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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밸리 포도밭 가운데 가장 우수한 밭을 꼽으라면 단연 오크빌(Oakville) 마을에 위치한 투 칼론(To Kalon)이다. 145만m2크기의 이 밭은 1800년대 중반 개발됐다. 지금은 몇몇 소유주가 나눠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 와인 생산자지만, 앤디 벡스토퍼(Andy Beckstoffer)는 와인을 만들지 않고 포도를 판다. 그런데 벡스토퍼가 받는 포도 가격이 놀랍다. 그는 포도 톤당 가격으로 구매자가 만드는 와인 한 병 값의 175배를 받는다. 나파밸리 최고급 와인 가격이 300달러(약 35만9600원)가량임을 감안하면 톤당 5만 달러(약 6000만 원)가 넘는다. 포도 1t으로 와인을 700병 정도를 만드니 병당 포도 값만 약 8만6000원인 셈이다. 실제로 투 칼론의 포도로 만든 와인 가운데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것은 최소 60만~70만 원을 호가한다. 비싼 가격이 이해는 가지만 쉽게 사 마실 수 없을 거란 생각에 기분이 씁쓸하다.
하지만 포기하기엔 이르다.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가 투 칼론 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은 10만~2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팬층이 두꺼운 몬다비 와이너리는 투 칼론 밭의 70%를 소유하고 있다. 1966년 와이너리를 설립하기 위해 포도밭을 찾던 몬다비는 투 칼론의 우수성을 바로 알아봤고, 당시 밭이 그다지 비싸지 않아 많은 밭을 사들일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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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칼론은 그리스 말로 ‘빼어나게 아름답다’는 뜻이라고 한다. 포도밭 풍광이 아름다워서일까. 이름의 유래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다정한 사람과 향기로운 와인을 나누는 시간이야말로 인생을 장식하는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사실이다. 문득 몬다비 와인을 한 병 챙겨 들고 그리운 벗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