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박수근의 ‘빨래터’는 2007년 5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45억2000만 원에 낙찰돼 국내 미술품 경매회사가 진행한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가 남긴 작품은 스케치까지 합하면 700~800 점으로 추정되지만 정확지는 않다. 1914년생인 그가 65년 운명하자 지인들이 가장을 잃은 가족을 위해 유작전을 열어 그림이 헐값에 팔려나갔다. 몇 년 뒤 그림값이 엄청나게 뛸 줄 누가 알았겠는가.
박수근은 화가 시절 곤궁했다. 미군 피엑스(PX)에 근무하며 미국인의 사진을 보며 초상화를 그려주고 받은 돈으로 서울 창신동에 겨우 집 한 칸을 마련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그림책 한 권도 마음대로 사줄 수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박수근을 “어렵고 고단한 시절을 힘겹게 살다 간 대표적인 서민화가”로 일컫는다.
박수근은 책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그림책을 손수 만들었다. ‘평강 공주와 바보 온달’ ‘아버지를 찾는 유리 소년’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등 역경을 이겨낸 고구려 위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아내의 글에 박수근이 직접 그림을 그린 책은 아이들이 고구려 사람들처럼 씩씩하고 용감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을 오롯이 담았다. 최근 그의 딸 박인숙이 글을 다시 써서 그림책을 펴냈는데 바로 ‘박수근의 바보 온달’(사계절)이다.
박수근은 강원 양구군 태생으로 ‘박수근 미술관’도 당연히 양구에 있다. 그림책 작가 김용철은 40년 뒤 양구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고등학생 무렵 박수근의 그림을 처음 보고 양구의 수많은 돌과 바위와 사람을 떠올렸다. 그런 그가 박수근의 유년기 모습을 그림책 ‘꿈꾸는 징검돌’(사계절)에 담았다.
‘꿈꾸는 징검돌’에서는 개울에 놓인 징검돌을 하나하나 건너 꿈같은 그림 세계로 들어가는 소년의 모습이 아름다운 화면에 펼쳐진다. 소년이 복순이를 따라 구경하는 장터 풍경은 실제 박수근 그림의 풍경과 닮았다. 소년이 만나는 복순이, 떡방아를 찧는 아주머니, 할아버지들, 농악대 등도 박수근의 그림에서 익숙하게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5월 26일 파주출판단지 사계절 사옥 ‘사계절 책 향기가 나는 집’에서 두 책의 출간을 기념한 북토크쇼를 열었다. 박인숙과 김용철이 직접 박수근의 그림 세계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방청객은 대부분 가족 단위였다. 이 행사에만 참여하고도 박수근의 삶을 대강 정리할 수 있었다. 적어도 자녀를 애틋하게 생각한 아버지의 따뜻한 정만큼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북토크쇼가 끝난 후에는 월드뮤직그룹 ‘시크릿 오브 아시아(Secret of Asia)’가 평화 그림책 ‘꽃할머니’(권윤덕/ 사계절)의 테마곡 ‘여인의 눈물’(양지석 작곡) 등을 연주하는 ‘책 향기가 나는 음악회’가 열렸다. 대금, 해금, 드럼, 기타, 건반이 어우러진 연주는 책과 음악의 어울림을 선사한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사계절은 3월부터 ‘책 향기가 나는 북토크쇼 · 음악회’를 매월 마지막 토요일 6시에 연다. 매체의 다양화로 광고와 홍보 등 프로모션 효과가 떨어지면서 독자와 좀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충성스러운 독자를 확보하고자 이런 행사를 기획했다고 한다.
최근 출판사들이 개최하는 북토크쇼가 크게 늘었다. 파주출판단지에 사옥을 둔 창비는 2월 서교동에 ‘인문까페 창비’를 열고 매주 인기 저자를 초청해 북토크쇼를 연다. ‘후마니타스 책다방’ ‘카페꼼마’(문학동네), ‘자음과모음’ 등 출판사가 운영하는 북카페뿐 아니라 상상마당 등의 문화공간에서도 북토크쇼가 줄을 잇는다. 몇몇 언론사도 이런 흐름에 가세해 북토크쇼가 가히 출판마케팅의 대세인 시대가 된 듯하다.
