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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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가창력과 연기력 겸비한 끼 폭발

제2회 동아뮤지컬콩쿠르 8월 20일 열려 33명 수상…“마음 담은 연기하고파”

  • |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김유미 인턴기자 캐나다 라이어슨대 저널리즘전공 3학년

    입력2018-08-28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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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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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가 폭발했다. 강력한 가창과 공들인 연기로 관객을 매혹했다. 눈물과 웃음이 어우러진 경연과 시상식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8월 20일 오후 2시 서울 동작구 중앙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제2회 동아뮤지컬콩쿠르 본선과 시상식. 중등부 7명, 고등부 13명, 대학·일반부 13명 등 33명의 본선 진출자는 ‘레미제라블’ 같은 해외 뮤지컬부터 ‘영웅’ ‘프랑켄슈타인’ 등 창작뮤지컬까지 다양한 뮤지컬 넘버를 열창하며 한여름의 장내를 더욱 뜨거운 열기로 몰아넣었다.

    개그맨 표인봉 씨 딸, 고등부 금상 수상

    이현지 [동아DB]

    이현지 [동아DB]

    이날 본선 경연에서는 대학·일반부 금상 이현지 씨, 고등부 금상 표바하(서울공연예고 3년) 양, 중등부 금상 최주은(창덕중 1년)·송연우(대방중 3년) 양 등 금상 4명을 포함해 각 부문 금·은·동상과 장려상 등 33명이 상을 받았다. 대학·일반부 금상 수상자인 이현지 씨는 8월 22일 아침 종합편성채널 채널A ‘김현욱의 굿모닝’에 출연해 수상에 이르게 된 과정과 장래 포부 등을 밝혔다. 

    “고등학생 시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옥주현 배우가 부르는 뮤지컬 ‘레베카’를 듣고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그가 본선에서 부른 곡도 처음 뮤지컬배우의 꿈을 꾸게 해준 ‘레베카’였다. 집안의 반대로 영남대 경찰행정학과에 진학했지만 뮤지컬 전문학원에서 강습을 받으며 크고 작은 대회에 도전해왔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대회 입상이 좌절되거나 다른 참가자들과 수준 차이를 확인하는 순간에는 힘들었죠.”
     
    그는 관련 학과에 재진학하는 것이 목표라며 “마음을 담은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꿈을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델의 ‘Rolling In The Deep’을 열창하고 춤 솜씨도 선보이는 등 끼를 맘껏 발산했다. 



    표바하 [동아DB]

    표바하 [동아DB]

    고등부 금상을 수상한 표바하 양도 주목받았다. 표양은 이웃 간 소음 분쟁을 그린 ‘14층 소녀’를 불렀다. 노란색 원피스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모차르트 ‘밤의 여왕 아리아’를 비롯해 초호화 기교가 펼쳐지는 성악곡들을 흔들림 없이 소화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께 감사합니다. 제가 좋은 부모님을 만난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해서 뮤지컬계를 이끄는 좋은 배우가 되겠습니다.” 

    시상식에서 울먹임이 섞인 목소리로 수상소감을 말한 그는 이 콩쿠르에서 낯선 얼굴이 아니었다. 표양은 지난해 고등부 장려상을 수상했고 이번 두 번째 도전에서 금상을 손에 넣었다. 그가 뜨거운 감사를 표했던 아버지는 바로 개그맨 표인봉 씨. 그의 가족은 최근 TV 예능프로그램에서 돈독한 가족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최주은(왼쪽) 송연우 [동아DB]

    최주은(왼쪽) 송연우 [동아DB]

    이 대회 최연소 부문인 중등부에서는 소수점까지 똑같은 점수를 받은 본선 진출자 2명이 금상을 공동수상했다. ‘아이다’ 중 ‘Easy As Life’를 부른 최주은 양과 ‘뉴시즈’ 중 ‘Watch What Happens’를 부른 송연우 양은 나란히 호명되자 깜짝 놀란 듯 눈을 맞추더니 두 손을 맞대고 팔짝팔짝 뛰며 우애와 기쁨을 표시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콩쿠르에서도 한국 뮤지컬계를 이끌고 있는 심사위원들의 면모가 대회의 신뢰감을 높였다는 평가. 본선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 5명은 점수가 집계되는 동안 관객들 앞에서 심사 평가를 진행하며 본선 진출자들을 향한 격려와 당부를 부탁했다. 

    ‘사랑하면 춤을 춰라’ 공연을 제작한 최광일 두비컴뮤니케이션 대표는 “솔로로 노래하다 보니 상대방이 어디 있는지 막연한 시선으로 노래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상대방과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벤허’ ‘프랑켄슈타인’ 등을 연출한 왕용범 왕용범프러덕션 대표는 “자기 기량을 표현하는 것은 잘해도, 인성이 부족해 무대에 오르기 힘들어지는 연기자가 많다. 먼저 화합하고 협력하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며 연기자의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 행사에서 출연자들이 서로 얼마나 돕고 협력했는지 돌아보고 훌륭한 연기자,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가족도 도와줬으면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입상자들 ‘마스터클래스’ 무료 참가 특전

    ‘번지점프를 하다’ ‘닥터지바고’ 등에서 뛰어난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은 배우 강필석은 “어려운 노래들을 잘 표현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 뮤지컬계의 앞날이 밝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모차르트!’ 등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이성준 단국대 교수는 “기성 프로 연기자를 모방하기보다 자기만의 해석을 더 많이 넣은 무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한국 뮤지컬계의 밝은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영웅’ ‘파리넬리’ 등에서 보컬코치로 활동한 김민정 경복대 교수는 “현장 배우들이 긴장해야겠다. 본선 진출자들의 가창 능력이 뛰어나다. 모두 무대에 오른 모습을 보며 팬으로 응원하고 싶은 정도”라고 말했다. 올해 동아뮤지컬콩쿠르 입상자들은 김 교수가 진행하는 마스터클래스에 무료로 참가하는 혜택을 받는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지난해 제1회 대회에서 대학·일반부 금상을 수상한 임효원 씨가 당시 수상곡이던 ‘서편제’ 중 ‘원망’을 열창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제3회 동아뮤지컬콩쿠르는 내년 8월 서울 동작구 중앙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다. 참가신청은 한 달 전부터 받는다. 

    문의 www.donga.com/concours/musical 02-361-1414

    수상자 명단

    대학·일반부
    금상 이현지(경북여고 졸업) 은상 양정현(명지대 3년) 공동 동상 함윤형(명지전문대 1년) 공동 동상 신혁수(서울예대 3년) 장려상 장윤석(안양대 1년), 권서현(단국대 4년), 박영주(중앙대 3년), 최성아(서울예대 3년), 채다영(단국대 2년), 박직찬(한세대 1년), 이미령(전주예고 졸업), 송창근(성결대 3년), 김소리(서울예대 3년)

    고등부
    금상 표바하(서울공연예고 3년) 은상 황지현(안양예고 3년) 동상 최지우(내서여고 3년) 장려상 이준형(계원예고 3년), 정재백(국립전통예고 2년), 황성재(한림연예예고 3년), 이찬진(안양예고 3년), 김미주(국립전통예고 2년), 류다휘(서울공연예고 3년), 허재원(휘경여고 2년), 박효은(국립전통예고 2년), 손병효(국립전통예고 2년), 장현(국립전통예고 2년)

    중등부
    공동 금상 최주은(창덕중 1년) 공동 금상 송연우(대방중 3년) 동상 이소희(금정중 3년) 장려상 윤소민(연희중 1년), 송준하(어진중 2년), 김예빈(익산부천중 2년), 박다혜(상계제일중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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