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올 한 해 격동의 시대를 보낼 것이 자명하다. 미국의 트럼프 시대 개막을 계기로 미·중 간 본격적인 무역전쟁이 예고돼 있는 상황에서 국내 산업계가 처한 현실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급기야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이후 처음으로 2017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0%에서 2.6%로 하향조정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수출로 경제를 일군 대한민국이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는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를 어떻게 뛰어넘느냐에 달렸다고 전망한다.
미래 국정의 키를 쥐겠다는 여야 대권주자들은 한국 경제가 처한 이 같은 엄중한 현실에 맞설 준비가 얼마나 잘돼 있을까. 지금까지 쏟아낸 그들의 ‘말’에 비춰볼 때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다투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이 인용되지 않으면 혁명밖에 없다”는 과격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는가 하면, “이제는 가짜보수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며 여전히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문 전 대표와 지지율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0년간의 유엔 사무총장직 재임이라는 화려한 이력에 걸맞지 않은 빈약한 외교력을 드러내 빈축을 사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대통령선거 직후 태평양을 건너 뉴욕 맨해튼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난 반면, 정작 뉴욕에 머물던 반 전 총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에게 유엔 사무총장 이력은 훈장보다 ‘도대체 10년 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 맞닥뜨려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가 미·중 무역전쟁과 그 틈에 낀 한국 경제의 위기 상황이다. 트럼프 시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향후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전망하고, 이것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봤다. 또 미·중 갈등 상황을 틈타 이익을 취하고 있는 북한의 움직임도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