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하 SKT)이 휴대폰 제조 자회사인 SK텔레텍을 팬택 계열(이하 팬택)에 전격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3000억원. 언론은 ‘깜짝쇼’라는 표현을 썼지만, ‘주간동아’는 이미 5주 전 협상의 대체적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보도가 나가면 거래가 깨진다”는 양사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고심 끝에 기사 게재를 미뤘다.
SKT의 핵심 인사들은 이 건을 놓고 4개월 가까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왔다. 이는 업계 일각에서 “SKT가 왜 SK텔레텍을 팔았는지 그 진의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5월3일 매각 건을 다루기 위해 열린 SKT 이사회에서 일부 사외이사가 끝까지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대표를 던진 한 사외이사는 “결국 정부와 정치권의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회사의 결정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한마디로 말해 “순수하게 SKT의 자의에 의해 이루어진 거래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어떤 전후 사정이 숨어 있는 걸까.
그간 텔레텍의 ‘거취’는 서비스·단말기 분야를 통틀어 올해 정보통신업계의 최대 이슈였다. 오는 12월31일로 텔레텍에 대한 ‘5년간 내수 시장 단말기 공급 연(年) 120만대 제한’ 규정이 풀리기 때문이다.
양사 총수 간의 ‘인사동 담판’
이 규정은 2000년 공정거래위원회가 SKT와 신세기통신 합병 인가 조건으로 내세운 것이었다. 이로 인해 텔레텍은 그간 소비자들이 스카이폰을 찾아도 일정 대수 이상은 팔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물건이 없어 못 파는’ 상황에 처해 있었던 것. LG텔레콤이 LG전자로부터 전체 단말기 물량의 40~60%를, KTF가 KTFT로부터 30% 이상을 납품받는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2006년부터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었다. 지난해 중순을 기점으로 업계에 ‘텔레텍 경계령’이 발동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특히 SKT에 휴대폰을 가장 많이 납품하는 삼성전자와 내수 시장 3위 업체인 팬택은 “SKT가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만큼 정부의 계속적 규제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뜻’은 청와대, 국회, 정보통신부(이하 정통부), 언론 등 각계에 전해져 SKT에 만만치 않은 압력으로 작용했다.
통신산업은 규제 사업인 만큼 정부의 정책 방향과 여론의 향배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소버린에 대한 경영권 방어를 위해 긍정적 여론 유지가 절실했던 SK그룹 측은 ‘시장 쏠림 현상’에 대한 외부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팬택을 상대로 텔레텍 매각 협상을 시작했다. 직접적 계기는 4개월여 전 인사동의 모 한정식집에서 있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박병엽 팬택 부회장 간의 ‘의기투합’ 내지 ‘담판’이었다. 그날 두 사람은 거나하게 술잔을 돌리며 거래의 기본 틀에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SKT는 ‘텔레텍을 잘 키워보겠다’는 의욕이 대단했다. 내수 중심의 이동전화 서비스 사업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연간 6억대의 세계 시장 규모를 가진 단말기 산업은 새 성장동력으로 손색이 없다. 각종 통신서비스의 테스트베드 시스템으로서의 필요성 또한 높다. 무엇보다 텔레텍의 존재는 삼성전자 등 단말기 제조업체에 휘둘릴 위험을 막아주는 든든한 안전장치가 돼주어 왔다.
SKT는 지난해 6월 말, GSM(국내에서 사용하는 CDMA 방식이 아닌 유럽, 중국, 남미 등에서 사용하는 이동통신 서비스 표준) 단말기 전문 업체인 벨웨이브, 맥슨텔레콤과의 기업 인수 협상을 진행함으로써 ‘텔레텍 육성 의지’를 공식화했다. 벨웨이브와는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만큼 논의에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 그러나 SKT의 이러한 움직임은 삼성, 팬택 등 기존 단말기 업체들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왔다. 결국 같은 해 8월9일 SKT는 벨웨이브 인수를 백지화하고 말았다.
SKT가 그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업계는 물론 정치권과 정부의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정통부로 “단말기 시장에서 재벌그룹이 아닌 기업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찾아보라”는 정치권의 메시지가 전달된 것.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즉각 청와대에 ‘텔레텍의 공급물량 제한 조치를 연장하거나 아예 자회사를 통한 단말기 사업 경영을 제한하는 법제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보고를 했다. 한 달 후인 9월17일에는 노무현 대통령, 박기영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과 비공식 오찬 회동을 하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이후에도 진 장관은 기자들의 질문이 있을 때마다 “텔레텍의 단말기 생산이 확대될 경우 SKT의 시장 쏠림 현상이 단말기 시장으로 전이될 우려가 있다”며 “공청회 등을 통한 전문가 의견 수렴 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합병, 국내보다 세계시장서 더 효과적”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는 물론 팬택의 ‘힘’이 일정 정도 힘을 발휘한 것 아니냐는 말이 설득력 있게 떠돌았다. 그간 팬택이 SKT와의 물밑 협상에 대해 극도의 보안을 유지해온 것 또한 그 사실이 알려질 경우 자칫 오해를 불러올까 우려한 때문이었다.
