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0

2004.04.15

‘인체의 언어’ 춤에 대한 편견을 버려!

  • 입력2004-04-08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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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체의 언어’ 춤에 대한 편견을 버려!
    평범한 회사원 문외한씨. 즐겨 추는 춤은 음주가무. 가수 이효리의 요염한 춤을 좋아하며, 여자 무용수의 짧은 치마에 자연스레 눈이 돌아가는 그가 어느 날 춤 공연 티켓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자기가 갖자니 쓸모가 없고, 남 주자니 아깝고….

    이화여대 무용과를 나와 ‘춤과 사람들’ 기자생활을 했던 제환정씨(29·사진 맨 왼쪽)가 일반인들의 춤에 대한 감식안을 높일 수 있는 ‘문외한씨, 춤 보러 가다’(시공사 펴냄)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앞에서 언급한 문외한씨. 내용은 그가 티켓을 손에 쥐고 고민하는 순간부터 공연을 보고 공연장에서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소설형식으로 풀어 썼다. 춤에 대한 상식, 온갖 궁금증들이 흥미롭게 서술되어 있다. 문외한은 먼저 ‘무용해설가’에게 “춤에 접근하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하는 게 있나요?”라고 묻는다.

    “관람 포인트는 개인적 취향이 가장 중요합니다. 인체가 그려내는 최고의 미, 정신과 신체의 합일, 혹은 그저 화려한 오락도 좋고요. 문외한님께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바로 춤 아닐까요. 굳이 필요한 것을 말하자면 그것은 열려 있는 마음입니다. 기대를 채워주지 않는 공연조차도 언젠가는 더 좋은 관람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해설가의 이런 설명조차 뜬구름 같다고 여기는 문외한씨, 다시 책을 집어들자 춤에 대한 다양한 편견들이 깨지고 춤에 대한 지식이 쌓이기 시작한다. ‘춤이나 무용수는 지적이지 않다’ ‘춤은 성적인 것에 기초한다’는 등의 편견이 깨졌다. ‘다리가 굵고 가슴이 절벽’인 무용수들의 고민, 춤의 달인 니진스키나 남성 무용수의 시대를 연 바리슈니코프 등 남자 무용수들의 이야기, 춤과 음악, 안무가와 무용수의 관계 등 흥미로운 뒷얘기들이 그를 춤의 세계로 좀더 가까이 안내한다.

    다음은 실연 감상.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지젤’, 고전 발레의 완성품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크리스마스 때마다 등장하는 ‘호두까기 인형’이나 ‘백조의 호수’, 혹은 8000송이의 카네이션이 등장하는 등 파격적인 무대 세트로 유명한 피나 바우슈의 현대무용을 감상하면서 문외한씨는 자신도 모르게 춤 맛에 빠져든다.



    “몸은 가장 정직한 언어입니다. 몸을 다루는 춤은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삶을 그리는 정신적 예술이기도 하다는 것을 문외한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또한 춤이란 기쁨에 겨운 자에게는 유쾌한 친구요, 삶이 지루한 이들에게는 치명적인 쾌락이며, 의미를 찾는 자에게는 하나의 예술일 수 있다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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