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회오리를 위한 텍스트 퍼즐
거센 물살에 휩쓸려 허우적대거나, 사나운 맹수의 공격을 받고 있는 아기 코끼리를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구해내는 엄마 코끼리. 종종 동물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지상에서 가장 큰 동물이기 때문일까. 동요 속 코끼리…
공연칼럼니스트 · 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12월 27일한겨울에 만나는 한여름 밤의 판타지
거리의 성탄절 트리와 알록달록한 조명은 여전하지만, 이제 거리에서 캐럴을 듣기는 어려워졌다. 저작권 문제로 거리에서 음악을 틀 수 없기 때문. 캐럴만 빠졌을 뿐인데 특유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국립극단은 역사와 전통의 명…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12월 13일1930년대 경성 문인들의 애달픈 감성이야기
요즘은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방송을 통해 유명인 혹은 연예인과 팬 사이의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예전에는 팬이 먼발치에서나마 이들을 보려면 콘서트장이나 팬 사인회에 참석해야 했다. 그게 아니라면 팬이 자신의 우상에게 메시지를 …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11월 29일뮤지컬 ‘아이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의 변주
1869년 11월 17일 공사 시작 10년 만에 수에즈 운하가 열렸다. 이 운하는 고대 이집트 시절부터 인근 주민들의 희망이었다. 수에즈 운하는 물류운송항로를 대폭 단축시키며 1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11월 15일선율로 듣는 모험가 랭보와 방랑자 베를렌의 시어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은 국어시간에 프랑스어가 아니라 독일어를 배워야 하는 알자스로렌 지방의 한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보불전쟁(1870~1871) 당시 이 지방의 혼란스럽고 우울한 사회상을 잘 묘사하…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11월 01일이상이 천재인 이유
고흐, 모차르트, 카프카. 모두 예술가 가운데 천재라는 호칭을 받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살아생전에는 부와 명예를 거머쥐지 못했다. 시대를 앞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결국 요절하거나 불우한 삶을 산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인…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10월 18일나이 든 사랑이라고 꼭 지혜롭고 성숙해야 할까
사랑에 관한 수많은 참고서가 있다. 가요, 극, 소설 등 청년부터 장년까지의 사랑을 담은 이야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노년의 사랑에 대해서는 참고서가 없다. 그래서 노년의 사랑은 더 어렵다. 나이 든 사랑은 지혜롭고 성숙…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10월 04일뜨거운 삶의 기운을 받아 폭발하는 청춘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지식을 알려주려 하지 마세요. 가뜩이나 공부하느라 힘든 아이들입니다. 학교에서 맛볼 수 없는 것, 단 한 가지만 가르쳐주세요.” 얼마 전 중학교 자유학기제 예술 수업에 출강했을 때 학교장이 한 당부다. …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08월 30일한일 양국이 빚어낸 환상적인 어린이극
최근 한일 갈등이 깊어지고 있지만 민간교류는 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의 선택과 국민 개인의 선택은 다르다는 인식이다. 한국 인형극단 ‘예술무대산’과 일본 그림자극단 ‘가카시좌’가 공동제작한 인형극 ‘루루섬의 비…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08월 16일“함께, Along with you!”
적어도 공연예술을 즐기려면 말은 트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국내외에서는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영유아를 포함해 다양한 연령대의 어린이를 위한 공연이 열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는 7월 24일~8월 10일 아…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08월 05일관객과 외치는 가슴 뭉클한 자유의 함성
언제부턴가 TV 예능프로그램에 ‘스왜그(Swag)’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 단어의 어원은 영국의 세계적인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로 올라간다. 거장이 연극 ‘한여름밤의 꿈’에서 ‘건들거리며 만끽하다’는 의…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07월 08일유쾌 발랄 솔직하게 사랑을 담은 19禁 연극
서점에 가면 세계 유명 저자들의 다양한 사랑학 개론이 큰 책장을 하나 가득 채우고 있다. 호구지책을 챙기느라 바쁘다 보니 실전이 아닌 책으로 사랑의 미학을 되새기는 사람이 의외로 많기 때문. 하지만 사랑을 간접 경험하려면 책보다 연…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06월 24일불친절한 말괄량이 삐삐
‘청소년’ 하면 자연스레 중고교생이 떠오른다. 하지만 청소년은 11~18세의 성장기 아이를 가리킨다. 초등학교 고학년생도 사실 아동이라기보다 청소년에 가깝다. 이들 10대 초반의 학생을 주 관객층으로 하는 청소년극 ‘영지’(허선혜 …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06월 17일별이 된 아이들이 지켜주는 우리
2014년 4월 16일 제주로 가던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304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일어났다. 희생자 중에는 수학여행을 떠나던 단원고 학생들도 있었다. 어린 학생들의 죽음에 한동안 대한민국은 죄책감에 빠졌다. 연극 ‘명왕성에서’는 세…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05월 27일하늘 같은 스승의 은혜를 배반한 제자
스승과 제자는 가르치고 배우는 것에만 그치는 관계가 아니다. 마치 가족처럼 사랑과 공경이라는 미덕이 요구된다. 이 모순적 관계를 다른 각도에서 조망하는 연극 ‘단편소설집’이 2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단편소설집’은 현재 미국에서 …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05월 10일욕망의 대상, 위화감의 척도가 된 아파트에서
아파트는 한국인에게 주거 공간인 동시에 계층을 나타내는 도구다. 위치한 지역과 아파트 가격, 브랜드에 따라 주변의 시선이 달라진다. 대다수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비싸고, 알려진 아파트에 사는 것을 선호한다. 동시에 자신이 사는 아파…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04월 30일갈릴레이의 ‘지구는 돈다’는 확신
20세기 폭력·광기에 대항하는 저항과 변혁의 세상을 실천하려 했던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는 나치 정권을 피해 덴마크에 망명해 있던 중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우라늄 원자핵 분열 반응 실험에 성공해 원자탄 …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04월 15일'아름다운 청년’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서울 종로5가 동대문종합시장과 을지로6가 평화시장을 연결하는 청계천 버들다리(전태일다리)에는 한 청년의 상반신 동상이 세워져 있다. 축 처진 어깨, 구겨진 옷, 주름진 손이 인상적인 동상의 주인공은 고(故) 전태일(1948~1970…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04월 04일웃음 뒤에 숨겨진 현대인의 민낯
현대인과 동물원 동물들의 공통점은 고립이다. 철창 안의 동물처럼 소외되고 단절된 현대인은 자기만의 세상에 적막하게 갇혀 있다. 왜 이렇게 됐으며 이 고독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에 대한 해답을 주는 블랙코미디 연극이 한창 공연 중…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03월 21일카툰처럼 포착한 격동의 세월
올해는 기미년 3·1운동이 일어난 지, 그리고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주년 되는 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은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같은 시간 서울 탑골공원에서 독립…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2019년 03월 0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