이런 전후 사정 속에서 SKT는 20여일 전까지만 해도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다. 그런 가운데 회사 일각에서 “파는 것이 경영적 측면에서도 나을 수 있다”는 의견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경험 부족한 전자제조업 본격 진출에 대한 우려, 거액의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 규제 리스크의 지속, 그룹과 총수의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졌다. 지분을 완전히 터는 것이 아닌 만큼, 삼성전자 견제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계산 또한 더해졌다. ‘빨리 결정하라’는 정통부의 독촉도 한몫했다. 결정이 늦어질 경우 공청회를 여는 등 정통부의 본격 개입이 불가피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SK그룹이 소버린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매 고비마다 팬택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백기사(인수합병 위협에 처한 기업을 돕기 위해 나선 우호적 주주)’ 역을 해준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더라도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SKT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SKT의 일부 사외이사들 또한 “몇 달 전까지만도 텔레텍으로 큰일을 도모할 것 같더니 말이 왜 180도 바뀌었느냐”며 경영진을 몰아붙였다.
그런 가운데 매각이 공식 발표되기 전날부터 증권가 브로커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이면 계약설’이 떠돌기 시작했다. SKT의 텔레텍 지분 재매입, 팬택 계열과의 지분 맞교환, 해외 단말기 사업 공동 추진, 장기적 공동 단말기 제조사 설립 등이 주 내용이다. 그런 정도의 논의는 있었어야 SKT의 텔레텍 매각을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물론 이러한 의혹에 대해 SKT와 팬택 측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SKT의 한 임원은 “이번 거래에 당황한 일부 업체가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는 걸로 안다. 텔레텍 매각은 복잡한 업계 상황까지 고려해 우리가 나름대로 많은 양보를 한 결과인데 엉뚱한 마타도어로 그 의미와 가치가 퇴색하는 것 같아 상당히 불쾌하다”고 말했다.
박병엽 부회장도 “떠도는 이야기들은 모두 근거 없는 낭설일 뿐”이라며 “이번 거래는 팬택뿐 아니라 SKT에도 잘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언론은 이번 거래를 통해 팬택이 내수 시장에서 LG전자를 누르고 2위에 올라설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텔레텍 인수의 진짜 시너지는 세계 시장에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 시장 진출에서 팬택이 가진 최대 약점은 라인업이 빈약하다는 것이었다. 텔레텍 인수로 그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잡게 됐다” 말했다.
텔레텍 인수 건이 터져나온 지 채 일주일도 안 돼, 팬택은 다시 세계 4위의 단말기 제조업체인 지멘스의 휴대폰 생산 부문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에 휩싸여 있다. 박 부회장은 이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박 부회장이 지난해 말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적극적 인수 합병으로 세계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다질 것”이라는 결심을 거듭 천명해온 점에 비춰보면 이 또한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현대큐리텔 인수, SK텔레텍 인수에 이은 또 한 번의 ‘빅딜’로 박 부회장이 ‘M&A(인수합병) 명가’의 명성을 확고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T의 핵심 인사들은 이 건을 놓고 4개월 가까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왔다. 이는 업계 일각에서 “SKT가 왜 SK텔레텍을 팔았는지 그 진의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5월3일 매각 건을 다루기 위해 열린 SKT 이사회에서 일부 사외이사가 끝까지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대표를 던진 한 사외이사는 “결국 정부와 정치권의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회사의 결정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한마디로 말해 “순수하게 SKT의 자의에 의해 이루어진 거래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어떤 전후 사정이 숨어 있는 걸까.
그간 텔레텍의 ‘거취’는 서비스·단말기 분야를 통틀어 올해 정보통신업계의 최대 이슈였다. 오는 12월31일로 텔레텍에 대한 ‘5년간 내수 시장 단말기 공급 연(年) 120만대 제한’ 규정이 풀리기 때문이다.
양사 총수 간의 ‘인사동 담판’
이 규정은 2000년 공정거래위원회가 SKT와 신세기통신 합병 인가 조건으로 내세운 것이었다. 이로 인해 텔레텍은 그간 소비자들이 스카이폰을 찾아도 일정 대수 이상은 팔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물건이 없어 못 파는’ 상황에 처해 있었던 것. LG텔레콤이 LG전자로부터 전체 단말기 물량의 40~60%를, KTF가 KTFT로부터 30% 이상을 납품받는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2006년부터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었다. 지난해 중순을 기점으로 업계에 ‘텔레텍 경계령’이 발동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특히 SKT에 휴대폰을 가장 많이 납품하는 삼성전자와 내수 시장 3위 업체인 팬택은 “SKT가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만큼 정부의 계속적 규제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뜻’은 청와대, 국회, 정보통신부(이하 정통부), 언론 등 각계에 전해져 SKT에 만만치 않은 압력으로 작용했다.
