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Story P]](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5c/41/78/fe/5c4178fe13bad2738de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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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운동권 대학생 연옥(김소정 분)은 최루탄 연기를 피해 들어간 도서관에서 ‘범생이’ 정민(왕보인 분)을 만난다. 이들은 시시콜콜한 개인사를 공유하는 ‘절친’이 돼 상대방의 연애사에도 거침없이 왈가왈부한다. 어느 날 두 사람은 친구의 경계선을 넘고 연인도, 친구도 아닌 모호한 관계가 된다. 긴장감이 없는 미지근한 관계가 지속되는 사이, 정민은 다른 불타는 사랑을 만나 연옥과 관계에 선을 그어버린다. 임신 사실을 알릴 타이밍을 놓치고 딸을 낳은 연옥은 정민이 이혼한 후에야 비로소 딸 이경(백수민·정승혜 분)의 존재를 밝힌다. 허나 이미 느슨한 타성에 젖은 이들은 남녀관계로 발전하지 못한 채 50대 중반이 된다.

무대 연기는 발성 면에서 카메라 연기와 확연히 다르다. 그런데 카메라 연기를 주로 한 탤런트 윤유선은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독보적 존재감을 보여준다.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관객은 각자의 사랑방정식에서 해답을 찾아간다. 상대에게 솔직하지 못해 엇갈린 수많은 시간들로 인해 서로 절절하게 마주할 날도 점점 짧아진다. ‘누가 얼마나 간절하게 사랑하는가’만큼 ‘누가 적절히 타이밍을 맞추는가’에 따라 사랑은 이뤄진다. 사랑의 관건은 솔직한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