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를 수확하는 김지원 대표. [사진 제공 · 그랑꼬또 와이너리]
그랑꼬또 김지원(53) 대표가 와인과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19년이 됐다. 1999년 안산시가 대부도 특산물인 포도로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고자 그린영농조합을 만들었고, 김 대표가 조합의 사업계획서 작성을 도운 것이 인연이 됐다. 김 대표는 조합원이 아니었지만 사업이 채택되자 모두가 그를 대표로 추대하면서 와인 생산의 길을 걷게 됐다.
“전 세계 유명 와인 생산지는 모두 강이나 바다를 끼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아세요? 강과 바다가 실어 온 미네랄이 토양에 풍부하기 때문이죠. 대부도도 그런 곳입니다. 대부도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천혜의 포도 산지입니다. 같은 품종을 심어도 맛이 달라요.”
화이트 와인 청수. (왼쪽) 로제 와인 M5610. [사진 제공 · 그랑꼬또 와이너리]
화이트 와인 청수는 1993년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백포도 ‘청수’로 만들었다. 청수는 원래 식용 포도였지만 향이 풍부하고 산도가 좋아 양조용으로 더 적합한 것으로 판명됐다. 청수 와인은 레몬, 흰 복숭아, 포도 등 과일향이 상큼하고 향긋한 꽃향이 느껴진다. 경쾌한 신맛과 함께 단맛이 약간 있어 매콤하고 짭짤한 우리 음식과 잘 어울린다. 특히 생선구이나 조림과 잘 맞고 뒷맛을 개운하게 해준다.
로제 와인 M56과 M5610은 모두 캠벨얼리로 만든다. 캠벨얼리는 우리가 가장 많이 먹는 적포도 품종이다. 그래선지 M56과 M5610에서 나는 향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잘 익은 체리와 자두 등 과일향이 달콤하고 장미향도 느껴져 우아하다. 로제 와인이지만 구조감이 탄탄해 고기 요리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M56은 달지 않고 드라이해 갈비찜이나 바비큐에 곁들이기 좋고, 단맛이 있는 M5610은 차게 식혀 양념이 강한 음식이나 달콤한 디저트와 즐기면 풍미가 더욱 살아난다.
그랑꼬또를 찾는 사람이 매해 늘어 이제 한 해 방문자 수가 2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와인 생산량은 아직 6만~7만 병 수준이다. 청수 와인은 와이너리 방문자에 한해 인당 2병 한정 판매하고 있다. 다른 와인은 그랑꼬또 인터넷 사이트와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 가을이 가기 전 대하 소금구이에는 청수를, 양념장을 듬뿍 바른 대하에는 M5610을 곁들일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셀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