통신산업은 규제 사업인 만큼 정부의 정책 방향과 여론의 향배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소버린에 대한 경영권 방어를 위해 긍정적 여론 유지가 절실했던 SK그룹 측은 ‘시장 쏠림 현상’에 대한 외부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팬택을 상대로 텔레텍 매각 협상을 시작했다. 직접적 계기는 4개월여 전 인사동의 모 한정식집에서 있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박병엽 팬택 부회장 간의 ‘의기투합’ 내지 ‘담판’이었다. 그날 두 사람은 거나하게 술잔을 돌리며 거래의 기본 틀에 합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박병엽 팬택 부회장.
SKT는 지난해 6월 말, GSM(국내에서 사용하는 CDMA 방식이 아닌 유럽, 중국, 남미 등에서 사용하는 이동통신 서비스 표준) 단말기 전문 업체인 벨웨이브, 맥슨텔레콤과의 기업 인수 협상을 진행함으로써 ‘텔레텍 육성 의지’를 공식화했다. 벨웨이브와는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만큼 논의에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 그러나 SKT의 이러한 움직임은 삼성, 팬택 등 기존 단말기 업체들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왔다. 결국 같은 해 8월9일 SKT는 벨웨이브 인수를 백지화하고 말았다.
SKT가 그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업계는 물론 정치권과 정부의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정통부로 “단말기 시장에서 재벌그룹이 아닌 기업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찾아보라”는 정치권의 메시지가 전달된 것.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즉각 청와대에 ‘텔레텍의 공급물량 제한 조치를 연장하거나 아예 자회사를 통한 단말기 사업 경영을 제한하는 법제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보고를 했다. 한 달 후인 9월17일에는 노무현 대통령, 박기영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과 비공식 오찬 회동을 하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이후에도 진 장관은 기자들의 질문이 있을 때마다 “텔레텍의 단말기 생산이 확대될 경우 SKT의 시장 쏠림 현상이 단말기 시장으로 전이될 우려가 있다”며 “공청회 등을 통한 전문가 의견 수렴 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합병, 국내보다 세계시장서 더 효과적”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는 물론 팬택의 ‘힘’이 일정 정도 힘을 발휘한 것 아니냐는 말이 설득력 있게 떠돌았다. 그간 팬택이 SKT와의 물밑 협상에 대해 극도의 보안을 유지해온 것 또한 그 사실이 알려질 경우 자칫 오해를 불러올까 우려한 때문이었다.
이런 전후 사정 속에서 SKT는 20여일 전까지만 해도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다. 그런 가운데 회사 일각에서 “파는 것이 경영적 측면에서도 나을 수 있다”는 의견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경기 김포시 팬택 앤 큐리텔 생산라인.
SK그룹이 소버린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매 고비마다 팬택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백기사(인수합병 위협에 처한 기업을 돕기 위해 나선 우호적 주주)’ 역을 해준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더라도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SKT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SKT의 일부 사외이사들 또한 “몇 달 전까지만도 텔레텍으로 큰일을 도모할 것 같더니 말이 왜 180도 바뀌었느냐”며 경영진을 몰아붙였다.
그런 가운데 매각이 공식 발표되기 전날부터 증권가 브로커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이면 계약설’이 떠돌기 시작했다. SKT의 텔레텍 지분 재매입, 팬택 계열과의 지분 맞교환, 해외 단말기 사업 공동 추진, 장기적 공동 단말기 제조사 설립 등이 주 내용이다. 그런 정도의 논의는 있었어야 SKT의 텔레텍 매각을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물론 이러한 의혹에 대해 SKT와 팬택 측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SKT의 한 임원은 “이번 거래에 당황한 일부 업체가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는 걸로 안다. 텔레텍 매각은 복잡한 업계 상황까지 고려해 우리가 나름대로 많은 양보를 한 결과인데 엉뚱한 마타도어로 그 의미와 가치가 퇴색하는 것 같아 상당히 불쾌하다”고 말했다.
박병엽 부회장도 “떠도는 이야기들은 모두 근거 없는 낭설일 뿐”이라며 “이번 거래는 팬택뿐 아니라 SKT에도 잘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언론은 이번 거래를 통해 팬택이 내수 시장에서 LG전자를 누르고 2위에 올라설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텔레텍 인수의 진짜 시너지는 세계 시장에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 시장 진출에서 팬택이 가진 최대 약점은 라인업이 빈약하다는 것이었다. 텔레텍 인수로 그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잡게 됐다” 말했다.
텔레텍 인수 건이 터져나온 지 채 일주일도 안 돼, 팬택은 다시 세계 4위의 단말기 제조업체인 지멘스의 휴대폰 생산 부문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에 휩싸여 있다. 박 부회장은 이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박 부회장이 지난해 말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적극적 인수 합병으로 세계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다질 것”이라는 결심을 거듭 천명해온 점에 비춰보면 이 또한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현대큐리텔 인수, SK텔레텍 인수에 이은 또 한 번의 ‘빅딜’로 박 부회장이 ‘M&A(인수합병) 명가’의 명성을 확고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