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300년경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비옥한 영토인 카르타고와 에스파냐, 그리고 바다 건너 코르시카, 사르데냐, 시실리까지 차지했던 페니키아인은 당시 북부 이탈리아를 석권하고 남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려는 신흥 로마제국과 충돌했다. 페니키아와 로마는 120년 동안 세 차례 전쟁을 치르는데, 결국 로마는 바다 건너 아프리카 대륙의 카르타고와 에스파냐를 굴복시키고 식민지를 건설해 엄청난 수의 노예를 항구적으로 공급받게 된다. 로마는 이 전쟁의 승리자인 집정관 스키피오의 이름에 아프리카누스(Africanus Major)라는 별칭을 부여함으로써 그를 치하했다.
이 세 차례 전쟁이 바로 그 유명한 포에니전쟁이다. 한니발의 아버지 하밀카르가 마지막까지 싸웠던 전쟁이 1차, 그가 죽은 후 카르타고의 실질적 총사령관이 된 명장 한니발이 이끈 전쟁이 2차, 그리고 한니발 사후에 벌어진 전쟁이 3차다. 이 전쟁의 패배로 페니키아인은 아프리카 북부, 이탈리아 남부를 지배하던 강력한 해상국가의 자리를 로마에게 내주고 소멸해갔다.
이 책 ‘카르타고 3부작’(세종서적 펴냄)은 이때의 역사를 중심으로 한니발과 스키피오를 각각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연작 대하소설이다. 주인공 한니발은 조국을 위협하는 로마에 대항하고 아버지 하밀카르의 원수를 갚기 위해 평생 절치부심한다. 한니발은 절대병력에서 열세인 자신의 군대가 바다 건너 로마와 겨루는 것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로마 군단이 남하해 시실리 일대에 포진한 동안, 피레네 산맥을 지나 한겨울의 알프스를 넘어간다. 그것도 임신 중인 아내 시밀케, 37마리의 코끼리, 6만 명의 군사와 그들이 먹고 자고 싸울 병참물자를 이고 진 상태로. 현대의 첨단 등산장비를 갖춘 전문 산악인조차 넘어가기 힘든 한겨울의 알프스를 보병과 기병, 그리고 코끼리 부대까지 데리고 넘어간 것이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을 그는 현실화했다.
그 다음은 말할 것도 없다. 한니발 군대는 연전연승하며 북부 이탈리아를 파죽지세로 유린하고, 로마의 턱밑까지 진격한다. 하지만 한니발은 로마를 바로 공격하는 대신, 로마를 비켜 남하하면서 이탈리아 전체를 유린한다.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진 로마는 남부 주둔군에게 바다 건너 카르타고 본토를 공격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로마군에 공격당한 카르타고는 한니발에게 다시 본토를 구하라는 급보를 날린다.
이때 바다를 건너 카르타고를 공격한 장수가 바로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다. 스키피오와 한니발은 이탈리아에서 아프리카로 전장을 옮겨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이는 역사의 주도권을 쥐고 벌인 로마와 카르타고의 절체절명의 싸움이기도 했지만, 서로 조상과 아버지를 죽인 집안 간의 복수전쟁이기도 했다. 마침내 역사는 스키피오, 아니 로마의 손을 들어줬다. 전쟁에서 패한 한니발은 긴 도피생활 끝에 자살하고, 카르타고는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이기지 못해 마지막으로 로마에 대항하지만 이미 해는 서쪽으로 기운 상태였다.
‘카르타고 3부작’은 카르타고를 중심으로 포에니전쟁을 다룬 대하소설이다. 저자는 치밀한 고증을 거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소설적 구성과 약간의 각색을 가미해 역사소설을 완성했다. 그러나 한니발에 대한 가벼운 읽을거리조차 찾아볼 수 없는 현실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소리 소문 없이 출간돼 서점에 자리 잡았지만, 독자들은 대부분 그 사실조차 몰랐다. 스펙터클한 전투 장면, 전장의 심리묘사, 제갈량을 떠올리게 하는 전략가들의 두뇌싸움, 그리고 당시 신흥 로마제국의 성립 과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원문이 그런지, 번역과정에서 그렇게 됐는지 몰라도 문장이 지나치게 거칠다는 점은 아쉽다.
