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한 월간지 편집장 일을 할 때 ‘빙점(氷點)’으로 유명한 일본의 여류 소설가 미우라 아야코 여사를 만났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미우라 여사가 직장암 수술을 받고 파킨슨병과 싸우면서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던 1982년, 나는 어렵사리 홋카이도까지 찾아가 그녀를 만났다.
그때도 일본은 교과서 왜곡 사태로 한-일 간 갈등이 고조될 때여서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나는 과거 일본인들의 만행에 대한 생각을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갑자기 “한국인들에게 사죄를 드린다”며 나에게 무릎을 꿇었다. 순간적으로 얼마나 당황했던지…. 그러나 나는 한 양심적인 일본인의 진솔한 모습을 읽을 수 있어서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다.
보기 드문 일본의 선한 양심을 지닌 미우라 여사이기에 99년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그녀의 소설들은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사진 속의 병색이 완연한 미우라 여사와 그녀의 남편인 미우라 미쓰요(三浦光世) 씨의 선한 눈빛이 그립기만 하다. 사진 가운데가 미우라 부부, 맨 오른쪽이 필자, 그리고 통역을 위해 동행한 박경화 목사 부부다.
최수경/ 부산시 부산진구 범천4동
그때도 일본은 교과서 왜곡 사태로 한-일 간 갈등이 고조될 때여서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나는 과거 일본인들의 만행에 대한 생각을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갑자기 “한국인들에게 사죄를 드린다”며 나에게 무릎을 꿇었다. 순간적으로 얼마나 당황했던지…. 그러나 나는 한 양심적인 일본인의 진솔한 모습을 읽을 수 있어서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다.
보기 드문 일본의 선한 양심을 지닌 미우라 여사이기에 99년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그녀의 소설들은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사진 속의 병색이 완연한 미우라 여사와 그녀의 남편인 미우라 미쓰요(三浦光世) 씨의 선한 눈빛이 그립기만 하다. 사진 가운데가 미우라 부부, 맨 오른쪽이 필자, 그리고 통역을 위해 동행한 박경화 목사 부부다.
최수경/ 부산시 부산진구 범천4동