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한 파트리크 제스탱이 에썽스 다섯 빈티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위) 에썽스 양조의 중심 역할을 하는 샤토 벨그라브. [사진 제공 · 김상미, 사진 제공 · ㈜하이트진로]](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5b/db/db/62/5bdbdb620436d2738de6.jpg)
한국을 방문한 파트리크 제스탱이 에썽스 다섯 빈티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위) 에썽스 양조의 중심 역할을 하는 샤토 벨그라브. [사진 제공 · 김상미, 사진 제공 · ㈜하이트진로]
두르뜨는 1840년부터 와인사업을 해온 집안이다. 와인 도매상으로 자리 잡은 이들은 1929년부터 와이너리를 매입하며 와인 생산에도 관여하기 시작했다. 벨그라브(Belgrave)와 그랑 바라이 라마젤 피작(Grand Barrail Lamarzelle Figeac)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특급 샤토 외에도 두르뜨는 현재 보르도 곳곳에 샤토를 아홉 개나 보유하고 있다.
1990년대 말 두르뜨의 오너이자 최고경영자인 파트리크 제스탱(Patrick Jestin)은 ‘꿈의 와인’을 계획했다. 보르도 곳곳에서 생산한 최고급 와인을 섞어 이상적인 와인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아홉 개 샤토 가운데 벨그라브, 그랑 바라이 라마젤 피작, 르 보스크(Le Boscq), 라 가르드(La Garde)를 선정해 특별 지시를 내렸다. 밭 가운데 가장 좋은 구획을 골라 최고급 포도를 생산하라는 것이었다.
보르도를 관통하는 지롱드 강 왼쪽에 자리한 벨그라브, 르 보스크, 라 가르드는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프티 베르도(Petit Verdot)를, 지롱드강 오른쪽에 위치한 그랑 바라이 라마젤 피작은 메를로(Merlot)와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을 생산했다. 그리고 이것들을 블렌드해 만든 특급 와인 에썽스 2000년산이 2002년 첫선을 보였다.
![에썽스 2010년산. 에썽스 2015년산. [사진 제공 · ㈜하이트진로]](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5b/db/db/a6/5bdbdba60670d2738de6.jpg)
에썽스 2010년산. 에썽스 2015년산. [사진 제공 · ㈜하이트진로]
최근 한국을 방문한 파트리크 제스탱과 함께 에썽스 2005, 2008, 2009, 2010, 2015를 시음했다. 해마다 다른 보르도의 자연처럼 빈티지마다 개성이 뚜렷했다. 2005년산은 향미가 깊고 중후하며, 2008년산은 부드러운 질감이 매력적이었다. 2009년산은 햇살을 품은 듯 과일향이 풍부하고 2010년산은 아로마, 산미, 타닌의 밸런스가 잘 잡혀 화사했다. 2015년산은 신선한 과일향과 촘촘한 타닌을 뽐내며 어린 와인의 풋풋함을 한껏 드러냈다.
2005년산이 여전히 젊게 느껴지니 에썽스의 숙성 잠재력은 과연 얼마나 되는 것일까. 최고 중 최고가 보여주는 대단한 저력이다.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2010년산만 재고가 있고, 2015년산은 조만간 시판될 예정이라고 한다. 에썽스는 전국 유명 백화점과 와인숍에서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