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구본창이란 이름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의 활동은 광고·패션과 같은 상업사진분야에서 순수사진에 이르기까지 사진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 특히 길지 않은 우리 나라 현대사진의 역사를 되짚어 볼 때 그는 1세대 유학파 작가로서 이른바 ‘만드는 사진’(making photo)의 선구자로 알려졌다. 6월24일까지 로댕갤러리에서 열리는 구본창의 대규모 개인전은 198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20여 년에 걸친 작가의 작품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되짚어 볼 수 있는 전시다.
구본창은 집안의 반대로 미대에 진학하지 못하고 경영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해 평범한 직장생활을 했지만 예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독일지사 근무를 자원해 독일로 떠났다. 그곳에서 회사일을 하면서 미술대학에 진학한 그는 우연히 사진에 접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사진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치게 된다.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1980년대 우리 나라 사진계는 지금과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 사진계는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아마추어리즘을 고수하는 경직된 분위기로 우물 안 개구리 식의 구태의연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구본창의 사진은 파격적인 형식과 내용의 자유로움으로 당시 사진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면서 곱지 않은 눈길을 동시에 받았다. 인화지를 불로 태우는가 하면 그 위에 흠집을 내고, 칼로 자르고, 핀을 꽂등 전통적인 사진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자유로운 형식실험과 개인사적인 모티프에서 출발한 사소한 주제에서부터 생명체의 삶과 죽음에 대한 심각한 주제에 이르기까지 그가 갖는 관심의 진폭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 내용을 살펴보면,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작가 자신을 촬영한 ‘열두 번의 한숨’ 연작은 자화상을 통한 내면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일분 간의 독백’과 ‘긴 오후의 미행’은 대상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이 작품에는 귀국 후 변해버린 서울의 풍경과 그 속에 적응하지 못하는 작가의 방황·좌절·절망이 일상적이고 무의미한 풍경들로 무덤덤하게 기록되어 있다. 작은 사이즈의 인화지를 재봉틀 바느질로 이어 붙여 한 장의 대형 작품으로 인화한 ‘태초에’ 라는 연작도 볼 수 있는데, 작가는 “겹겹이 쌓인 여러 장의 인화지로 삶의 무게를, 그리고 신체 이미지 위에 상처를 남기는 재봉선의 바늘 자국을 통해서는 삶의 상처를 은유하려 했다”고 작품의도를 설명한다. 특히 이 작품은 무한히 복제 가능한 사진의 ‘복수성’을 거부하면서 ‘유일성’을 추구한 작가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시리즈다.
이와 같은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관심사는 일종의 설치작품 형태로 디스플레이된 ‘굿바이 파라다이스’ 시리즈를 통해 생명과 환경에 대한 문제로까지 자연스럽게 넓혀졌음을 볼 수 있다.
구본창은 집안의 반대로 미대에 진학하지 못하고 경영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해 평범한 직장생활을 했지만 예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독일지사 근무를 자원해 독일로 떠났다. 그곳에서 회사일을 하면서 미술대학에 진학한 그는 우연히 사진에 접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사진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치게 된다.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1980년대 우리 나라 사진계는 지금과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 사진계는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아마추어리즘을 고수하는 경직된 분위기로 우물 안 개구리 식의 구태의연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구본창의 사진은 파격적인 형식과 내용의 자유로움으로 당시 사진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면서 곱지 않은 눈길을 동시에 받았다. 인화지를 불로 태우는가 하면 그 위에 흠집을 내고, 칼로 자르고, 핀을 꽂등 전통적인 사진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자유로운 형식실험과 개인사적인 모티프에서 출발한 사소한 주제에서부터 생명체의 삶과 죽음에 대한 심각한 주제에 이르기까지 그가 갖는 관심의 진폭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 내용을 살펴보면,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작가 자신을 촬영한 ‘열두 번의 한숨’ 연작은 자화상을 통한 내면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일분 간의 독백’과 ‘긴 오후의 미행’은 대상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이 작품에는 귀국 후 변해버린 서울의 풍경과 그 속에 적응하지 못하는 작가의 방황·좌절·절망이 일상적이고 무의미한 풍경들로 무덤덤하게 기록되어 있다. 작은 사이즈의 인화지를 재봉틀 바느질로 이어 붙여 한 장의 대형 작품으로 인화한 ‘태초에’ 라는 연작도 볼 수 있는데, 작가는 “겹겹이 쌓인 여러 장의 인화지로 삶의 무게를, 그리고 신체 이미지 위에 상처를 남기는 재봉선의 바늘 자국을 통해서는 삶의 상처를 은유하려 했다”고 작품의도를 설명한다. 특히 이 작품은 무한히 복제 가능한 사진의 ‘복수성’을 거부하면서 ‘유일성’을 추구한 작가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시리즈다.
이와 같은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관심사는 일종의 설치작품 형태로 디스플레이된 ‘굿바이 파라다이스’ 시리즈를 통해 생명과 환경에 대한 문제로까지 자연스럽게 넓혀졌음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