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문화행사 가득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시드니항. [GettyImages]
덴마크 건축가 예른 웃손이 디자인한 오페라하우스. [GettyImages]
“호주의 역사는 시드니 역사와 같다”라는 말이 있다. 시드니는 호주 최초 도시이자 호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다. 문화도시답게 시드니는 1월 ‘시드니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1년 내내 다양한 축제와 전시 등이 열린다. 세계 3대 미항인 ‘시드니항’을 중심으로 로맨틱한 분위기의 거리와 ‘오페라하우스’ ‘하버 브리지’ 같은 여러 건축물이 있는 시드니는 여행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여행지임에 틀림없다. 온화하고 화창한 날씨와 깨끗한 공기, 아름다운 해변과 분주한 항구, 친절함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들, 수준 높은 커피 문화와 신선한 육해공 재료가 가득한 요리뿐 아니라, 도심 곳곳에 조성된 이름 모를 공원의 푸른 잔디밭에 드러누워 하늘만 쳐다봐도 좋았던 순간들. 시드니를 떠올리면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다. 여름 성수기로 분류되는 12~2월보다 가을로 분류되는 3~5월에 비교적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다. 가을은 날씨가 대체로 선선하고 흐린 날보다 화창한 날이 많아 여행하기에는 오히려 최적이다. 지금 바로 떠나지 못하는 상황이어도 걱정할 필요 없다. 시드니는 1년 내내 온화한 기후로 언제 가도 좋으니까. 다행히 시드니로 향하는 하늘길은 코로나19 사태 전만큼 넓어졌다. 항공권 공급석이 늘어나면서 가격도 비교적 도전해볼 만한 수준이 됐다.
시드니 여행은 동선을 고려한 코스별 명소를 소개하지 않을 작정이다. 지면에 나온 장소들을 순서대로 방문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발길 닿는 곳마다 랜드마크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도시가 바로 시드니이기에 머무는 일정과 숙소 위치, 그리고 체력과 컨디션 등을 고려해 여행 동선을 짜는 것이 좋다. 주요 명소가 가깝게 붙어 있는 편이고 버스와 페리, 도보로도 얼마든지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면 조급해하지 말고 충분히 체류하면서 그 순간을 즐기라는 의미다. 시드니에서만큼은 제발 유명 관광지 위주로 눈도장 찍듯이 급하게 여행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시드니 전경을 둘러볼 수 있는 시드니 타워. [재이 제공]
시드니 여행의 꽃, 오페라하우스
200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오페라하우스는 20세기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힌다. 약 16년간의 긴 공사 끝에 1973년 개관했다. 시드니항에 정박한 요트의 돛과 하얀 조개를 형상화했다고 알려졌지만, 덴마크 건축가 예른 웃손이 식사 도중 오렌지 껍질을 벗기다 디자인을 고안했다고 한다. 내부에는 27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오페라 극장 외에도 소극장과 드라마 극장, 아트 갤러리 등이 있다. 이곳에서 오페라 한 편을 꼭 감상하는 것이 시드니 여행의 백미 중 하나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한국인 해설사가 설명해주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추천한다.깊숙이 들어온 코발트 바다를 가운데 두고 오페라하우스 반대쪽으로는 시드니의 심장인 하버 브리지가 위용을 뽐낸다. 오페라하우스에서 출발해 만(灣)을 따라 이어진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세계에서 4번째로 긴 싱글 아치형 다리에 도착한다. 다리 전체 길이는 1149m이며, 멀리서 보면 옷걸이 모양을 하고 있어 ‘낡은 옷걸이’라는 애칭을 가졌다. 다리를 지탱하는 파이론 내부를 통해 1392개 계단을 따라가면 134m 높이의 다리 아치를 직접 오를 수 있다.
1935년 개장한 시드니 명물 루나파크. [재이 제공]
거리 예술가의 공연을 볼 수 있는 서큘러 키. [재이 제공]
밤이 아름다운 달링 하버
이제 재충전이 됐다면 서큘러 키에서 페리를 타고 해마다 2500만 명 넘는 여행객이 찾는 ‘달링 하버’로 가자. 사랑스럽고 달콤한 이름만큼이나 묘한 매력을 지닌 곳인데, 낡은 부두였던 곳을 호주 건국 200년에 맞춰 1988년 재단장해 오픈했다. U자형 수변(水邊)을 따라 컨벤션센터, 하버사이드쇼핑센터, 국립해양박물관, 시드니수족관,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어 시드니에서 가장 낭만적인 장소로 꼽힌다. 낮보다는 밤이 더 아름다운 곳이니 부두를 따라 늘어선 레스토랑에서 여유롭게 저녁식사를 즐겨보자. 근사한 야경을 눈에 담다 보면 어느새 마음에 ‘새로움’이 가득해질 테니.재이 여행작가는…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 했다. 지금은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로 이주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여행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는 노마드 인생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