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전문가만의 리그’로 알려졌던 장외시장에 눈을 돌리는 초보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무엇보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우량주들이 단기간에 급상승하면서 소심한 개미는 쳐다보기조차 힘든 ‘귀하신 몸’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장외시장 우량주 발굴’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저위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동안 장외시장은 거래소나 코스닥이 아닌 ‘틈새 투자’ 또는 성공률 5%의 IPO(기업공개)를 기다리는 ‘고위험’ 시장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생명보험회사의 상장안이 승인되면서 장외시장에 묻혀 있던 숨은 우량주가 대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다가 IPO를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된 종목이 적지 않았지만, 최근 금호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등 장외시장에 포진된 주요 보험사의 주가가 1년 전에 비해 3~4배 급등해 장외시장의 진가를 널리 알린 것.
그럼, ‘고수익’은 그렇다 치고 ‘저위험’의 근거는 무엇일까. 프리스닥의 정인식 대표는 “장외시장 우량주들은 거래소 종목과 달리 시장 흐름을 덜 타는 종목이 대부분”이라면서 “실적이나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짠다면 ‘저위험 고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주식시장이 불황에 빠졌던 시기에도 장외 우량주들의 주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 또한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종목이 많아 배당률이 높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이처럼 매력적인 장외시장이 그동안 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을까. 38커뮤니케이션의 이경렬 이사는 “말 그대로 ‘장외(시장 밖)’에 존재하는 또 다른 시장이기 때문에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의 평가에서 비켜서 있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매매가 쉽지 않아 현금화가 어렵다는 점도 지적되곤 한다.
주식시장 불황에도 장외 우량주 변동 적어 ‘저위험’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이면 뭔가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실제로 거래소에서 퇴출된 부실기업이나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종목이 장외시장에 다수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상장이 급하지 않은 삼성SDS, SK C·C, 보광훼미리마트 등 알짜 회사들은 물론 한때 부실했지만 지금은 초우량주로 거듭난 현대캐피탈, 현대삼호중공업 같은 종목들이 포진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삼성생명, 현대택배, SK텔링크 등 대기업 관련주를 비롯해 게임, 바이오, 홈쇼핑 등 유망 신규 업종도 있다.
지금 당장은 이들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상장될 경우 큰 폭의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박 종목으로 탈바꿈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장외시장이 재테크의 또 다른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그러나 일반인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는 점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무엇보다 장외시장은 투자 절차가 번거롭다는 점 때문에 주식전문가나 장기투자자의 관심 영역에 그치고 있다.
장외시장에 투자하려면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증권사에 계좌 개설이 필수적이다. 매매할 종목을 정하면 장외주식 매매정보 사이트를 통해 시세, 매도, 매수자 등을 확인하고 매매자 간 연락을 취해 가격과 수량을 협상하면 된다. 예전에는 거래 당사자들이 직접 만나 주식 실물과 주주 명부를 확인했지만, 요즘은 딜러를 통한 비(非)대면 거래도 활발해졌다.
일반적인 거래 형태는 전체 금액의 10%를 계약금으로 낸 뒤 주식을 받고 잔금을 치르는 것이다. 대금 송금 전에 상대방이나 딜러의 회사 또는 집의 유선전화 번호와 매매사이트 회원가입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전상희 38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철저하게 당사자 간 거래인 만큼 조심하지 않으면 사기를 당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장외시장 투자를 가로막는 더 큰 문제는 투자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회사들이 증권사나 언론의 평가 대상에서 비켜나 있기 때문에 투자자가 분석자료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회사 비전, 상장계획, 경영자의 자질, 업황 전망, 실적, 관련 기업이나 경제 뉴스 등 판단에 참고가 될 만한 정보를 취합한 뒤 철저히 분석하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차익 20%의 양도세, 유사시 현금 확보 어려움 등 ‘단점’
유사시 현금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이는 장외시장이 주식시장보다 거래량이 적고 활성화가 덜 됐기 때문이다. 장외 주식의 경우 양도 차익의 20%(중소기업 10%)를 양도소득세로 납부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장외시장에서 단타 매매가 불가능한 또 다른 이유다.
하지만 주식 전문가들은 “거래소나 코스닥이 뜨면 그 다음에는 반드시 장외시장이 뜬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량주라면 환금성에 대한 고민은 접어둬도 좋다. 한국의 개미투자자들이 가진 고질병이 바로 ‘뒷북’을 치는 것인데, 투자자라면 장외시장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마인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프리스닥 정인식 대표 | 1. 삼성생명보험 :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 보험업법 개정 논의에 따른 대형화 2. 현대카드 :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 성공적인 턴어라운드 3. 현대삼호중공업 : 예상실적 호전, 보유유가증권 평가차익 기대 4. 보광훼미리마트 : 국내 최대 점포망 보유, 오너경영체제 전환, 배당수익률 양호 5. 삼성네트웍스 : 인터넷전화업계의 선두주자 |
피스탁 차원식 팀장 | 1. 동양생명 : 2008년 상장 예정, 실적 증가 지속, 보험업법 개정 2. 삼성SDS : 국내 SI 1위 업체, 수익성 및 성장성 우수 3. 현대아산 : 국내 대표적 남북경협수혜주, 장기투자 적합 4. SK인천정유 : 가파른 영업실적 향상, SK에너지와 합병 예정 5. 농수산홈쇼핑 :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 ROE 및 영업이익률 30% |
38커뮤니케이션 서상기 대표 | 장외시장의 대표적인 저PER* 종목 *PER(주가 수익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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