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보다 강력한 힘과 고성능을 중시해온 미국 자동차업체에서 고효율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생산한다면 과연 어떤 성능을 낼 수 있을까. 2월 국내에 출시한 포드자동차의 ‘퓨전’ 하이브리드 2세대 모델에서 그 해답을 찾아봤다. 이 모델은 미국 업체가 생산해 한국에서 판매 중인 유일한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한국과 일본은 하이브리드, 유럽은 디젤엔진에 초점을 맞추고 고연비 자동차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미국 업체들은 하이브리드나 디젤보다 전기자동차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중후하지만 실내디자인과 마감재 아쉬워
2세대 퓨전 하이브리드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퓨전의 플랫폼에 포드가 10여 년간 자체 개발한 가솔린 하이브리드 기술을 결합해 만든 중형 세단이다. 이 차는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선정한 ‘2012년 베스트 하이브리드 패밀리카’에 들기도 했다.
주차장에 세워놓은 시승차의 첫인상은 평범했다. 전면은 넓고 큼직한 삼선의 크롬도금 라디에이터 그릴이 안정감을 줬으며, 전조등은 상대적으로 작아 보였다. 측면과 후면은 특별히 눈에 띄는 곳 없이 무난한 패밀리세단 모습 그대로다.
인텔리전트 액정표시장치(LCD) 계기판은 중간에 자리한 속도계를 중심으로 왼쪽에 EV주행창과 배터리충전계, 오른쪽에 연료계와 실시간 주행연비창이 있다. 계기판의 4가지 모드를 이용하면 모든 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을 수 있다. 고연비 주행습관을 유도하는 한 방법으로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밟을수록 계기판 오른쪽에 자리한 숲 모양 화면이 울창해지는 재미있는 기능도 숨어 있다.
천연가죽으로 덮은 스티어링 휠과 시트는 중후한 멋을 풍겼으나, 전체적인 실내디자인과 마감재는 세련되거나 고급스러운 느낌이 떨어졌다.
운전석에 앉아 키를 돌렸는데 엔진음이 들리지 않을뿐더러 차의 진동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혹시 ‘시동이 걸리지 않았나?’라며 당황할 수도 있는데, 키는 돌려도 전원을 켜는 구실만 하기 때문에 엔진음이 나지 않는 것이다. 곧이어 계기판에 조명이 켜지면 기어를 D모드(드라이브)에 넣고 출발하면 된다. 지하철이 움직이듯 아무 소리 없이 차가 움직이기 시작해 최고속도 76km/h까지 가솔린엔진 작동 없이 전기모터로만 주행할 수 있다.
#조용하고, 편안함에 무게중심 맞춰
서울 도심의 북부간선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거쳐 충북 청주시를 왕복하는 약 350km 구간을 달렸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시속 40km 내외로 천천히 도심을 주행하자 엔진은 작동하지 않았다. 이 상태로 전기모터만 이용해 최대 3.2km까지 달릴 수 있다. 전기모터로 주행하자 차량이 너무 조용해 바퀴가 노면을 긁는 소리까지 들렸다.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가속페달에 살짝 힘을 주자 ‘덜컹’하는 느낌이 전해지면서 엔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초반 가속은 약간 더딘 느낌이었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감안할 때 참을 만했다. 전기모터는 엔진 구동을 돕다가 일정 속도 이상이 되면 작동을 멈췄고, 온전히 가솔린엔진으로만 차가 움직였다. 하이브리드는 고속도로보다 전기모터가 작동하는 도심의 저속주행에서 더 효율적이다.
중부고속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자 서서히 속도가 붙었다. 90km/h를 넘어가면서 조금씩 소음이 커졌지만 크게 의식할 정도는 아니었다. 150km/h까지 속도를 높였음에도 실내는 조용했다.
승차감은 미국을 대표하는 패밀리세단답게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무난했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편이라 고속의 커브길에서도 쏠림 현상 없이 안정적이었다. 날카롭고 역동적인 주행보다 패밀리세단답게 편안함에 무게중심을 맞춘 것이 느껴졌다. 장거리 주행에도 탑승자가 느끼는 피로감은 크지 않았다.
#한 번 주유로 2325km 달린 미국형 연비왕
퓨전 하이브리드는 2.5ℓiVCT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영구자석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대출력 191마력을 발휘한다. 275V 니켈메탈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전기모터에 전력을 공급한다. 전자제어식 무단변속기(eVCT)를 채택했으며 전륜구동이다.
엔진과 모터 간 변환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파워 스플릿 테크놀로지 시스템(PTS)’을 적용해 연료 효율을 극대화했다. 국내 공인연비는 16.7km/ℓ로 미국의 17.4km/ℓ(도심), 15.3km/ℓ(고속도로)와 비슷하다. 기자가 시승 구간에서 직접 경험한 연비도 평균 13.6km/ℓ로 공인연비와 큰 차이가 없었다. 얼마 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000마일 챌린지’ 대회에서 연료절약운전의 달인 C. 에드워즈가 이 차를 타고 1회 주유(66.2ℓ)로 2325km를 달려 평균연비 34.6km/ℓ를 달성하기도 했다.
후방카메라와 후방감지시스템, 볼록거울을 내장한 사이드미러, 5.1채널 소니 오디오 시스템, 한국형 내비게이션 등 안전 및 편의사양을 갖췄다.
