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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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적 성애 장면 많다” 수입 불허 … 사전심의제 부활?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4-02-04 14: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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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나 미국 사람들은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볼 수 없는 성애 장면이란 어떤 것일까. 제4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조치에 따라 영화사 ‘백두대간’이 올 1월2일 수입을 신청해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상영되는 일본 성인영화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도쿄 데카당스’(원제 토파즈)가 ‘변태적 성애 장면이 많다’는 이유로 수입이 불허됐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관객 등급을 내주기 전에 거치도록 돼 있는 수입추천소위원회는 “이 영화에 변태적인 성애 장면이 지나치게 자주 등장하고 묘사의 수위가 높아 국민 정서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수입 추천을 반려했다.

    ‘도쿄 데카당스’는 소설가이자 감독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은 무라카미 류가 자신의 소설 ‘토파즈’를 직접 영화화(1992년)한 작품. ‘사도 마조히즘’ 클럽에서 일하는 한 여성이 클럽을 찾는 엘리트 샐러리맨들 및 야쿠자들과 피학, 가학적인 성관계에 빠지게 된다는 줄거리로, 숨막힐 것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대 일본인들의 정신적 공허를 그렸다는 평을 받으며 베를린 영화제에 출품되기도 했다.

    ‘도쿄 데카당스’를 수입하려던 ‘백두대간’은 ‘아타나주아’ 등 비상업 예술영화를 수입, 배급해온 영화사로 마케팅 담당자는 “포르노가 아니기 때문에 수입 추천이 반려되리라고는 예상을 못했다. 그래서 구체적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라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심의가 폐지되었는데도 수입 추천제가 사실상 사전심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입증된 셈이어서 ‘도쿄 데카당스’ 파문은 영화계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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