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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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자가 피해야 할 ‘5대 업종’

  • 최준철/ 웰시아닷컴(wealthia.com) 머니마스터

    입력2002-10-04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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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치투자자가 피해야 할 ‘5대 업종’
    항공업

    항공업은 전통적으로 가치투자자가 피해야 할 업종 1순위다. 우선 항공업은 여러 가지 변수에 노출되어 있다. 비행기는 추락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문제지만 더욱 문제 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유류 및 환율에 따라 항공업체의 순이익이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는 점이다. 게다가 성수기에는 자리가 모자라 매출을 더 이상 늘릴 수 없고, 비수기에는 손해를 보고서라도 비행기를 띄워야 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에 구조적인 취약성이 있다.

    결정적으로 항공업은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에 노출되어 있으며,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금액의 비행기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물먹는 하마형’ 기업이다.

    SI(시스템통합)업

    SI 업체 중에서 우량기업에 속하는 포스데이타의 영업이익률은 5%에 불과하다. SI 업체의 영업이익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한때 유행을 타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SI 업체들이 과당경쟁을 하여 덤핑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술적인 장벽이 높지 않아 SI 서비스에 대해 가격을 올려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설업만큼이나 경기를 심하게 타는 것이 SI 업종이다. 경기가 침체되면 기업들이 앞 다투어 전산투자의 예산을 삭감하기 때문이다.



    과다한 경쟁이 이미 도를 넘은 SI 업체들은 몇몇 기업이 도태되는 산고를 겪지 않는다면 당분간 ‘덤핑형 기업’의 오명을 벗기 힘들 것이다.

    보안업

    한때 가장 각광받는 분야였다. 장미디어, 사이버텍, 퓨쳐시스템은 ‘보안 3인방’으로 불리며 바이러스가 창궐한다는 뉴스만 나오면 상한가를 기록하고는 했다. 그러나 보안업은 가장 사업하기 어려운 분야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보안은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를 이루는 기업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영세 보안기업들이 그럴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물론 국내 시장만으로 엄청난 성장을 거듭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안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현시점에서 시장을 개척해 나가면서 돈을 벌기란 쉽지 않다.

    보안 3인방인 장미디어, 사이버텍, 퓨쳐시스템은 작년에 각각 2억 흑자, 11억 적자, 31억 적자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게다가 장미디어의 CEO는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기까지 했다. 이들 ‘냄비형 기업’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꿈은 물론이고 돈까지 잃고 말았다.

    엔터테인먼트업

    최근 가장 각광받는 분야가 있다면 바로 엔터테인먼트업일 것이다. 특히 음지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영화사, 매니지먼트사, 영화관, 음반기획사 등이 기업 형태를 갖추게 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업만큼 위험천만한 사업이 없다. 영화 흥행 여부를 보면 알겠지만, 어떤 영화가 뜨고 어떤 영화가 가라앉을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것이다. 한번 잘 되면 크게 뜨지만 잘못되면 회사 자체가 공중분해될 수 있을 정도로 도박적 요소가 강하다.

    또한 아무리 영화나 음반이 잘 되어도 사람들의 생각만큼 돈이 되지는 않는다. 국내 시장 자체가 워낙 협소할 뿐더러 엔터테인먼트업의 풍토상 여기저기로 빠지는 돈이 많아 흥행의 성공이 수익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최근 터지고 있는 연예계 비리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사람들의 기대가 크고, 기업이 그에 부응하지 못했을 때는 투자자에게 엄청난 재앙이 따르게 된다. ‘냄비형 기업’은 말 그대로 쉽게 끓지만 쉽게 식어버리고 만다. 엔터테인먼트는 그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재미있는 일일 수 있으나 투자자에게는 아주 재미없는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PC제조업

    PC제조가 첨단산업으로 인식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부품만 있으면 중학생도 쉽게 조립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PC제조의 현주소다.

    홈쇼핑 같은 데서 판매하는 컴퓨터를 보면 높은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낮은 값이 매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이제 PC가 더 이상 첨단 상품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CPU, RAM, 그래픽카드 등 내부 부품은 인텔, 삼성 등에서 만들고 PC제조회사는 단지 조립만 하기 때문에 디자인 등을 제외하면 결국 가격으로밖에 경쟁할 수 없다. 이런 체제로 가다가 결국 PC시장이 성장을 멈추고 경기가 심하게 위축되면 PC제조업의 끝은 ‘덤핑형 기업’일 뿐이다.

    세계 최대 PC제조업체인 델(Dell)사가 프린터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유통망의 혁신으로 가격파괴를 선도하며 성장을 이어온 델사조차도 스스로의 업종에 한계를 인식하고 다른 영역을 기웃거리고 있다는 얘기다. PC시장은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가고 있다. PC제조업이 첨단으로 인식되던 때는 애플과 IBM으로 상징되던 먼 옛날의 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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