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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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막기 첫걸음은 ‘중국 바로 알기’

  • 입력2004-02-27 13: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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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왜곡 막기 첫걸음은 ‘중국 바로 알기’
    이 시대의 새로운 지적 흐름을 사안별로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살림 지식총서’에서 중국 관련 책 9권을 한꺼번에 펴냈다. 오늘의 중국인을 만든 사상과 문화에 관련된 책들이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최광식 지음) ‘중국인의 정체성’(강준영) ‘중국의 문화코드’(강진석) ‘중국 사상의 뿌리’(장현근) ‘화교’(정성호) ‘중국인의 금기’(장범성) ‘무협’(문현선) ‘중국 영화 이야기’(임대근) ‘경극’(송철규) 등은 중국에 대한 일반인들의 궁금증을 상당 부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눈에 띄는 책은 최광식 고려대 교수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최근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에 편입하기 위해 ‘동북변강의 역사와 현상에 대한 연속 연구공정’(이하 동북공정 東北工程)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고구려 역사’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은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따라서 고구려사를 왜곡하려는 중국의 숨은 의도와 논리, 그리고 그에 대한 우리의 대응 논리를 종합적으로 다룬 이 책에 먼저 눈길이 간다.

    고구려사 왜곡의 주요 내용은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이었고, 고구려인은 당나라에 흡수됐다는 것이다. 만일 중국의 주장대로 고구려사가 중국사의 일부라면 고조선과 발해까지도 한국사에서 제외돼 우리 역사가 시간적으로 2000년, 공간적으로 한강 이남으로 축소될 수 있다. 최교수는 이에 대해 “한국사의 근본 체계를 부정하는 것이며, 그 결과 우리의 정체성이 상실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은 ‘동북공정’이 단지 학술적 프로젝트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엄청난 예산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를 중국의 주요 요인들이 주도하는 점으로 봐 정치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최교수는 이에 대해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남북이 공조하고, 국제사회의 지지 여론 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민관 합동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우리에게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을 요구하고,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국을 더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거대 국가 중국을 수천년간 지탱해온 역사와 전통, 문화 등에 대한 체계적 인식이 필요한 것이다. 때마침 나온 ‘살림총서’의 중국 관련 책들이 이에 대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살림출판사측은 조만간 중국의 역사와 정치, 국제관계 등을 다룬 책들도 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2월14일 한국소설가협회 소속 회원 50여명이 서울 중구 명동 옛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의 고구려사와 발해사 왜곡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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