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배터리업계뿐 아니라 증시도 지각변동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GETTYIMAGES]
전고체 배터리에 투자 늘리는 완성차기업
전고체 배터리는 이온이 양극과 음극 간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만든 2차전지다. 인화성 전해액을 사용하지 않아 화재 위험이 적고, 전해액과 분리막이 없어 충격에도 강하다. 그뿐 아니라 저온부터 고온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수명이 길고,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전고체 배터리는 모든 면에서 현재 상용 중인 리튬이온전지를 뛰어넘는 꿈의 배터리인 것이다. ‘처음 읽는 2차전지 이야기’(시라이시 다쿠 지음)에 따르면 고체 전해질은 전해액보다 이온 전도성이 낮아 고성능 전지를 만들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이온 전도성이 높은 황화물 고체 전해질과 세라믹유리 재료가 발견돼 전고체 리튬이온전지 연구개발에 속도가 붙었다고 한다.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된다면 배터리 시장의 지각변동은 당연지사다.글로벌 완성차기업은 전고체 배터리를 먼저 상용화하고자 앞다퉈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에 올해 초 1억 달러(약 1173억 원)를 투자해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솔리드에너지시스템은 현대차뿐 아니라 SK, GM 등으로부터도 투자를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탈리아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파워에 3000만 달러(약 352억 원)를 투자해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15분 이내에 80%를 충전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발표해 화제를 모은 미국 전기차 배터리기업 퀀텀스케이프에 3억 달러(약 3520억 원)을 투자했다. 퀸텀스케이프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 및 양산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해온 도요타는 9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시제차를 공개했다. 솔리드파워는 이미 미국 콜로라도주 본사에 시험 생산라인을 갖추고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과 고체 전해질을 생산하고 있다.
안갯속 급등락 각오해야
지난해 11월 27일 미국 뉴욕거래소에 스팩 기업을 통해 우회상장한 퀀텀스케이프(QS)는 한 달도 안 된 12월 22일 상장일 종가 37달러(약 4만3530원) 대비 358% 급등한 132.73달러(약 15만6220원)를 기록했다. 이는 퀀텀스케이프가 12월 8일 설명회에서 솔리드스테이트 배터리 성능에 관한 데이터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주가는 올해 들어 급락해 8월 20일 19.12달러(약 2만2500원)로 저점을 찍은 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그래프2 참조).
솔리드에너지시스템도 스팩 기업을 통해 우회상장할 계획이다. 솔리드에너지시스템은 7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스팩 기업 ‘아이반호 캐피털 애퀴지션(IVAN)’과 기업 합병을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이반호 캐피털 애퀴지션 주가는 현재 10달러(약 1만1740원)에서 횡보 중이다. 업계에서는 2025년에나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주도 당분간 롤러코스터를 탈 것으로 예상되지만 4~5년 뒤를 바라본 장기투자라면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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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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