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7

2007.01.02

론 뮤엑 특별전이 준 충격

  • 뉴욕=박준 자유기고가

    입력2007-01-02 12: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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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론 뮤엑 특별전이 준 충격

    론 뮤엑의 작품 ‘In Bed’.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무심코 브루클린 뮤지엄의 5층 갤러리로 들어서는 순간 난 경악했다. 오, 마이 갓! 숨이 막혔다. 난 전율했다. 전율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소름이 쫙 끼치며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작품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일단 정수리를 후려 맞은 기분이다. ‘론 뮤엑(Ron Mueck)’의 작품과 마주 서는 순간 ‘이건 너무하다’ ‘너무 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 이상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작정하고 흠을 잡으려 아무리 살펴봐도 이건 너무 똑같다. 론 뮤엑의 작품들은 도저히 사람이 만든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머리카락, 주름살, 피부의 재질, 구부리고 있는 발가락의 디테일, 선명하게 보이는 태아의 실핏줄까지 소름끼치게 진짜 같다. 게다가 ‘자이언트 사이즈’의 크기는 충격의 강도를 몇 배로 더한다. 탯줄까지 그대로 달고 있는 갓 태어난 아이 얼굴 하나가 어린아이 키를 훌쩍 넘는다.

    2005년 작 ‘In Bed’는 침대에 누워 오른손으로 턱을 만지고 있는 7m 정도 키를 가진 여자의 모습이다. 마치 잠자고 있는 사람의 얼굴 피부를 그대로 벗겨놓은 것 같은 ‘Mask II’의 얼굴은 118.1cm다. 각진 갤러리 구석에 알몸으로 쭈그리고 앉아 턱을 괴고 있는 ‘Big Man’의 크기도 2m가 넘는다.

    내 옆에선 엄마와 열 살쯤 돼 보이는 어린 딸이 나란히 서서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나도 이렇게 충격을 받고 있는데 저 아이는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론 뮤엑의 작품은 우리의 발가벗은 것 같은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뿐인데 왜 그렇게 충격적일까? 그는 우리가 망각하고 사는 인간이란 존재 자체와 우리를 강제로 마주 보게 한다. 하지만 내 발가락도 아니고 고작 남의 발가락을 보며 경악하다니! 집으로 돌아와 자꾸 내 발가락을 쳐다보게 됐다. 론 뮤엑은 1958년생으로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이다. 이 전시는 2007년 2월7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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