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하의 연인’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대통령의 딸 재희와 강력계 일선형사 상현(김주혁)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 여기에 이들의 사랑을 방해할 제3의 인물이 등장하리라는 것은 그간 ‘드라마 좀 봤다’는 이들이라면 쉽게 눈치 챌 수 있는 설정이다. 제2의 ‘파리의 연인’을 꿈꿨던 김정은 주연의 ‘루루공주’가 개연성 없는 스토리와 황당한 캐릭터로 구설에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프라하의 연인’이 선전할 수 있을지는 상당한 관심사다. 이에 대해 신 PD와 김 작가는 모두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김 작가는 “‘파리의 연인’의 기본 골격(유럽 도시가 배경,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 등)을 그대로 사용해 시청자들이 식상해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드라마는 드라마다. 갖지 못한 사랑이 더 가치 있고 절실해 보인다. 둘의 신분 차이는 극적 사랑을 보여주는 장치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상처 입은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지독히 사랑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다. ‘프라하의 연인’은 ‘파리의 연인’과 같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로맨틱 멜로드라마”라고 밝혔다.
시사회에서 첫회 분을 본 많은 이들은 ‘프라하의 연인’이 ‘루루공주’만큼 설득력이 없진 않다는 평을 내놓았다. 하지만 트렌디 드라마의 진부한 공식으로만 가득 찬 ‘루루공주’의 실패는 ‘프라하의 연인’ 제작진이 깊이 유념해야 할 일이다. ‘루루공주’는 지명도 있는 배우와 화려한 이국 풍경, 가슴 떨리는 사랑 이야기라도 새로움과 진정성 없는 안일한 ‘공식’만으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음을 보여준 ‘고마운’ 작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