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 한 맨션 건물 벽면에 그려진 그래피티.
이번 전시는 대구시립미술관 건립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열렸다. 대구시립미술관 건립 계획은 지난 10년간 답보상태에 있다가 올 봄 들어서야 재가동됐다.
전시회가 열리는 장소는 흔히 생각하는 일반적인 전시장이 아니다. 대구 도심의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인근 우리들병원 건물 1·2층, 대구 최고 번화가인 동성로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THAT’ 등이다. 여기에 불에 탄 흔적이 있는 텅 빈 맨션 건물의 안팎이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이색적이다.
이번 전시는 대구를 또 다른 국제적 교류의 중심으로 바꿔놓았다. 대구 출신 작가들을 포함해 서울 경기 대전 광주 부산 등 다른 지역 작가 40여 명과 베이징과 상하이, 교토와 도쿄, 타이베이 등 동북아시아 도시에서 활동하는 작가 1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작가들은 10여 명의 ‘그래피티(graffiti·스프레이 등으로 벽에 그림을 그리는 힙합문화의 일부분) 아티스트’들이다. 그동안 현대미술계와 거리를 두었던 이들은 5층짜리 맨션 건물을 그래피티로 뒤덮고 실내 전시장에서도 발군의 순발력과 폭발적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다른 작가들은 주로 대구를 소재로 다루는 예술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대구의 자연생태나 도시생태, 중심과 주변, 일상 등을 독특한 상상력과 표현방법을 사용해 그려내고 있는 것.
일본 안테나 그룹의 ‘국채보상’ 퍼포먼스.
대구시내 곳곳에 내걸렸던 플래카드를 모아 공원에 설치한 정재철의 설치작업, 대통령선거 예비후보로 출마한 김윤환의 행동주의 예술, 10년 전 헤어진 대구 애인을 찾는 광고를 낸 정원연의 작업 등이 특히 눈길을 끈다.
국채보상공원에서 돈을 나눠주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교토의 안테나 그룹은 100년 전 국채보상공원의 맥락을 현대적 의미로 되살린다. 예술공작소는 버려진 물건들로 조형물을 만들고 시민이 참여하는 예술재생 프로젝트를 벌인다. 이번 전시는 10월19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