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뭍에서 채소류가 4계절에 따라 다르듯 물밑에서도 맛을 배는 생선 종류가 따로 있다. 따라서 남쪽 해안가에서 여름(6∼8월) 한철은 갯장어(하모)철이다. ‘여름 감숭어는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은 이 말이다. 갯장어는 뱀장어(우나기)와 비슷하며 남해안 지방에서는 예로부터 약장어 또는 참장어라 해서 여름 부중에는 쌀을 넣어 중탕을 하기도 했다. 특히 이질·설사 배앓이에 대한 약으로 썼기에 ‘약’이나 ‘참’이 붙어 된 이름이기도 하다.
더위가 수그러드는 8월 말쯤은 맛이 없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일본 관광객들은 여름이 오면 남쪽 항구, 특히 여수항으로 몰려들곤 한다. 이른바 ‘하모 유비끼’ 사냥이다. 유비끼란 말은 샤브샤브(꿩)와 같은 개념으로 쓰이는 일본말인데, 그 유래를 보면 몽고→제주→일본으로 들어가 정착한 이음(異音)형태의 말이다. 황량한 초원지대의 꿩이 겨울의 입맛이라면, 알을 뿜어 맛이 없는 여름 물밑의 생선들과는 달리 하모는 이때가 제철이기 때문이다. 뱀장어나 붕장어와는 달리 고단백, 저지방, 비타민A, 칼슘, 인의 함량으로 콜레스테롤이 걱정 없는 음식이다.

황승태 상무의 말에 따르면 갯장어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 양은 달걀 10개와 맞먹고, 5ℓ의 우유와 같다니 가히 비타민과 칼슘의 보고라 할 것이다. 황상무는 이 자양강장 식품이 서울 한복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식품으로 등장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털어놓는다.
잠수기 회 타운 강길용 이사가 들려주는 ‘여수 해양 엑스포 2010년’ 프로젝트에 따르면, 여수는 세계 어느 항구도시보다 천혜의 지형조건이 월등한 곳이다. 더구나 최근에 발칵 뒤집어진 사도(沙島)와 추도의 ‘공룡 발자국’만 가지고도 세계의 으뜸이다. 또 사도와 추도를 잇는 모세의 기적, 이른바 홍해 현상도 진도 것보다 월등하고 그 길이만도 800m에 이른다고 한다.
공룡 박물관이 최초로 들어서고 이곳에서 영등굿이 벌어지고, 남도·거문도·백도까지 이어지는 해상공원은 그의 말대로 세계 최상의 열린 무대가 될 공산이 크다. 특히 순천의 신성포(해룡) 왜성(倭城)에서부터 소라면·화양면·남면·서호 등의 해안도로 풍광은 감추어진 채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신비의 해변길이다. 이 해변길을 아끼는 필자로서는 드러내주고 싶지 않은 풍광이지만 그렇다고 드러나지 않으란 법이 있겠는가. 세상이 이만큼 빨리 변하는데….
갯장어 흐벅진 회를 들고, 인삼·대추를 넣은 뽀얀 진국물에 그 살점을 설익혀 드는 샤브샤브의 맛은 그대로 설겅설겅한 입맛이다. 특별히 황승태 상무가 개발한 ‘해삼창(구노와다)+우렁쉥이 무침’은 향이 독특한 일품요리지만 아직은 ‘상표’가 없는 디저트다. 또 해삼 샤브샤브도 서비스로 나오니 ‘잠수기 회 타운’이 ‘해양엑스포 2010’을 앞두고 그 명성에 걸맞은 음식점이 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