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교회가 주최하고 멜기세덱출판사가 주관한 ‘진심, 아버지를 읽다’展. 전시회 부제는 ‘그 묵묵한 사랑에 대하여’다. [홍중식 기자]
삶의 무게 견디며 가정의 울타리가 된 진한 부성애
작품명 ‘산’ [하나님의 교회 제공]
영국문화원이 설립 70주년을 맞아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 70개를 발표했을 때 ‘막대 사탕’ ‘딸꾹질’은 있었지만 ‘아버지’라는 단어는 없었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이하 하나님의 교회)가 주최하고 ㈜멜기세덱출판사가 주관한 아버지전은 침묵 속에 담긴 아버지의 가족 사랑을 조명해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2019년 2월 첫선을 보인 후 전국을 9회 순회하면서 26만여 명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현재 ‘대구북구 하나님의 교회’, 강원 ‘원주 하나님의 교회’, 경기 성남 ‘새예루살렘 이매성전’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가슴 울리는 아버지 사랑
이정록 시인의 시 ‘연탄’ 패널 앞에 소품으로 준비한 연탄이 놓여 있다.
“아버지는 육 남매가 고향을 떠나면서 집에 신발이 하나둘 없어질 때면 제일 마음이 아프다고 하셨어요. 마루 밑에 있는 신발을 보니 막내인 나까지 고향을 떠났을 때 아버지가 얼마나 슬퍼하셨을지 느껴져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50대 김옥희 씨는 툇마루 밑 고무신을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6·25전쟁, 파독 광부 파견, 베트남전쟁 참전, 외환위기 등 격동의 세월을 거치며 일평생을 가족과 나라의 미래를 일구는 데 바친 아버지. 그들의 이야기를 조명한 특별존에서는 숨죽여 우는 관람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60대 서영순 씨는 “깊은 탄광에서 헤드라이트를 켜고 웃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깊은 곳으로 내려가 숨도 제대로 못 쉬었을 텐데, 고통을 웃음으로 날려버렸던 것 같다”며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애쓴 아버지의 사랑이 고스란히 전달됐다”고 말했다.
일터에서 사투를 벌이는 아버지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을 보던 40대 박종덕 씨는 “공사장에서 카메라를 힘겹게 응시한 아버지, 혼자서 때늦은 점심을 먹는 아버지,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인 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면서 “고군분투하는 아버지들이 전시장에서 큰 위로를 받을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관람객이 오래 머무는 작품 중 하나가 ‘특별한 유산’이다. 병원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아버지가 딸과 손주의 피부병을 치료하려고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수제비누를 만든 사연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50대 조희연 씨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늘 부성애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살가운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관람평을 남겼다. 아버지전은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며 치열하게 살아온 아버지의 삶에 공감하고 아버지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전시회다. 이재신 제천시의회 부의장은 “혼자 보기 너무 아까운 전시다. 한 번쯤 삶을 되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이 전시회를 꼭 관람하길 바란다”고 권했다.
언어와 국경 초월해 ‘아버지 사랑’ 공감
일을 마치고 밤 11시 55분에 막차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모습이 담긴 작품명 ‘23:55’
아버지전의 다양한 전시물에서 관람객들은 그간 알지 못한 아버지의 사랑을 깨달으며 감동을 받는다. [홍중식 기자]
“어렵고 불편하기만 한 아버지였는데, 이제는 아버지가 편해졌어요.”
사남매 중 막내딸인 50대 박미란 씨는 아버지를 한 번도 ‘아빠’라고 살갑게 부른 적이 없었다. 그만큼 부녀 사이가 서먹했지만, 아버지전을 관람한 후 달라졌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아버지에게 먼저 연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짧고 간단하게 안부만 전했는데 지금은 어느새 10분 넘게 통화하고 소소한 일상까지 공유하는 끈끈한 사이가 됐다.
