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작 리스트 또한 어느 때보다 다양하다. 아프가니스탄 영화 ‘천상의 소녀’, 벨기에 영화 ‘더 차일드’, 선댄스 화제작 ‘미앤유앤 에브리원’ 등이 있는데, 멀티플렉스에서 이런 영화를 접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연휴에 더 외로움을 타는 사람은 서울 시네코아와 대구 동성아트홀에서 상영되는 ‘브로큰 플라워’를 놓치지 마시길. 빌 머레이의 쓸쓸한 얼굴만 봐도 큰 위로를 받을 테니까.

무극 1월26일 개봉 예정/ 장동건, 장백지, 사나다 히로유키/ 한국·중국·미국의 자본과 한국·중국·일본의 톱스타, 그리고 세계적 감독 첸 카이거(‘패왕별희’)가 참여한 다국적 팬터지 대작.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초인적 능력을 얻은 노예 쿤룬과 사랑 대신 절대적 아름다움을 얻은 왕의 여자, 패배를 모르는 장군 쿠앙민 사이의 사랑과 운명을 그린다. ‘무극’은 운명의 지도를 의미한다. 지난해 12월15일 중국에서 개봉돼 ‘타이타닉’이 세운 개봉 첫날 기록을 깨는 등 중국 영화 흥행사를 다시 쓰고 있는 중.
치킨 리틀 1월26일 개봉 예정/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등 픽사 스튜디오가 만든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배급해 전 세계에서 3조원 넘는 돈을 벌어들인 디즈니사가 자체 기술로 처음 만든 100%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 머리 위로 떨어진 도토리가 하늘 조각인 줄 알고 소동을 일으킨 병아리가 세상을 구하게 된다는 줄거리. 미국 개봉 시 평은 좋지 않았지만 흥행에선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더 차일드 1월27일 개봉 예정/ 장 피에르 다르덴, 뤼크 다르덴/ 전망도, 꿈도 없는 답답한 청춘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 도둑질과 연금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던 브뤼노와 소냐는 어느 날 자신들의 아이를 팔아버린다. 뒤늦게 후회하지만, 아이를 되찾고 하층민의 삶에서 탈출하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벨기에의 젊은 스타일리스트 다르덴 형제 감독의 작품으로 냉정하면서도 유럽 영화 특유의 철학적 깊이를 담고 있다.


내니 맥피 2월3일 개봉 예정/ 엠마 톰슨/ 버릇없는 아이들을 길들이는 유모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일곱 아이를 키우는 가난한 홀아비 세드릭은 부자 친척의 돈을 받기 위해 재혼을 서두르지만, 이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새로 고용되는 보모마다 괴롭혀 내쫓는다. 그러던 중 정부기관원을 자처하는 맥피라는 유모가 나타나 신비한 힘을 발휘한다. ‘러브 액추얼리’ 등 로맨틱 영화의 명가로 꼽히는 ‘워킹 타이틀’사가 제작하고, ‘웨이킹 네드’의 커크 존스가 연출한 따뜻한 영화.
주간동아 521호 (p10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