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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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영화가 좋은 영화지요”

  • 입력2005-01-07 1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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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 영화가 좋은 영화지요”
    스스로 현역 코미디 감독들 중 가장 ‘막가파식 코미디’를 한다고 말하는 김상진 감독(34). 그는 강우석 감독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 99년 연출작 ‘주유소 습격사건’과 올해 개봉한 ‘신라의 달밤’이 모두 성공하면서 충무로의 확실한 ‘흥행감독’으로 떠올랐다.

    “이번엔 관객층을 좀 넓혀보고 싶었어요. 친구 간의 우정, 경주라는 추억의 공간을 활용해 30, 40대 관객들도 보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강우석 감독 밑에서 대여섯 작품을 함께 만든 김감독은 스승인 강우석 감독에게서 코미디 연출에 필요한 순발력과 리듬감을 배웠다고 말한다. “중학교 다닐 때부터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연극영화과에 들어갔는데, 남들이 다 훌륭하다고 하는 고전영화는 도통 재미도 없고 졸립기만 했어요. 애초에 그런 쪽은 내가 할 영화가 아니다 싶었죠.”

    일찌감치 코미디로 관심을 돌린 그는 독특한 캐릭터와 극단적 상황 설정이 돋보이는 영화로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사회의 아웃사이더들이 주유소에서 왕이 되는 등 서로의 역할을 뒤집는 데서 오는 코미디가 ‘주유소~’라면, ‘신라의 달밤’은 인물의 불일치에서 비롯하는 아이러니가 웃음의 주성분입니다.” 만드는 영화마다 ‘철학과 가치관의 부재’라는 혹평을 듣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재미있는 영화가 곧 좋은 영화’라는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괜히 그런 걸 의식해 영화가 심각해지는 건 제가 못 참아요. 그저 남녀가 데이트하다 ‘영화나 볼까’ 하고 선택해서 낄낄거리며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면 충분해요. 꼭 뭔가가 남아야 좋은 영화인가요?” 너무 가벼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김상진표 코미디’가 지금의 관객들에게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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