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던 조동연 서경대 교수(왼쪽)와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됐던 피부과 의사 함익병 씨. [뉴스1]
요즘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한다”고 연일 나선다. 무엇을 사과했는지 알 수 없고, 당내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터져 나온다. ‘조국의 강’을 건너는 것이 아니라, 강 중간에 있는 섬에 내리는 꼴이다. 국민의힘에는 더 묵은 과제인 ‘탄핵의 강’이 존재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반성하는 데는 동상이몽이더니 ‘사면 촉구’에서는 이구동성이다. 양측이 이런 수준이니 남는 것은 선거 특집 ‘인재 전시’일 수밖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선거대책위원회에 영입한 조동연 서경대 교수, 피부과 의사 함익병 씨는 결국 사퇴와 철회로 마무리됐다. 정당이란 무엇인가. 왜 이들 정당은 내부나 근거리에서 검증하고 양성한 인사를 선보이지 않고 외부 인사를 앞세우는가. 각자 몸집을 한껏 부풀려온 거대 정당이기에 더욱 역설적 현상이다.
‘데이터 전문가’ 김윤이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와 ‘쌀집 아저씨’로 불린 PD 출신 김영희 전 MBC 콘텐츠 총괄 부사장처럼 거대 양당을 저울질한 인사도 있다. 서로를 재앙처럼 몰아가던 거대 양당이다. 그러나 ‘전문가’에게는 어디든 지원할 수 있고 취업해도 좋은 ‘두 개의 대기업’에 가까웠다. “한쪽이 옳고 다른 한쪽은 그르다”며 열변을 토하고 낯을 붉혀온 사람만 무색해지는 풍경이다.
적대적 공생, 거대 양당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지지하던 청년단체 ‘팀 공정의 목소리’가 이 후보 지지로 선회한 현상은 어떤가. “윤 후보 곁에선 우리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이것은 지지 선언인가, 비토 선언인가. 이들을 특별히 비난할 수는 없다. 이것은 적대성에 기반한 한국 정치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다.한국 정당정치는 이렇게 흘러왔다. 첫째, 당내 이견을 억누르거나 못 본 척한다. 둘째, 상대 정당을 악마화하며 이분법을 강요한다. 셋째, 그러면서도 둘이 사이좋게 정치권을 장악한다. 넷째, 여전히 적잖은 국민이 불만을 품고 뒤로 물러나 있다. 다섯째, 선거 때만 되면 그럴싸한 쇼로 ‘외연 확장’을 꾀한다. 이번에 누가 당선하고 낙선하든, ‘좋은 정당’과 ‘합리적 정당체제’를 만들지 못하면 유권자는 이 과정을 반복 경험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