퓨전 하이브리드는 국내에 출시된 지 1개월이 지났지만 2대를 파는 데 그쳤다. 부분적으로 단점은 눈에 띄지만 이렇게까지 고전하는 것은 의외다. 국내 판매가격은 4760만 원이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한국과 일본은 하이브리드, 유럽은 디젤엔진에 초점을 맞추고 고연비 자동차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미국 업체들은 하이브리드나 디젤보다 전기자동차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중후하지만 실내디자인과 마감재 아쉬워
2세대 퓨전 하이브리드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퓨전의 플랫폼에 포드가 10여 년간 자체 개발한 가솔린 하이브리드 기술을 결합해 만든 중형 세단이다. 이 차는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선정한 ‘2012년 베스트 하이브리드 패밀리카’에 들기도 했다.
주차장에 세워놓은 시승차의 첫인상은 평범했다. 전면은 넓고 큼직한 삼선의 크롬도금 라디에이터 그릴이 안정감을 줬으며, 전조등은 상대적으로 작아 보였다. 측면과 후면은 특별히 눈에 띄는 곳 없이 무난한 패밀리세단 모습 그대로다.
인텔리전트 액정표시장치(LCD) 계기판은 중간에 자리한 속도계를 중심으로 왼쪽에 EV주행창과 배터리충전계, 오른쪽에 연료계와 실시간 주행연비창이 있다. 계기판의 4가지 모드를 이용하면 모든 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을 수 있다. 고연비 주행습관을 유도하는 한 방법으로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밟을수록 계기판 오른쪽에 자리한 숲 모양 화면이 울창해지는 재미있는 기능도 숨어 있다.
천연가죽으로 덮은 스티어링 휠과 시트는 중후한 멋을 풍겼으나, 전체적인 실내디자인과 마감재는 세련되거나 고급스러운 느낌이 떨어졌다.
운전석에 앉아 키를 돌렸는데 엔진음이 들리지 않을뿐더러 차의 진동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혹시 ‘시동이 걸리지 않았나?’라며 당황할 수도 있는데, 키는 돌려도 전원을 켜는 구실만 하기 때문에 엔진음이 나지 않는 것이다. 곧이어 계기판에 조명이 켜지면 기어를 D모드(드라이브)에 넣고 출발하면 된다. 지하철이 움직이듯 아무 소리 없이 차가 움직이기 시작해 최고속도 76km/h까지 가솔린엔진 작동 없이 전기모터로만 주행할 수 있다.
#조용하고, 편안함에 무게중심 맞춰
서울 도심의 북부간선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거쳐 충북 청주시를 왕복하는 약 350km 구간을 달렸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시속 40km 내외로 천천히 도심을 주행하자 엔진은 작동하지 않았다. 이 상태로 전기모터만 이용해 최대 3.2km까지 달릴 수 있다. 전기모터로 주행하자 차량이 너무 조용해 바퀴가 노면을 긁는 소리까지 들렸다.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가속페달에 살짝 힘을 주자 ‘덜컹’하는 느낌이 전해지면서 엔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초반 가속은 약간 더딘 느낌이었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감안할 때 참을 만했다. 전기모터는 엔진 구동을 돕다가 일정 속도 이상이 되면 작동을 멈췄고, 온전히 가솔린엔진으로만 차가 움직였다. 하이브리드는 고속도로보다 전기모터가 작동하는 도심의 저속주행에서 더 효율적이다.
중부고속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자 서서히 속도가 붙었다. 90km/h를 넘어가면서 조금씩 소음이 커졌지만 크게 의식할 정도는 아니었다. 150km/h까지 속도를 높였음에도 실내는 조용했다.
승차감은 미국을 대표하는 패밀리세단답게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무난했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편이라 고속의 커브길에서도 쏠림 현상 없이 안정적이었다. 날카롭고 역동적인 주행보다 패밀리세단답게 편안함에 무게중심을 맞춘 것이 느껴졌다. 장거리 주행에도 탑승자가 느끼는 피로감은 크지 않았다.
#한 번 주유로 2325km 달린 미국형 연비왕
퓨전 하이브리드는 2.5ℓiVCT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영구자석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대출력 191마력을 발휘한다. 275V 니켈메탈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전기모터에 전력을 공급한다. 전자제어식 무단변속기(eVCT)를 채택했으며 전륜구동이다.
엔진과 모터 간 변환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파워 스플릿 테크놀로지 시스템(PTS)’을 적용해 연료 효율을 극대화했다. 국내 공인연비는 16.7km/ℓ로 미국의 17.4km/ℓ(도심), 15.3km/ℓ(고속도로)와 비슷하다. 기자가 시승 구간에서 직접 경험한 연비도 평균 13.6km/ℓ로 공인연비와 큰 차이가 없었다. 얼마 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000마일 챌린지’ 대회에서 연료절약운전의 달인 C. 에드워즈가 이 차를 타고 1회 주유(66.2ℓ)로 2325km를 달려 평균연비 34.6km/ℓ를 달성하기도 했다.
후방카메라와 후방감지시스템, 볼록거울을 내장한 사이드미러, 5.1채널 소니 오디오 시스템, 한국형 내비게이션 등 안전 및 편의사양을 갖췄다.
퓨전 하이브리드는 국내에 출시된 지 1개월이 지났지만 2대를 파는 데 그쳤다. 부분적으로 단점은 눈에 띄지만 이렇게까지 고전하는 것은 의외다. 국내 판매가격은 4760만 원이다.
포드 하이브리드에는 영구자석 전기모터가 탑재된 2.5ℓ iVCT 앳킨슨 사이클 엔진을 썼다(왼쪽). 실내디자인은 보기 편한 레이아웃과 중후한 멋을 살렸으나 전체적인 마감재의 질은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