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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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장비, 네가 일등공신!

GPS부터 첨단 신발까지 북극점 정복 동반자 … “패션화 추세지만 안전이 가장 중요”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5-05-11 12: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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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 장비, 네가 일등공신!
    산악인 엄홍길이 세계에서 여덟 번째, 아시아에서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14개 고봉을 등정하는 데 걸린 시간은 15년이었지만, 박영석과 한왕용은 11년 만에 등정 레이스를 마쳤다. 이 같은 기록 단축에 첨단 등반 장비가 기여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2000년 이후 탐사원정에 도입된 GPS(위성항법장치) 시스템은 이번 북극점 정복에 정확한 기록자 구실을 했다.

    박영석의 북극점 정복은 영하 55℃의 혹한과 바다의 습기와의 투쟁이기도 했다. 그래서 특수 장비들이 많이 선보였으며, 그중 상당수는 골드윈에서 박영석이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것이다. 골드윈을 생산하는 등산용품업체 ‘영원’은 이번에 개발된 제품을 일반인들에게도 판매할 계획이다.

    일반인도 전문가 등산용품 관심과 소비

    2000년 이후 아웃도어 시장이 매년 30% 넘게 성장하면서 박영석이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골드윈코리아의 이사직을 맡고, 엄홍길이 트렉스타, 한왕용이 에델바이스에 근무하는 등 등산용품 시장에서 스타 마케팅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또 해외원정 지원에 적극적인 LG는 최근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들여와 판매하며, 등산 명품 편집매장 ‘시에라’ 무교점은 ‘아이거 북벽’의 산악인 정광식 씨가 운영한다.

    해외 명산 트래킹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전문가급의 등산용품에 대한 관심과 소비도 커지고 있다. 최근 아웃도어 웨어는 초경량에 탄력성 있는 소재를 하이브리드화 한 소재로 이뤄지는 추세다. 즉 신축성이 있으면서도 무릎엔 내마모성이 강한 소재를 쓰고, 땀이 나는 부분엔 통풍성이 있는 소재를 쓰는 식으로 기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한때 노스페이스가 주도한 ‘검은색’ 등반복이 분홍, 하늘색 등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중요한 흐름이다.



    정광식 씨는 “등산용품이 패션화하는 것이 추세이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며 “아무리 가벼운 산행이라도 모자, 윈드브레이커(모자가 달린 가볍고 짧은 재킷), 랜턴, 비상식은 늘 배낭 속에 챙겨넣고 다니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도 넥타이를 맨 샐러리맨들이 홀린 듯 등산용품 매장을 찾는다. 그곳에서 누군들 히말라야 등정을 꿈꾸지 않겠는가.

    첨단 장비, 네가 일등공신!
    ● 그랜드슬램탐험재킷

    영하 50℃의 극지 운행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기 위한 소재와 디자인을 채택한 재킷. 초경량에 투습, 발수가 뛰어난 퍼덱스 섬유를 몸체에 썼고, 어깨와 소매에는 고어텍스 3L을 써서 내구성을 강화했다. 혹한에 움직임이 쉽도록 특수 디테일을 적용했다.

    - 노스폴탐험재킷

    운행 외 시간 휴식시간용으로 보온에 최고의 목적을 두었다. 방풍, 발수, 투습성이 뛰어난 겉감에 내부는 오리털보다 빨리 마르는 폴라가드를 채택한 옷이다. 라쿤털을 달아 바람막이용으로 쓰도록 하고 낮은 위치에 주머니를 달아 쓰기에 편하게 했다.

    - 극점운행슈트

    박영석 북극탐험대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세 벌을 도입한 극점운행슈트는 물에 빠졌을 때 공기가 들어가 튜브처럼 부풀어오르는 것으로 노르웨이에서 생산된 것이다. 얼음이 갈라져 바다가 나타나는 리드가 많은 북극해 운행에 필요한 장비로 이번 북극 탐험에서도 효과를 발휘했다. 1벌당 80만원대.

    - 라푸마 빨간 재킷

    발수성과 통기성이 뛰어난 첨단소재인 엔트렌트 소재를 선택한 라푸마의 재킷. 초경량으로 휴대가 간편하다.

    - 노스페이스고어텍스재킷

    전문 산악인이라면 한번 입어보고 싶어하는 노스페이스 산악용 재킷. 매우 가볍고 진보한 고어텍스를 채택한 디자인이다. 전문 산악인들은 ‘검은색 노스페이스를 입는다’는 게 최근까지 ‘정설’이었으나 요즘은 색깔이 한결 밝아졌다.

    ●스틱

    등반을 하려면 처음엔 불편해도 스틱 사용에 익숙해져야 한다. 양손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히말라야 등반을 하루만 해보면 스틱 사용의 효과를 절감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스틱의 명품으론 ‘레키’가 꼽힌다.

    첨단 장비, 네가 일등공신!
    ●건조비빔밥

    군납 비상식량을 만드는 블루식품에서 만든 건조비빔밥은 전문 산악인들이 해외원정 때 많이 가져가는 제품이다. 이번 북극탐험대를 위해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이용한 고열량 건조제품을 특별히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찬물에서 40분, 더운물에서 10분이면 조리가 끝난다. 산악 등 극지에선 ‘먹을 만하다’는 게 경험자들의 평이다. 일반인들이 하루 일정으로 산악 등반을 한다면 40ℓ 정도면 충분하다. 북극 탐험대원들도 직접 메는 것은 40ℓ용. 가볍고 등에 잘 붙는 제품을 선택한다. 등에 매시가 대어져 통기성이 강화된 제품이 좋다.

    ●그랜드슬램탐험신발

    영하 60℃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두껍고 보온력이 뛰어난 소재를 선택했다. 신발 안에는 별도의 내피를 신도록 돼 있다.

    최근 젊은층을 대상으로 브랜드 이미지 작업을 하고 있는 국내 업체 K2의 베스트셀러 모선스테빌라이저 등산화는 발목 부분을 강화하는 특수소재로 뒤틀림을 막고, 발목 부상을 막아주는 제품이다.

    전문 산악인들 사이에서 이탈리아 장인들이 만드는 명품으로 꼽히는 ‘잠발란’은 방수력과 통기성이 좋은 겉창에 특수봉제 방식으로 매우 견고하고 단단한 밑창 구조를 가진 신발로 유명하다. 가격은 20~40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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