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스마트 국방·드론 산업대전 - 글로벌 종합 중공업 기업 현대로템

한국형전차 개발 장인, 미래 무기체계 개발에서도 독보적

  •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입력2018-11-02 15: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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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로템이 제작하고 양산한 SRT 열차. [사진 제공 · 현대로템]

    현대로템이 제작하고 양산한 SRT 열차. [사진 제공 · 현대로템]

    올해 초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을 때 여러 대북 관련 기업이 주목을 받았다. 그 가운데 현대로템에 쏟아진 관심이 상당했다. 한반도 남쪽 끝에서 기차를 타고 북한을 지나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일이 현실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아졌기 때문. 만약 남북을 잇는 철도사업이 시작된다면 분명 철도 차량 생산업체인 현대로템이 굉장한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한때 현대로템의 주가는 가파르게 치솟았다. 

    이는 현대로템이 철도 분야에서 독보적 입지를 지녔기에 비롯된 일이다. 1977년 설립된 현대로템은 2년 뒤부터 국내 최초로 디젤기관차 생산과 납품 플랜트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88년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개발에 성공했고, 1998년에는 KTX 국산화 생산에 착수했다. 2001년 인도 델리 DMRC 전동차 240량 수주를 시작으로 2008년 터키 마르마라이 전동차 440량, 2018년 카자흐스탄 전동차 32량을 수주하는 등 꾸준히 해외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1984년 방위사업 시작, 34년째 전차 개발

    디지털을 기반으로 전투 효율을 극대화한 신개념 전차 K2(왼쪽). 장치 장착으로 다양한 장애물을 제거해 기계화 부대의 기동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장애물개척전차. [사진 제공 · 현대로템]

    디지털을 기반으로 전투 효율을 극대화한 신개념 전차 K2(왼쪽). 장치 장착으로 다양한 장애물을 제거해 기계화 부대의 기동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장애물개척전차. [사진 제공 · 현대로템]

    현대로템은 철도와 전동차 생산 분야에서 독보적 기업이지만, 전차 생산에서도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1984년 한국형 K1 전차 개발에 성공하고 2008년에는 K2 전차를 개발했다. 2014년에는 한국형발사체 추진기관시스템 시험설비를 수주했고, 2016년에는 차륜형 장갑차 초도양산 계약을 체결하는 등 방위산업 분야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현대로템이 처음 선보인 K1 전차는 한국 지형에 맞게 개발된 탱크다. 이후 성능 개량을 실시해 K1E1 전차가 탄생했다. K1E1 전차는 K1 전차에 디지털 전장관리체계, 피아식별장치 및 전후방 감시카메라 기능을 추가했다. 실시간 정보 공유와 전투차량 간 통합 운용, 아군 간 오인 사격 방지 및 조종수에게 편리한 운용체계 도입 등을 통해 21세기 네트워크 환경에 맞도록 전투 능력을 향상했다. 

    K2 전차는 K1 전차 개발 당시 미국 군수산업체 제너럴 다이내믹스의 도움을 받았던 것과 달리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또 디지털을 기반으로 전투효율을 극대화한 신개념 전차이기도 하다. 



    장포신과 신형탄을 적용해 화력을 획기적으로 증대했고, 고출력 소형파워팩과 현수·항법장치로 기동력을 높였으며, 신소재 장갑재와 능동방호시스템 등으로 적의 공격에 대비했다. 차량 전자화(Vetronics)시스템, 전투지휘통제시스템에 의한 3차원 입체 전장 관리 능력과 사격통제장치 및 각종 제어장치의 고도 지능화 등이 눈에 띈다. 

    2012년 개발에 착수한 6×6 차륜형장갑차(K806)와 8×8 차륜형장갑차(K808)도 전력화에 성공했다. K806은 후방지역 작전 간 기동 타격 및 중요 시설을 방호하는 기본형(6×6) 차량으로 현대자동차의 420마력 디젤엔진과 7단 변속기, 2단 부변속기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인체공학적 설계로 승무원의 운용성과 계열 차량 확장성을 고려해 개발됐다. K808은 보병전투형(8×8) 차량으로 K806과 같은 엔진, 변속기를 사용했다. 특히 수상 운행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현대로템은 장애물개척전차 개발에도 성공했다. 장애물개척전차는 K1A1 전차를 기본 차체로 굴삭팔, 지뢰제거쟁기, 통로표식장비, 자기감응 지뢰무능화 장비 등을 장착해 다양한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계화 부대의 기동 능력 향상을 이룰 수 있다. 

    이 밖에도 현대로템은 다양한 미래 무기체계를 개발 중이다. 특히 작전 수행 중 병사의 안전을 위해 원격 또는 자율주행으로 험지나 야지 지형을 극복하는 미래 전투차량을 연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로템은 유·무인 주행제어기술의 연구개발에 힘 쏟고 있다.

    미래형 무기 ‘웨어러블 로봇’ 개발 눈앞

    전차 외에도 현대로템이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야가 있다. 병사의 전투력을 증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이는 신체에 착용해 동작을 의도하는 대로 작동시켜 사람의 근력이나 지구력을 끌어올리는 로봇을 말한다. 예를 들어 병사가 산악 지형이나 험지에서 무거운 군장 또는 화기를 메고 장시간 보행하며 신속히 이동해야 할 때 고출력 구동기와 고반응 제어기술이 결합된 하지근력증강 로봇을 투입해 지원할 수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산업현장에서도 적용 가능하다. 무거운 물체를 들고 이동하는 작업이나 반복적인 동작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작업을 지원함으로써 능률을 높이고 산업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현대로템은 유압이나 전기동력을 이용해 인체와 같이 자연스러운 동작이 가능한 제어기술을 개발 중이다. 

    11월 2~3일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스마트 국방·드론 산업대전’에서 현대로템은 장애물개척전차 모형과 함께 웨어러블 로봇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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