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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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과 크로스오버 … 天上의 소리에 ‘감탄 절로’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3-09-25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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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곡과 크로스오버 …   天上의 소리에 ‘감탄 절로’
    광화문 교보문고 안의 음반매장인 ‘핫트랙스’의 클래식 매장에는 두 소프라노의 음반 판매대가 마주보고 있다. 홍혜경(왼쪽)의 한국 가곡 음반인 ‘코리안 송’(버진)과 신영옥(오른쪽)의 음반 ‘마이 송’(유니버설)이다.

    홍혜경과 신영옥은 그동안 조수미와 함께 한국 소프라노 ‘빅3’로 자주 거론되어왔던 성악가들. 그러나 해외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탓에 국내 팬들은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런 두 소프라노가 약속이라도 한 듯 올 가을 나란히 음반을 내 성악 애호가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하지만 음반으로 두 소프라노의 우열을 가리기는 어려울 듯싶다. 음반의 성격이 전혀 딴판이기 때문. 9월1일 전 세계에 동시 출시된 홍혜경의 ‘코리안 송’ 음반은 신선함이라는 측면에서는 약간 실망스럽다. ‘가고파’ ‘그리운 금강산’ ‘수선화’ ‘그대 있음에’ 등 수록곡들이 전형적인 1980년대 ‘가곡의 밤’ 분위기다.

    그러나 음반을 들어보면 왜 홍혜경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여왕’이라는 상찬을 받는지를 금세 알 수 있다. 당당하고도 힘찬 발성, 샘물처럼 솟아나는 성량, 조금도 흔들리거나 불안하지 않은 안정된 음정…. 무엇보다 트럼펫처럼 ‘짱짱하게’ 뻗어나가는 고음부에 이르면 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일급 성악가답게 딕션도 정확하기 그지없다. 다만 한국 가곡 특유의 여리고 처연한 느낌이 잘 살아나지 않는 점이 옥의 티다.

    ‘코리안 송’이 홍혜경이 이룬 음악적 성과를 확연히 보여주는 음반이라면, 8월14일 출시된 신영옥의 ‘마이 송’은 한 템포 쉬어가는 음반이다. 우선 가요 ‘얼굴’, 흑인영가 ‘깊은 강’, 아일랜드 민요 ‘그 여름의 마지막 장미’ 등 선곡부터가 크로스오버 음반에 가깝다. 신영옥은 음반 첫 곡인 ‘The Water is Wide’부터 성악적 발성을 포기하고 재즈처럼 가벼운 터치로 노래한다. 그런데 이런 방식이 뜻밖일 정도로 신영옥에게 잘 어울린다. 동요 ‘별’이나 지미 오스몬드의 ‘마더 오브 마인’ 등 신영옥이 리틀엔젤스 단원 시절 해외 순회공연 때 부른 노래도 여럿 포함되어 있다. 마치 신영옥의 어린 시절을 살짝 엿보는 듯 아련한 느낌을 주는 것이 이 음반의 매력이다.



    두 소프라노는 음반에 이어 무대에서도 대결을 펼친다. 홍혜경은 9월18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순회 독창회를 열고 있으며 신영옥은 9월18일부터 10월4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오페라 ‘리골레토’에 이어 10월15일 호세 카레라스와 듀엣 공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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