이 책의 확실한 장점은 한 번 읽고 나면 장군 한니발과 카르타고, 초기 로마의 성립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자녀와 돌려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물론 역사나 전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 세 차례 전쟁이 바로 그 유명한 포에니전쟁이다. 한니발의 아버지 하밀카르가 마지막까지 싸웠던 전쟁이 1차, 그가 죽은 후 카르타고의 실질적 총사령관이 된 명장 한니발이 이끈 전쟁이 2차, 그리고 한니발 사후에 벌어진 전쟁이 3차다. 이 전쟁의 패배로 페니키아인은 아프리카 북부, 이탈리아 남부를 지배하던 강력한 해상국가의 자리를 로마에게 내주고 소멸해갔다.
이 책 ‘카르타고 3부작’(세종서적 펴냄)은 이때의 역사를 중심으로 한니발과 스키피오를 각각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연작 대하소설이다. 주인공 한니발은 조국을 위협하는 로마에 대항하고 아버지 하밀카르의 원수를 갚기 위해 평생 절치부심한다. 한니발은 절대병력에서 열세인 자신의 군대가 바다 건너 로마와 겨루는 것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로마 군단이 남하해 시실리 일대에 포진한 동안, 피레네 산맥을 지나 한겨울의 알프스를 넘어간다. 그것도 임신 중인 아내 시밀케, 37마리의 코끼리, 6만 명의 군사와 그들이 먹고 자고 싸울 병참물자를 이고 진 상태로. 현대의 첨단 등산장비를 갖춘 전문 산악인조차 넘어가기 힘든 한겨울의 알프스를 보병과 기병, 그리고 코끼리 부대까지 데리고 넘어간 것이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을 그는 현실화했다.
그 다음은 말할 것도 없다. 한니발 군대는 연전연승하며 북부 이탈리아를 파죽지세로 유린하고, 로마의 턱밑까지 진격한다. 하지만 한니발은 로마를 바로 공격하는 대신, 로마를 비켜 남하하면서 이탈리아 전체를 유린한다.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진 로마는 남부 주둔군에게 바다 건너 카르타고 본토를 공격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로마군에 공격당한 카르타고는 한니발에게 다시 본토를 구하라는 급보를 날린다.
이때 바다를 건너 카르타고를 공격한 장수가 바로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다. 스키피오와 한니발은 이탈리아에서 아프리카로 전장을 옮겨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이는 역사의 주도권을 쥐고 벌인 로마와 카르타고의 절체절명의 싸움이기도 했지만, 서로 조상과 아버지를 죽인 집안 간의 복수전쟁이기도 했다. 마침내 역사는 스키피오, 아니 로마의 손을 들어줬다. 전쟁에서 패한 한니발은 긴 도피생활 끝에 자살하고, 카르타고는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이기지 못해 마지막으로 로마에 대항하지만 이미 해는 서쪽으로 기운 상태였다.
‘카르타고 3부작’은 카르타고를 중심으로 포에니전쟁을 다룬 대하소설이다. 저자는 치밀한 고증을 거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소설적 구성과 약간의 각색을 가미해 역사소설을 완성했다. 그러나 한니발에 대한 가벼운 읽을거리조차 찾아볼 수 없는 현실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소리 소문 없이 출간돼 서점에 자리 잡았지만, 독자들은 대부분 그 사실조차 몰랐다. 스펙터클한 전투 장면, 전장의 심리묘사, 제갈량을 떠올리게 하는 전략가들의 두뇌싸움, 그리고 당시 신흥 로마제국의 성립 과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원문이 그런지, 번역과정에서 그렇게 됐는지 몰라도 문장이 지나치게 거칠다는 점은 아쉽다.
이 책의 확실한 장점은 한 번 읽고 나면 장군 한니발과 카르타고, 초기 로마의 성립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자녀와 돌려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물론 역사나 전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