가족의 마음 잇는 전시, 각계각층 호평
학생 관람객들이 작품 ‘썰매’를 보고 있다. [하나님의 교회 제공]
이 밖에도 칼럼 ‘거기에 ‘아버지’는 없었다’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던 아빠에게 초등학생 딸이 “아빠, 울지 마. 내가 아빠 많이 사랑해줄게”라며 뽀뽀를 해줬다는 사연, 부대행사장 ‘진심우체국’에서 정성스레 작성한 엽서를 아버지에게 보냈더니 아버지가 냉장고 문에 붙여놓고 수시로 읽으면서 “절대 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 사연 등 훈훈한 후기가 주최 측에 답지했다.
아버지전은 청소년에게 아버지의 지난했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교육의 장도 되고 있다. 실제로 전시장에서는 부모와 함께 방문한 학생 관람객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한 대학 교수는 “학생들이 부모 세대를 이해하는 교육적 역할을 하고, 아버지 세대는 ‘이만하면 잘 살았다’며 자신감을 얻고 갈 수 있는 전시”라고 평했다.
해외성도방문단으로 한국을 찾은 미국인들이 영어로 번역된 작품집을 읽으며 관람하고 있다. [하나님의 교회 제공]
각계각층 인사도 아버지전의 사회적 순기능에 대해 호평했다. 경기 성남 분당 지역에서 아버지전을 관람한 한 방송사 고문은 “가족이 튼튼해야 사회, 나라가 튼튼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아버지전은 참 뜻깊었다”며 아버지전의 사회적 역할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 수의사는 “아버지의 존재감이 약해진 현 시대에 다시 한번 아버지 역할의 재정립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꼭 가족과 함께 관람해야 할 전시”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작가협회 한 임원은 “이런 좋은 전시를 지속적으로 열어 우리 사회에 충과 효 의식을 함양하면 좋겠다”고 관람 후기를 남겼다.
아버지의 사랑은 깊고 잠잠하다. 아버지전을 통해 관람객들은 아버지의 사랑을 발견하고 무언의 희생에 담긴 아버지의 진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전 관람은 무료이며,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전시 일정은 홈페이지(thankfather.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언론 시선으로 본 ‘하나님의 교회’
‘Media’s Views’ 전시, 인류 행복 위해 걸어온 길 조명
1964년 작은 가정예배소에서 출발한 하나님의 교회는 반세기 만에 175개국 7800여 개 교회로 성장했다. 이 같은 폭발적 성장세에 언론의 시선이 하나님의 교회로 향하고 있다.
하나님의 교회가 처음 언론에 소개된 때는 1981년 3월이다. 당시 ‘주간종교’는 국내 13개 교회였던 하나님의 교회 선교 현황과 교리 등을 소개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지난 지금 국내외 언론에서 하나님의 교회를 보도한 횟수는 1만8000여 건에 달한다(2024년 8월 29일 기준). 매일 1건씩 기사가 보도됐다고 가정할 때, 49년이 걸리는 수치다. 언론이 하나님의 교회를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Media’s Views(하나님의 교회를 향한 언론의 시선)’ 전시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이 전시는 언론이 주목한 네 가지 테마인 ①세계 ②빛과 소금 ③가족&행복 ④성경대로 순으로 전개된다. 교회의 세계적 규모, 전 세계에서 펼치는 봉사활동, 가정의 행복을 응원하는 다양한 문화행사 등 언론의 객관적 시선을 통해 하나님의 교회가 이뤄온 주요 결실의 면면을 볼 수 있다.
‘하나님의 교회, 뿌리를 찾아서’라는 이름의 기획전시도 마련돼 있다. 글로벌 교회로 성장한 하나님의 교회 정통성을 교회사 맥락에서 찾아가는 내용이다.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가 세운 초대교회와 새 언약 유월절, 종교개혁, 기독교 현주소 등을 보여준다. 성경, 교회사, 통계 등 고증된 자료들로 전시 내용을 명확하게 설명한다. 2023년 2월 개관한 이 전시는 지금까지 6회 개최됐으며 관람객 6만여 명이 다녀갔다. 현재 서울, 부산, 경기 성남·수원, 경남 창원에서 성황리에 전시되고 있다.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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