 갖고 있으며, 최초 분양가로만 따져도 그 가치가 1870억 원에 달한다. 한때 회원권 가격이 7억1000만 원까지 뛰었던 명문 클럽 파인크리크CC는 법인 회원이 많고, 파인밸리CC는 개인 회원이 많다. 만약 동양레저의 법정관리가 청산 쪽으로 결론이 나면 이들 회원들은 최악의 경우 한 푼도 건지지 못할 위험도 있다.
10억 원 상당의 회원권을 매입한 한 법인회원은 “골프장 회원권은 회원 처지에선 동양레저에 대한 채권을 확보하는 것이고 동양레저는 채무를 지는 것이다. 회원들에겐 골프장 코스와 건물, 토지가 회원권이라는 채권에 대한 담보 구실을 하는데 이를 채권자 동의도 없이 매각한 것은 일종의 사기행위”라고 주장했다. 파인크리크CC의 사업 승인을 담당하는 경기도청 체육시설과 관계자도 “회원권 보상에 관한 민사적 문제는 모르겠지만 형사적으로는 동양레저가 골프장 회원의 권리를 보호했다고 볼 수 없다. 수사의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파인크리크CC 대책위원회 한 관계자는 “회원들도 모르는 사이 회원권 주요 상환 재원이 사라졌다. 회원 동의를 얻지 않고 이뤄진 불완전거래이므로 이해 당사자인 동양레저와 동양생명이 연대해 입회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원들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체육시설법) 제27조에 규정된 ‘체육시설 업자가 경매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의한 환가(換價), 압류재산의 매각에 따라 필수시설을 인수한 경우에는 체육시설업 등록 또는 신고에 따른 권리와 의무를 져야 한다’는 조항을 들어 동양생명 측에 연대책임을 묻고 있다.
회원들 “입회금 반환해라”
하지만 동양생명 측은 “경매와 환가, 압류재산 매각에 따라 핵심 시설을 인수한 것이 아니고 기업 간 계약에 의해 인수한 것이기 때문에 체육시설법과는 관련 없다. 따라서 회원권에 대한 연대책임도 없다. 회원권 보상문제는 법정관리 재판부의 최종 결정에 달린 것이지 우리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다. 익명의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핵심 자산의 소유권이 임의로 처분됐다면 일단 회원 보호를 소홀히 한 형사적 책임을 동양레저와 감독관청에 물을 수 있다. 민사적으로는 법정관리 재판부 판단을 지켜봐야겠지만 회원의 권리 보호라는 입법 취지를 생각하면 일부 구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기도청 체육시설과 관계자는 “동양레저가 결국 청산절차를 밟으면 법인격이 사라지므로 골프장 사업권도 없어진다. 그러면 회원권도 종잇조각이 된다. 골프장 임대료 연체문제로 동양생명이 임대차 계약을 해지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동양생명은 새로운 임대 사업자를 찾아야 하는데 그건 현실적으로나 법적으로 극히 어렵다. 그러면 골프장을 나대지로 놀려야 하고 세금도 많이 나온다. 동양생명 측이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가능성은 없다. 뭔가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양생명은 최근 동양레저 측에 임대차 계약 이행 여부 최고 통지서를 발부했다. 동양레저가 골프장 임대료를 연체하자 임대 계약의 지속 여부를 묻는 최후 통첩을 보낸 것이다. 동양생명과 동양레저 측이 맺은 임대차 계약서에는 일정 기간 이상 임대료를 내지 않으면 계약이 자동 파기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