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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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영어 뚫기 여섯 가지 비결

  • < 정철/정철언어연구소 소장 www.jungchul.com >

    입력2005-01-10 1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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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몇 회 동안 필자가 옛날에 영화를 통째로 암기하면서 영어 공부하던 얘기를 들려드렸다. 이 경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 나라처럼 영·미 사람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기회가 적은 상황에서는 미국 영화도 잘만 이용하면 훌륭한 영어 교과서가 될 수 있다.

    영화로 영어 공부할 때 유의할 점 여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영화를 잘 선택할 것.

    영화가 좋다고 해서 아무 영화나 마구잡이로 공부하면 안 된다. 될 수 있는 대로, 전쟁영화나 경찰 수사극 또는 깡패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는 피하는 것이 좋은데, 말 없는 장면이 많아 짜증나고, 특히 상스러운 욕이 너무 많이 나와 배울 것이 별로 없다. 사랑·질투·갈등·복수 등이 얽혀 있는 사랑영화가, 감정이 진하게 배어 있는 대사들이 많아 영어 공부에 좋고, 또 가볍고 재미있는 희극영화도 재치 있는 표현들이 많아 좋다.

    둘째, 대본 없이는 절대로 공부하지 말 것.



    청취력 향상을 위해 받아쓰기를 해볼 수도 있으나,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는 잘 못 알아들은 것이 평생 그냥 굳어질 수도 있다. 영화대본은 대형 서점에 가면 영화 코너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셋째, 영어에 능통한 선생에게 배울 것.

    구어체 영어에는 자기가 그냥 짐작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뜻으로 쓰인 말이 많다. 시중에 보면 영화 대본과 번역이 실린 책들이 나와 있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는데, 저자가 어떤 사람인가를 확인하고 될 수 있으면 영어와 한국어 양쪽에 능통한 사람에게 감정(鑑定)을 받은 뒤 공부하는 것이 좋다.

    넷째, 실력이 모자라면 좀더 기초를 닦은 뒤에 공부할 것.

    영어의 기본이 부실한 상태에서 하는 공부는 고통스럽기만 할 뿐이고 제대로 실력도 늘지 않는다.

    다섯째,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들을 것.

    대본의 내용을 이해한 뒤에는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들어 그 발음·억양·느낌·내용 등이 마치 우리말을 듣는 것처럼 편안하게 느낄 때까지 듣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타고 시동을 걸면 무조건 영화녹음이 나오게 한다든가, 출퇴근이나 등하교 때 휴대용 녹음기로 음악 같은 것을 듣는 대신 영화 테이프를 듣고, 심지어 잠자리에서 잠들기 직전까지 듣는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계속 들어 머릿속에 완전히 ‘파일’로 저장하도록 한다.

    여섯째, 될 수 있으면 한 편 정도는 통째로 외워볼 것.

    일단 시작했으면 마음을 독하게 먹고 한 편 정도는 통째로 외워보는 게 좋다. 왜냐하면 좋은 영화를 한 편 통째로 외운다는 것은 단순히 영화를 한 편 외운 것이 아니고, 영어가 가지고 있는 거의 모든 어휘·문법·발음·감정 등을 몽땅 산 채로 머릿속에 ‘파일’로 저장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오는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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