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에 시작된 ‘한중천원전’은 두 나라의 천원전 타이틀 보유자가 통합 챔피언을 가리는 대결이다. 구리 7단은 국제기전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으나 이런 형식으로 벌이는 양국 간 통합전에서는 5전 전승으로 불패 행진을 하며 ‘통합전의 사나이’로 불리고 있다. 꿩 대신 닭인가.
결정적일 때 2% 부족한 최철한 9단의 약점이 또 한번 드러난 대결이었다. 서전에서 승리해놓고도 2국과 3국에서 각각 반집으로 무릎을 꿇어 합계 한 집으로 지난해의 패배를 재연하고 말았다. ‘올인 작전’이 빚은 참극이었다. 〈장면도〉 흑1로 위협했을 때 돌연 백2로 손을 돌린 수가 패착이었다. 백2는 흑A를 기대한 수. 그쪽을 선수로 싸바른 뒤 백3으로 살 속셈이었으나 상대는 중국 일인자. 상대가 흑3으로 덤비니 살기가 힘들어졌다. 결국 이 백대마가 살겠다고 발버둥 치다 그 여파가 하변 에 미쳐 엉뚱한 쪽이 몽땅 잡히는 참상을 당했다.
〈참고도〉 백2로 살아두는 게 정수였다. 흑3·5로 민첩하게 처리하는 것이 거슬렸겠지만 좌하변 백진에는 별다른 뒷맛이 없다. 251수 끝, 흑 반집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