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국립극단]
‘록앤롤’은 1968년 체코 민주화 시위인 ‘프라하의 봄’부터 1989년 공산정권을 무너뜨린 ‘벨벳혁명’까지, 로큰롤에 심취했던 얀(이종무 분)의 긴 여정을 담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과정을 밟던 얀은 고국의 절박한 상황을 듣고 지도교수 막스(강신일 분)의 간곡한 만류도 뿌리친 채 체코로 향한다. 그러나 6개월 만에 당시 소련은 탱크를 앞세워 ‘프라하의 봄’을 무참히 짓밟았다. 이에 반발한 청년 뮤지션들은 록그룹 ‘플라스틱 피플(The Plastic People of the Universe)’을 결성했다. 공산치하에서 서양 록 음악은 금지곡이었다. ‘플라스틱 피플’은 비밀공간에서 게릴라처럼 불시에 공연하고 사라졌다. 이들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1976년 체코 당국은 ‘플라스틱 피플’을 사회체제를 위협하는 존재로 규정하고, 이들을 ‘평화 파괴죄’라는 요상한 죄목으로 체포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록 그룹에 대한 탄압을 지켜본 체코 지식인들의 가슴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1977년 그들은 표현의 자유와 인권을 주창하는 ‘ 77헌장’을 발표하고, 이후 지속적인 민주화 운동으로 대항했다. 이는 12년 뒤 비폭력 ‘벨벳혁명’으로 이어졌다. 로큰롤에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고초를 겪은 얀에게도 자유의 봄이 찾아오고, 케임브리지대에 들른 그는 막스 교수의 딸 에스메(정새별 분)와 재회한다.
[사진 제공 · 국립극단]
록 음악의 정수를 음미하며 연극을 감상하려는 로큰롤 팬이라면 실망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귀를 의심할 정도의 음질은 로큰롤의 주옥같은 전설들을 시각에만 한정되게 한다. 200분의 공연 중 유일한 전자기타 라이브 연주였던 마지막 장면에서도 배우들의 어색한 동작과 기타 연주는 ‘록앤롤’이라는 연극 제목을 무색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