*1958년 출생.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학교도서관저널’ ‘기획회의’ 등 발행. 저서 ‘출판마케팅 입문’ ‘열정시대’ ‘20대, 컨셉력에 목숨 걸어라’ ‘베스트셀러 30년’ 등 다수.
박수근은 화가 시절 곤궁했다. 미군 피엑스(PX)에 근무하며 미국인의 사진을 보며 초상화를 그려주고 받은 돈으로 서울 창신동에 겨우 집 한 칸을 마련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그림책 한 권도 마음대로 사줄 수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박수근을 “어렵고 고단한 시절을 힘겹게 살다 간 대표적인 서민화가”로 일컫는다.
박수근은 책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그림책을 손수 만들었다. ‘평강 공주와 바보 온달’ ‘아버지를 찾는 유리 소년’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등 역경을 이겨낸 고구려 위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아내의 글에 박수근이 직접 그림을 그린 책은 아이들이 고구려 사람들처럼 씩씩하고 용감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을 오롯이 담았다. 최근 그의 딸 박인숙이 글을 다시 써서 그림책을 펴냈는데 바로 ‘박수근의 바보 온달’(사계절)이다.
박수근은 강원 양구군 태생으로 ‘박수근 미술관’도 당연히 양구에 있다. 그림책 작가 김용철은 40년 뒤 양구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고등학생 무렵 박수근의 그림을 처음 보고 양구의 수많은 돌과 바위와 사람을 떠올렸다. 그런 그가 박수근의 유년기 모습을 그림책 ‘꿈꾸는 징검돌’(사계절)에 담았다.
‘꿈꾸는 징검돌’에서는 개울에 놓인 징검돌을 하나하나 건너 꿈같은 그림 세계로 들어가는 소년의 모습이 아름다운 화면에 펼쳐진다. 소년이 복순이를 따라 구경하는 장터 풍경은 실제 박수근 그림의 풍경과 닮았다. 소년이 만나는 복순이, 떡방아를 찧는 아주머니, 할아버지들, 농악대 등도 박수근의 그림에서 익숙하게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5월 26일 파주출판단지 사계절 사옥 ‘사계절 책 향기가 나는 집’에서 두 책의 출간을 기념한 북토크쇼를 열었다. 박인숙과 김용철이 직접 박수근의 그림 세계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방청객은 대부분 가족 단위였다. 이 행사에만 참여하고도 박수근의 삶을 대강 정리할 수 있었다. 적어도 자녀를 애틋하게 생각한 아버지의 따뜻한 정만큼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북토크쇼가 끝난 후에는 월드뮤직그룹 ‘시크릿 오브 아시아(Secret of Asia)’가 평화 그림책 ‘꽃할머니’(권윤덕/ 사계절)의 테마곡 ‘여인의 눈물’(양지석 작곡) 등을 연주하는 ‘책 향기가 나는 음악회’가 열렸다. 대금, 해금, 드럼, 기타, 건반이 어우러진 연주는 책과 음악의 어울림을 선사한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사계절은 3월부터 ‘책 향기가 나는 북토크쇼 · 음악회’를 매월 마지막 토요일 6시에 연다. 매체의 다양화로 광고와 홍보 등 프로모션 효과가 떨어지면서 독자와 좀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충성스러운 독자를 확보하고자 이런 행사를 기획했다고 한다.
최근 출판사들이 개최하는 북토크쇼가 크게 늘었다. 파주출판단지에 사옥을 둔 창비는 2월 서교동에 ‘인문까페 창비’를 열고 매주 인기 저자를 초청해 북토크쇼를 연다. ‘후마니타스 책다방’ ‘카페꼼마’(문학동네), ‘자음과모음’ 등 출판사가 운영하는 북카페뿐 아니라 상상마당 등의 문화공간에서도 북토크쇼가 줄을 잇는다. 몇몇 언론사도 이런 흐름에 가세해 북토크쇼가 가히 출판마케팅의 대세인 시대가 된 듯하다.
*1958년 출생.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학교도서관저널’ ‘기획회의’ 등 발행. 저서 ‘출판마케팅 입문’ ‘열정시대’ ‘20대, 컨셉력에 목숨 걸어라’ ‘베스트셀러 30년’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