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어 스타인(왼쪽)과 스티븐 릴리화이트
올해 2회째를 맞는 뮤콘은 지난해에 비해 한결 발전된 모습을 보일 듯하다. 과거에는 행사장소가 서울 상암동과 홍대 앞이었지만 올해는 홍대 앞과 강남으로 옮겨진다. 밴드, 싱어송라이터 등 음악에 역점을 두는 뮤지션의 쇼케이스가 홍대 앞에서 열리고 케이팝으로 통칭되는 아이돌그룹의 쇼케이스는 강남에서 개최된다. 쇼케이스의 목적은 당연하게도 해외 진출이다. 구매자가 있어야 판매자도 있는 법. 뮤콘에 초대되는 해외 게스트가 ‘바이어’ 구실을 맡는다. 지난해에는 페스티벌과 마켓 관계자가 초대됐지만 올해는 더 많은 이가 온다.
눈에 띄는 건 헤드라이너급 인사 2명이 기조연설을 맡는다는 점이다. 먼저 시모어 스타인. ‘어디에서 만들든 상관없이 위대한 음악은 성공한다’는 주제로 연설하게 될 그의 이력은 팝 역사와 다름 아니다. 빌보드 직원으로 일하다 1970년대 사이어 레코드를 설립한 뒤 그가 발굴한 대표적인 뮤지션이 바로 마돈나다.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 뉴욕 스트립 클럽에서 일하며 가수를 꿈꾸던 마돈나의 데뷔가 바로 사이어 레코드에서 이뤄진 것이다. 마돈나는 오랫동안 사이어 레코드를 떠나지 않고 스타인과 교분을 쌓았다.
뮤콘 포스터
또 한 명의 거물은 브라이언 이노와 함께 U2의 명작을 프로듀싱해온 스티븐 릴리화이트다. 그가 프로듀싱한 U2, 롤링스톤스, 스미스, 토킹 헤즈 같은 뮤지션은 영미권 록의 전형을 세웠다. 그가 방한을 계기로 한국 뮤지션과의 작업을 선보인다니, 이 또한 기대된다. 그의 작업은 아직 프로듀서 개념이 미흡한 한국 음악계에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한국 대중음악은 격변기에 있다. 새로운 질서와 패러다임이 몰아치고 있다. 올해 뮤콘이 단순히 ‘영접의 시간’이 아닌, 주고받을 것이 명확한 ‘교역의 장’이 될 수 있을까.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이 지난 후 이 질문의 답을 조심스레 구할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